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입사, ‘딩동댕’으로 데뷔
- 작년 펭수 기획하고 진두 지휘
- 위계질서에서 자유로운 솔직함
- 아이부터 어른까지 인기 비결
- 영화 등 다양한 분야 진출 생각
펭수가 남극 유치원을 졸업하고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 한국까지 헤엄쳐 온 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4월 2일 유튜브 채널인 ‘자이언트 펭TV’에서 데뷔해 1주년을 맞은 펭수의 콘텐츠는 현재까지 210만 명의 구독자와 2억 1000만 뷰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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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펭수와 이슬예나 PD가 시청자에게 ‘펭하’라고 인사하고 있다. ‘펭하’는 ‘펭수 하이’라는 뜻이다. E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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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도 고양시 EBS 사옥에서 만난 ‘자이언트 펭TV’의 이슬예나(34) PD는 “‘시즌 2’는 세계적인 콘텐츠로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해 영어 자막을 많이 쓰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하려 한다”고 달라진 펭수에 대해서 전했다.
그는 2011년 EBS 공채로 입사해 2013년 ‘모여라 딩동댕’으로 PD 데뷔를 했다. 펭수의 아이디어를 최초로 냈으며 기획 단계부터 시작해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하는 PD로서 제작팀을 이끌고 있다.
펭수의 탄생은 EBS의 위기의식에서 시작됐다. 2018년 말 EBS는 어린이들이 모바일로 이동하며 TV에서 브랜드의 존재감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새로운 대안으로 연습생 펭수를 발탁했다.
새 콘텐츠는 기존과 달리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이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제작됐다. 초등학교 3학년과 펭수의 나이는 10살로 같다.
“EBS에서 잘리면 KBS로 가겠다”는 어린 펭수의 거침없는 화법에 직장인들은 대리만족을 느껴 그를 직통령이라 부를 정도로 좋아한다.
“펭수가 손가락이 없어서 걱정도 했는데 그동안 날개로 드럼을 치고 사인도 하는 등 쉼 없이 노력해 오늘까지 왔다”며 고생담을 털어놓은 이 PD는 “위계질서에 구애받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친구다. 자세히 보면 모든 사람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순수하게 보는 매력이 있다”고 펭수의 성격을 얘기했다.
EBS 김명중 사장을 방송에서 “비싼 밥 먹고 싶을 때는 김명중!”이라고 서슴없이 부를 수 있는 것도 펭수가 어리기 때문이다. 이름을 부를 때 김 사장에게 사전 양해도 얻지 않았다고 한다.
이 PD는 “뽀로로가 나이 어린 아이들의 A급 콘텐츠라면 펭수는 초3 이상의 연령대에게 B급 감성을 전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뽀로로의 브랜드 가치가 8000억 원이라 하는데 펭수는 계속 성장하는 캐릭터다. 당장의 브랜드 가치는 알 수 없지만 차근차근 밟아나가 롱런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연습생 펭수가 달려온 길은 시청자에게 생생하게 가슴 뛰는 꿈도 전달했다. 존경하는 인물인 그룹 방탄소년단과 지난 1월 골든디스크 어워즈에서 만나 히트곡인 ‘작은 것들을 위한 시’의 무대도 함께 가졌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RM은 펭수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동물”이라며 반가워했고, 정국은 “연예인들의 연예인”이라고 좋아했다.
지난해 발간한 펭수의 에세이집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는 30만 부가 팔렸으며, CF 제의도 잇따르고 있다. 이 PD는 “7, 8개의 광고를 하는데, 치킨은 할 수 없다. 같은 조류라 펭수가 슬퍼하기 때문이다”고 밝게 웃었다. 이어 “이렇게 사랑받는 펭수를 보면 감개무량하다. EBS에서는 나를 ‘펭수의 부모님’이라 부른다”고 뿌듯해했다.
누구나 알고 있는 펭수의 비밀은 표정이 하나라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펭수의 얼굴은 다양하게 바뀌는 것처럼 보인다. 이 PD는 “기쁨 슬픔 등의 자막을 넣는 대로 펭수의 표정이 바뀌게 보인다는 것이 지금도 신기하다”며 “다채로운 펭수의 표정처럼 앞으로 하나의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고 더욱 다양한 부문에 진출하고 싶다. 영화도 생각하고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