- 대한지적공사 4년전 이름바꿔
- 과거 땅 중심 측량사업서 탈피
- 실생활 관련 모든 분야로 확대
- 드론 날려 재선충 피해도 조사
- 지적제도 시스템 해외 수출도
사람에게 호적(戶籍)이 있듯이 땅에는 지적(地籍)이 있다. 땅의 위치 외에도 형태 경계 면적 지목 지번이 지적에 들어가는 정보다. 이런 지적을 정확히 측량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 대한지적공사다. 1977년 공사를 설립한 후 지적 측량 업무를 주로 해왔지만 최근 들어서 토지 개발 사업이 대부분 마무리됐고 측량 업무에 더해 땅이 아닌 ‘공간’을 측량하는 업무로 분야가 확대됐다. 대한지적공사는 2015년 회사 이름을 한국국토정보공사(LX)로 바꾸고 그 업무를 더욱 세분화했다. 개인의 가장 큰 재산 중 하나인 땅을 다루는 만큼 LX의 직원은 대부분 측량 자격증이 있는 전문가다. 기술직과 행정직 비율은 9 대 1로 기술직이 압도적으로 많다.
 |
| 한국국토정보공사 여원찬 부산울산본부장이 지적측량 사업 등 공사의 주요 업무를 설명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지난해 부산울산본부장으로 취임해 임기의 절반을 채운 여원찬(58) 본부장은 LX를 “한 마디로 국토의 종합적인 정보를 조사하고 관리하는 공공기관”이라고 설명했다.
LX의 주요 업무는 과거 주로 하던 지적 측량 사업에 더해 공간 정보, 지적 재조사, 해외 사업으로 다양하게 확대됐다. 지적 측량 사업은 토지를 매매하는 상황 등에 땅의 경계를 정확히 나누거나 필요에 따라 토지를 세분화해 또 다른 지번을 만들기 위해 하는 작업이다. 토지 위에 있는 건물이나 기타 조형물을 도면에 표시하고 간척지 사업 등으로 새롭게 생긴 땅을 도면에 그려 넣는 작업도 LX의 지적 측량 사업에 포함된다.
현장과 일치하지 않는 지적 공부를 바로잡고 종이로만 기록돼 있는 지적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작업도 한다. LX는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국토정보 전문 교육기관인 국토정보교육원과 공간 연구기관인 정보를 연구·개발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수행하는 공간정보연구원을 산하에 두고 있다.
LX가 최근 집중하는 분야는 ‘공간 정보 사업’이다. 공간 정보는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디지털화한 것을 말한다. 이를 활용한 서비스 사업을 공간 정보 사업이라고 한다. 여 본부장은 “공사가 축적해 간직한 토지 정보에 더해 각종 행정 기관이 가진 공간 정보를 합쳐 이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LX에서 모은 자료를 활용한 스마트폰 앱도 만들었다. LX가 만든 앱 ‘랜디랑’에는 안전시설 조회, 맛집 검색, 국토정보 조회 서비스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드론을 이용해 측정하는 방법도 활용한다. 산 위에 드론을 날려 재선충이 어느 정도까지 퍼져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드론으로 촬영한 교통 상황 영상도 지역 교통방송에 제공해 출퇴근 시간대 원활한 차량 이동을 돕는다. 바닷물 높이를 측정해서 어느 규모의 배가 들어올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측량한다.
토지의 정확한 정보를 기록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 자료가 공시지가 등을 책정하는 데 활용되지는 않는다. 여 본부장은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등 행정의 과학화가 필요하다. 지가 조사에 LX의 측량 정보가 활용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LX는 우리나라의 지적 제도 시스템을 세계 30여 개 개발도상국에 전파하는 ‘토지 한류 사업’도 벌인다. 여 본부장은 “자신이 사용하던 땅이 지적도면에 기록된 것보다 넓은데 측량을 통해 토지를 정확하게 분할해야 할 때 항의가 들어온다. 99% 이상이 당사자가 잘못 알고 있던 상황이고 측량 오류는 1%도 안 된다”고 말했다.
경남 합천에서 태어난 여 본부장은 1981년 LX에 입사했고 부산울산지역본부 중부지사장과 본사 고객지원처장 등을 역임했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