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의족 차고 태권도 7단…일반 겨루기도 거뜬

의족 태권고수 김형배 씨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20-03-11 19:54:43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군에서 지뢰사고로 왼발 잃어
- 나이 들어 다시 태권도 시작
- 국내외 유단자 중 상위 0.1%
- 장애인 세계 기록 도전할 것

“의족 때문에 생긴 상처가 제일 힘들었다. 작은 물집이라도 잡히면 움직이기조차 어려웠다”

의족 장애인 김형배 씨가 지난 4일 부산 사하구 한 체육관에서 왼쪽 발에 의족을 차고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지난 4일 부산 사하구 한 태권도 체육관에서 만난 김형배(61) 씨가 왼발에 찬 의족을 보여주며 고생했던 지난 세월을 이야기했다. 김 씨는 지난해 6월 왼발에 의족을 착용하고 국기원이 주관하는 태권도 7단 승단 심사를 통과했다. 의족을 찬 장애인으로 최초다. 그는 의족을 착용한 채 기본 동작, 품새, 겨루기, 격파 심사 등을 무사히 통과했다. 특히 비장애인 7단 응시자와 대등한 겨루기 실력을 보였고 송판 3장도 완파했다. 국기원에 따르면 국내외 507만 명의 유단자 가운데 7단 유단자는 0.1%에 불과하다. 비장애인도 해내기 힘든 일을 의족을 차고 해냈다. 그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계속해서 이어나갈 생각”이라고 짧게 소감을 전했다.

건강했던 그가 갑자기 왼쪽 종아리 아랫부분을 잃은 것은 군시절 지뢰 사고 때문이다. 그는 1982년 강원도 한 군부대 수색소대에서 최전방 근무를 맡았다. 당시 그는 비무장지대에 함정 등을 만들라는 상부의 지시를 받고 작전 수행 중이었다. 그는 부대원들과 지뢰가 제거된 통로로 다니며 임무를 수행했지만 어디서 떠내려온 지 모르는 지뢰를 밟았다. 순간 ‘펑’하는 소리와 함께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서 있던 그는 너덜너덜해진 왼쪽 발을 보고서야 사태를 파악했다. 그는 “당시 북한군과 교전이 벌어진 줄 알았는데 발 쪽을 보니 지뢰를 밟은 것이었다. 아픈 것은 전혀 몰랐다”면서도 “짧은 순간 수만 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고 회상했다. 병원으로 후송된 그는 치료 보름 만에 결국 왼쪽 종아리 아래를 절단했다. 발이 썩어들어가자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었다.

그래도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군 제대 후 대학에 입학해 부산교통공사의 역무원으로 입사했다. 불혹이 된 그는 어린 시절 배웠던 태권도에 다시 도전했다. 역무원으로 근무하다가 잡상인 단속 중 벌어진 실랑이에서 자신의 한계를 느꼈다. 그는 “어릴 적 태권도를 해 체력만큼은 자신 있었지만, 실제 부딪쳐본 세상은 그렇지 않았다. 나를 강하게 단련하기 위해 다시 태권도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도전은 쉽지 않았다. 태권도 특성상 다리를 많이 써야 했지만 우선 의족을 찬 채 중심을 잡을 수가 없었다. 의족을 찬 왼발 종아리 부위에 상처도 계속 생겼다. 물집이 잡히고 피가 났다. 그는 “조그마한 물집만 잡혀도 의족을 찰 수 없어 한동안 운동을 쉬어야 했다. 운동보다는 그냥 꾸준히 태권도장을 다녀보기로 마음먹었다”면서 “세월이 흐르니까 조금씩 실력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의 태권도 실력은 비장애인과 비교해도 손색없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등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전국대회에서 발 격파 부문 3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도전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최근 한국기록원에 ‘의족 장애인 최초 태권도 7단 승단’ 분야로 공식 기록 인증을 위한 심의를 요청했다. 한국기록원은 국내 우수한 기록을 인증하고 세계기록위원회 등 해외 기록 인증 전문기관에 도전자를 대신해 인증 심의를 요청하는 기록 인증 전문 기관이다. 한국기록원은 이번 인증을 위해 김 씨가 제출한 태권도 단증, 장애인진단 결과 및 장애등록심사 결과 서류, 도전 모습이 담기 사진과 영상 등을 검토해 의족 장애인 최초 태권도 7단 승단 분야의 새로운 타이틀 생성을 검토한다.

그는 “갑자기 닥친 신체장애로 좌절의 순간도 있었지만, 태권도로 장애를 극복하고 건강을 회복했다. 이번 기록이 인정되면 태권도의 매력을 전 세계로 알리기 위해 세계기록위원회 등 세계 기록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고]권영적(향년 90세) 부산시의회 (전)의장 별세
  2. 2[속보] 다시만난 부캉이,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부근 항만서 유영 확인
  3. 3[속보] 추미애, ‘예산 전액 삭감’ 경기도 순직 소방관 추모행사 참석
  4. 4[속보] 김정은, 중대장대회 지도.. "군사 혁명 다그치자는 것"
  5. 5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모레까지 최대 120㎜ 이상
  6. 6제30호 태풍 '참피' 북상, 24일 오후 6시 기해 부울경, 전남 광주, 제주도 풍수해 재난위기경보 '주의' 격상
  7. 7제1247회 로또복권 1등 당첨번호 8, 14, 21, 22, 42, 45 … 8명 각 36억3744만 원 받아
  8. 8면세구역서 주운 담배 반출하다 걸린 직원, 징계 피해 퇴사 후 재입사
  9. 9[속보]통일부 “김정은 방중…오늘 신압록대교 통해 단둥 도착” 사망설 일축
  10. 10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 27일 재심의…승인 여부 촉각
  1. 1[속보] 김정은, 중대장대회 지도.. "군사 혁명 다그치자는 것"
  2. 2[속보]통일부 “김정은 방중…오늘 신압록대교 통해 단둥 도착” 사망설 일축
  3. 3국힘 "與 신천지 개입설, 그토록 좋아하는 특검으로 밝히자"
  4. 4한동훈, "국제신문 1947년 창간 이래 부울경 민주주의 산 증인이자 발전의 버팀목, 끝까지 함께할 것"
  5. 5與, ‘혁명가 박정희’ 포럼에 “국힘, 역사 왜곡 정당이냐” 비판
  6. 6[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7. 7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8. 8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9. 9이 대통령, 최길수 특별감찰관 임명
  10. 10李대통령 지지율 소폭 상승해 40% 회복…부정평가는 50%
  1. 1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 27일 재심의…승인 여부 촉각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7.8원… 전주보다 0.5원 ↓
  3. 3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4. 4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5. 5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6. 6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7. 7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8. 8[뭐라노] 북극항로 개척자들 “사투 끝 새 역사”
  9. 9"해양 위협하는 발전소 온배수, 5년간 바다에 3700억t 배출"
  10. 10[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1. 1[속보] 다시만난 부캉이,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부근 항만서 유영 확인
  2. 2[속보] 추미애, ‘예산 전액 삭감’ 경기도 순직 소방관 추모행사 참석
  3. 3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모레까지 최대 120㎜ 이상
  4. 4제30호 태풍 '참피' 북상, 24일 오후 6시 기해 부울경, 전남 광주, 제주도 풍수해 재난위기경보 '주의' 격상
  5. 5제1247회 로또복권 1등 당첨번호 8, 14, 21, 22, 42, 45 … 8명 각 36억3744만 원 받아
  6. 6면세구역서 주운 담배 반출하다 걸린 직원, 징계 피해 퇴사 후 재입사
  7. 7한전, 사채 한도 19조 초과 위기에 '전기요금 인상론' 재개
  8. 8인천서 노루 사냥 엽총에 밭일하던 80대 부상... "앉아 있어 못 봤다"
  9. 9전북 전주서 승용차 가로수 들이받고 넘어져, 30대 운전자 사망
  10. 10[속보]서울 강서구 '모친 살해'혐의 40대 딸, 24일 구속심사 받아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5. 5‘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6. 6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7. 7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8. 8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9. 9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10. 10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