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생물R&D 자체가 산업
- 선진국도 독자적 시장 없어
- 원천기술 개발여지 많아
- 후발주자도 선점기회 충분
해양바이오 산업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포럼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지난달 29일 충남 서천의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열렸다. 선진국에 비해 늦은 출발이지만, 미래산업의 총아로 떠오른 해양바이오 산업의 육성을 위해 정부와 학계, 기업이 처음으로 머리를 맞댄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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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해양바이오연구본부 안혜숙 본부장이 국내 해양바이오 산업의 현황과 발전을 위한 지향점을 설명하고 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공 |
포럼 주관과 함께 국내 해양바이오 연구와 기술개발을 관장하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안혜숙(55) 해양바이오연구본부장을 만나 국내 해양바이오 산업의 현주소와 발전 방안을 들어봤다.
“바다에는 지구 생물종의 80%가 서식하고 있지만 활용 비율은 1% 미만”이라는 그는 “해양생명공학기술은 연구개발(R&D) 자체가 산업이다. 가치사슬의 최종 단계인 제품의 판매뿐 아니라 기술창업, 기술이전, 연구개발 대행서비스 등 부가가치 창출이 무궁무진한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해양바이오 산업은 1967년 미국에서 산업관점의 연구개발 활동을 시작으로, 1980년대 들어서 본격화 된 신산업군이다. 전 세계 해양바이오 산업은 현재 약 5조 원 규모로, 2022년 6조8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는 “해양바이오 산업은 후발주자일지라도 노력과 투자 여하에 따라서 얼마든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유일하게 열려있는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선진국도 아직까지 독자적인 시장 창출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해양바이오와 관련된 원천기술 개발 여지가 많아 후발주자에게도 유리한 ‘기회의 산업’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해양 바이오 산업의 미래는 밝은 편이다. 뒤늦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민관학 공동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낙지 유전체 해독에 성공하고 뇌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해외특허를 출원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연구개발 성과를 올려도 사업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는 “연구개발 성과가 사업화에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공공주도 공급자중심 연구개발 사업 수행으로 민간의 연구개발 참여 미흡, 연구개발 전문인력 및 마케팅 정보와 인력 부족, 기술 인증 관련 규제에 대응할 만한 해양바이오분야 지원체계 미비 와 연구개발 목적에 맞는 효율적인 연구개발 운영 체계 부재 등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바이오산업 시장 선점을 위한 세계 각국의 움직임은 활발하다. 미국은 해양대기관리청(NOAA)와 국가과학재단(NSF) 중심으로 해양생명공학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EU는 지속가능한 바이오경제(2012) 혁신전략과 EU Horizon 2020 수립 등 대형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일본은 제2차 해양기본계획(2013년)을 수립해 해양바이오 신산업 창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중국은 ‘해양과학기술 2050 로드맵’을 수립, 해양생명자원과 해양생명공학을 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해양바이오산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분야인 만큼 당장의 가시적인 성장보다는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육성해나가는 산업”이라고 강조한 그는 “막대한 연구기간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금지원 등이 필요한 만큼 정부차원의 집중투자와 사업화 관련 지원체계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생물교육학을 전공한 안 본부장은 1992년 일본동경대학교에서 분자유전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 한국과학재단 연구원을 거쳐 1997년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원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2015년 국립해양생물자원관으로 자리를 옮겨 유전자원연구실장 등을 역임했다. 2006년 세계 3대 인명사전에 우수과학자로 등재, 2014년과 2015년 최고과학자 100인에 선정됐으며, 지난해 낙지 유전체 해독으로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선정됐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