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60% 이상 경찰대출신
- 조직내 위화감 조성 우려 커
- 10년간 경찰 2만 명 증원해도
- 치안 현장에선 경찰관 모자라
“경찰은 국민에게 무한봉사를 하는 직업이지만 직장 내에서의 근무환경은 개선되고 복지가 보장돼야 하며 승진이나 전보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아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경찰관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런 부조리와 불합리를 감내하며 근무했지만, 이제는 조금씩 고치고 보완해서 제대로 된 직장문화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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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만난 강대일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준비위원장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지난해 12월 13일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전국경찰관서현장활력회의 대표자 워크숍에서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준비위원장으로 당선된 경남 사천경찰서 강대일(59·삼천포지구대 팀장) 경위를 9일 만났다.
그는 이날 전국 252개 경찰서에서 온 대표자의 직접 투표로 준비위원장에 선출돼 오는 6월 출범하는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설립될 때까지 임무를 맡는다. 경찰관서현장활력회의는 경찰청이 경감 이하의 일선 경찰관과 대화를 통해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고충을 처리하기 위해 만든 기구로 일종의 노사협의체 성격이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지난해 말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해 정부가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공포하면 6월 중순께 출범할 예정이다.
강 경위는 “경찰은 군인처럼 제복을 입는 조직문화의 특성상 상명하복이 관행화되면서 상관의 부당한 지시에 대응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경찰관으로서의 업무에는 최선을 다하지만, 조직 내의 불편·부당한 근무환경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는 풍토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서 직장협의회가 가장 필요한 이유는 ‘불합리한 경찰력 편성’과 ‘직원 승진제도 개선’에 있다고 강조한다. 경찰은 방범과 수사가 가장 중요한 임무라는 생각을 하는 그는 “농어촌 지역의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예방 순찰이 가장 중요하지만, 일부 2급지나 3급지 경찰서의 파출소와 지구대는 휴가도 마음 놓고 가지 못할 정도로 인원이 부족하다”며 “그런데도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는 기동대를 만들거나 경찰서를 신설하면서 시골의 지구대 인원까지 차출하는 실정이다”고 했다. “하나뿐인 세종경찰서를 관장하기 위해 세종지방경찰청을 설립하고 100여 명을 배치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며 “지난 10여 년간 2만여 명을 늘렸다고 하지만 정작 치안 현장에는 경찰관이 모자라는 기현상이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경찰대학 설립이 경찰조직의 고급화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총경급 이상 우리나라 경찰조직 관리자의 60%가 경찰대 졸업생이어서 오히려 조직 내 위화감이 조성되고 사조직화가 우려된다”며 “옛날에는 경찰관의 학력이 낮은 편이었지만 이제는 순경도 거의 학부 졸업생이다. 경찰대학은 없어져도 괜찮다”고 했다.
“중앙에서 모범경찰관 표창장을 올리라는 지시가 내려오면 하위직 경찰관은 말도 못 붙인다. 대통령상, 장관상 등 큰 상은 승진에 눈먼 간부들이 슬그머니 가로채기 때문”이라며 “직장협의회가 생기면 간부가 큰 상을 싹쓸이하는 부조리도 고치겠다”고 말했다.
“승진제도 관서장의 입김에 연공 서열이 무시되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박봉과 형편없는 수당은 국민 세금이니 이해한다고 여기지만 승진에서 누락되면 비참해지기 때문에 객관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경 수사권 독립이 이뤄지면 경찰에게 권한이 주어지지만 반대로 책임도 커진다는 그는 “현장 경찰의 대처가 존중되고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아야 한다”며 “현장에 있는 일선 경찰관이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 직원도 직무에 충실하고 국가도 경찰관이 노력한 만큼 대우를 해 주는 제도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일선 경찰관이 선의의 피해를 보는 제도가 만들어지지 않도록 챙기겠다”고 말했다.
강 경위는 “연말에 퇴직을 하기 때문에 승진이나 전보 등에 초연할 수 있어 중요한 자리를 맡았다”며 “고생만 하고 제대로된 대우는 받지 못하는 후배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완용 기자 w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