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50~69세가 30% 이상
- 특별·광역시 중 비율 최고
- 퇴직 후 생계수단 불투명
- 서울시 사회 참여 활동 지원
- ‘50플러스 재단’ 참고할 만
“부산에는 신중년을 위한 공간조차 없는데, 이들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부산복지개발원 이재정(47) 고령사회연구부장은 ‘신중년(50~69세)의 플랫폼’을 강조했다. 그가 말한 플랫폼은 5060세대가 자유롭게 오가며 재취업·창업 정보 공유, 재교육, 취미 활동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부산에는 청년두드림센터 등 청년을 위한 공간은 넘쳐난다. 노인도 기존 경로당, 복지관 등 갈 곳이 있다. 애매한 신중년만 갈 곳이 마땅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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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복지개발원 이재정 고령사회연구부장은 “5060세대가 재취업·창업 정보 공유, 재교육, 취미 활동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정빈 기자 |
그는 “일찍 명퇴한 신중년이 얼마나 갈 곳이 없으면 양복 차림으로 금정산을 오르겠느냐”면서 “신중년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중년은 청년인 자식을 뒷바라지해야 하며 나이 든 부모를 봉양해야 하는 그야말로‘낀 세대’”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우리 사회에서 아직 신중년은 낯설고 애매한 존재다. 그가 세미나 등에서 신중년에 대해 발표하면 다른 교수들의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우선 신중년이란 용어 자체가 학술적으로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세대는 새로운 세대를 뜻하며 흔히 20대를 말한다. 신노년은 기존 노인과 달리 활기차고 왕성한 활동을 하는 노인을 일컫는다. 신중년은 끼지 못한다.
그런데 신중년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사오정’ ‘오륙도’라는 말도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사오정은 ‘45세가 정년’을 이른다. 오륙도는 ‘56세까지 일하면 도둑’이란 뜻이다. 대부분의 40대가 사오정이 되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50대가 되면 오륙도 취급을 받으며 일터에서 내몰리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국민연금 등을 받을 때까지 길게는 10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이다. 이 시기를 잘 버티지 못하면 노년도 불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 부장은 “청년, 노인의 문제와 신중년의 문제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특히 정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퇴직하는 신중년이 문제”라며 “기업이 정년만 좀 지켜주면 되는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퇴직해서 치킨집 등 프랜차이즈 업체를 차렸다가 실패하는 신중년이 많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우리 사회에서 신중년의 남는 노동력을 다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 등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가 중심이 돼 신중년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한시적인 경우가 많다. 또 지역마다 신중년 비율이 달라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부산의 경우 신중년 비율이 30% 이상으로 전국 특별·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다.
그는 “부산시 내 부서도 장년과 노년을 함께 묶어 정책을 짜고 집행한다. 중년과 노년을 따로 보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신중년 내에서도 50대와 60대가 다른데, 광범위한 세대라 뭔가 하나의 대책을 세우기는 힘들지라도 이들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세분화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서울시의 ‘50플러스 재단’에 대해 주목했다. 이는 고령사회를 맞아 서울시 장년층의 은퇴 전후의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고 성공적인 노후 생활을 위한 사회 참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 설립된 기관이다. 그가 이야기한 일종의 신중년 플랫폼인 셈이다. 이 부장은 “이곳에서는 인생에서 전반기를 끝내고 후반기로 접어들 때 어떻게 인생을 설계할지 고민해볼 수 있다. 어떤 형태가 되든 부산에서도 이런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