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벽크레인 원격 작동 꾀하고
- 컨 운반 차량 자동화 추진
- 시설물도 블록체인 활용 관리
- 미·중·독 능가할 시설 조성
- 조직운영 자율·책임·소통 강조

“부산항을 세계 최고의 첨단항만으로 만들겠습니다.”

	부산항만공사(BPA) 민병근 건설본부장(부사장)이 지난 24일 사무실에서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지난 24일 만난 민병근(56) 부산항만공사(BPA) 건설본부장(부사장)은 지난 1일 취임한 이래 부산항을 첨단항만으로 만드는데 골몰하고 있었다. 신항 2-6단계 부두에 이어 향후 건설하는 부두를 첨단항만의 대명사인 중국의 칭다오항과 독일의 함부르크항, 네덜란드의 로테르담항, 미국의 롱비치항를 능가하는 첨단부두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민 본부장은 “최근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관리실에서 작업자 1명이 4개의 모니터를 보면서 조이스틱을 간단하게 조작하면 안벽크레인이 작동했다”며 “현재 우리나라는 작업자가 직접 안벽 크레인에 올라가 작동시키는 상황이지만 로테르담처럼 쉽고 간단하게 크레인을 작동시킬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테르담항은 배에서 내린 컨테이너를 야적장으로 옮기는데 골프장 카트가 바닥의 센서에 따라 이동하듯 무인컨테이너운반차(AGV)가 바닥에 깔아놓은 센서를 따라 이동하지만 우리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같은 기능을 하는 스트래들 캐리어(SC)를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장치장에 한정돼 있던 자동화 기능을 안벽크레인, 컨테이너 장치장을 연결하는 화물 이송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5G 블록체인 등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도 운영시스템에 추가 도입한다.

북항의 시설물도 첨단 시스템을 통해 유지·보수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가 관할하는 지역이 북항 신항에 이어 제2신항과 배후단지까지 확대되면서 한정된 인력으로 늘어나는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직원들이 유지·보수해야 하는 시설물에 대한 도면을 직접 그리는 것을 지양하고 맵(GIS) 기반으로 시설물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며 “언제든지 클릭만 하면 유지·보수 이력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시범적으로 북항의 신선대 부두와 감만 부두의 시설물 관리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조직 내 건설본부 운영에 관해서는 자율과 책임, 부서 간 소통을 강조했다. 민 본부장은 “개개인의 업무에 있어 자신의 일에 충실하면 최대한의 자율을 보장할 생각”이라며 “얼굴 찡그리는 대신 웃음이 넘치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부서 간 벽을 허무는 데도 앞장설 계획이다. 건설본부 소속이라고 해서 건설 파트만 맡을 것이 아니라 운영 물류 재무 등 지식을 함께 갖춰야 효율적인 부두를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오로지 건설 파트의 입장만으로 부두를 건설하면 부두 운영사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기술직과 행정직이 서로 교류하며 건설 운영 물류 재무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도록 인사 교류 시스템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 본부장은 충북 진천 출신으로 충북대에서 토목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부산대 토목과(당시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0년 부산해운항만청(현 부산해양수산청) 부산항건설사무소에서 공직을 시작한 뒤 2004년 부산항만공사로 옮겨 개발사업팀장 항만건설팀장 등을 지내고 2018년 12월부터 건설본부장 바로 밑 직제인 건설계획실장을 역임했다. 부산항만공사 내에서는 부산항 운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항만건설 분야 전문가로 손꼽힌다. 임기는 2년으로 1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