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시 매출 月 330만~380만
- 월급제 도입땐 줄도산 우려
- 서울인천 등 기본료 3800원
- 부산도 현실적인 인상 필요
“코로나19 광풍 만큼 무서운 게 지역 법인 택시 업체와 기사를 옥죄는 규제입니다.” 16일 장성호(54)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1시간 남짓한 인터뷰 내내 “정부의 지역 택시업계에 대한 규제 완화와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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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호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16일 “택시가 지자체의 재정 지원을 받는 대중교통이 아닌데도 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것은 자율 시장 원칙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법인택시 사납금제 금지를 전제로 한 ‘전액관리제’가 지난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전액관리제는 택시기사가 수익금 전액을 소속 회사에 준 뒤, 그 중 일부를 노사 합의로 정한 비율에 따라 받는 제도다.
최근 전국택시산업노조 부산본부는 설문조사를 통해 노조원의 90% 이상으로부터 ‘전액관리제 시행에 반대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부산은 노사 합의로 전액관리제와 사납금제를 병행 중이며, 국토교통부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장 이사장은 “전액관리제는 사실상 월급제를 의미한다”며 “(월급제 시행 이후) 택시 업체 한 곳이 소속 기사에게 최저임금 190만 원을 지급하려면 매달 택시 한 대당 500만 원의 매출이 나와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법인택시 업체가 소속 기사에게 사납금 대신 고정급을 줘야 하는 ‘완전월급제’는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서울시만 우선 시행한다. 나머지 지역은 5년간 시행을 유예했는데, 택시업계는 현 전액관리제를 완전월급제의 전 단계로 보고 난색을 표한다.
특히 부산은 택시 한 대당 한 달 평균 330만~360만 원의 매출을 거두는 상황에서 보험료, 차량감가삼각비, 가스비, 각종 세금, 부속대 등의 비용을 감안하면 기사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기가 녹록치 않다. 장 이사장은 “월급제가 도입되면 일부 기사가 하루 4만 원씩 25일간 100만 원어치만 차량을 운행해도 매달 190만 원의 급여를 줘야 한다”며 “지역의 상당수 업체가 적자 부담에 2~3달 안에 부도가 날 것이다. 사하의 한 업체는 이미 휴업 신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택시업계의 경영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요금 인상이 시급하다. 부산은 2017년 9월 마지막으로 택시 요금을 올렸다. 당시 2800원이었던 택시 기본요금이 3300원으로 올랐다. 서울 경기 인천 택시는 현재 3800원의 기본요금을 받는다. 부산 택시업계는 5000~6000원 정도를 적정 기본요금으로 본다. 하지만 택시 요금을 공공요금으로 보는 부산시와 시민의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다. 장 이사장은 “택시 요금을 올리면 업주만 배를 채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납금 인하가 동반한다”며 “택시는 지자체나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대중교통이 아니다. 그런데도 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것은 자율 시장 원칙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장 이사장은 택시 운영 원가를 공개해 이에 걸 맞는 적정 요금 논의를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시에 인상률 30%를 요구하면 공공요금이라는 명목으로 절반 이상 깎아버린다. 이런 이유로 업계 적자가 누적돼 왔다”며 “시민과 업계, 지자체 간 접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 월급제 시행 시 얼마 정도의 요금이 필요한지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택시업계는 지자체 지원과 함께 ‘리스제’ 허용도 요구한다. 정부는 개인택시에 한정해 몸이 아파 차량 운행이 어려운 등 일부 사유가 있을 때 자격자에게 택시를 대여하는 것을 허용한다. 대여료는 차량에 따라 하루 5만5000원~6만5000원 정도다.
장 이사장은 “용역기관을 선정해 경비를 산정한 뒤 수익에서 기본적인 경비를 제외한 금액을 일정 비율로 회사와 대여 기사가 나눠 가지는 식이 될 것”이라며 “일본은 6대4, 5대5, 4대6의 비율로 이 제도를 운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980년대 자장면과 택시 요금 모두 600원이었다. 자장면 값이 6000원까지 올랐지만, 택시업계는 기사 최저임금 줄 돈도 못 번다”며 “그런데도 정부와 지자체는 요금 인상을 요구하면 공공요금이라 안 되고, 재정 지원을 요구하면 대중교통이 아니어서 안 된다는 이중잣대를 적용한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