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역지침 지켜가며 연습 걱정
- 공연 후 관객 호평받아 안도해
- 20년 전 객원지휘 때도 희망
- 다양한 레퍼토리 소화하게 준비
“부산 시민이 인류 최고의 악기인 합창이 선사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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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취임연주회를 마친 이기선 부산시립합창단 수석지휘자 겸 예술감독은 “앞으로 다양한 음악을 무대에 올려 합창의 진수를 들려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종진 기자 |
최근 부산시립합창단 예술감독 취임기념 연주회를 성황리에 마친 이기선(65·총신대 명예교수) 수석지휘자 겸 예술감독은 “전염병으로 공연 준비가 쉽지 않았지만 단원들이 적극적으로 잘 따라줘 즐겁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코로나가 지역에 확산됐을 당시에는 단원을 자주 모아 연습하는 것도 부담스러웠고, 모이더라도 거리를 띄워 띄엄띄엄 서서 연습해야 해 지휘자로서 소리를 맞추기도 힘들었다.
그는 “큰 목소리로 노래를 하면 어쩔 수 없이 침이 튄다. 방역지침을 지켜가며 연습을 할 수밖에 없어 소리가 제대로 나올까 걱정했는데 공연 후 ‘부산시립합창단이 많이 달라졌다’는 호평을 받아 안도했다”고 했다.
이 지휘자는 당시 연주에서 베토벤의 ‘합창환상곡’과 본 윌리엄스의 칸타타 ‘우리에게 평화를’을 무대에 올렸다. 시립합창단은 물론 부산시립교향악단과 원주시립합창단까지 함께 연주하는 대규모 편성으로 웅장한 화음을 끌어냈다.
한국 합창지휘자 중 최고 실력자로 정평이 나 있는 그는 미국 줄리아드 음대와 대학원에서 합창 지휘를, 애리조나 대학원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로 박사 학위를 받아 합창과 오케스트라 지휘 모두 능숙하다.
이 때문에 대구시립합창단 및 성남시립합창단 예술감독과 고양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를 역임했고, 교향악단인 쇼팽심포니오케스트라·코리안심포니·전주시립교향악단도 지휘했다.
이 지휘자는 지난해 12월, 3년 임기인 예술감독 겸 수석지휘자로 취임했다. 앞서 부산문화회관은 지난해 2월 예술감독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보 추천을 받은 뒤 최종 후보 3명을 대상으로 연습, 정기공연을 하는 경쟁방식으로 선임하는 과정을 거쳤다. 평가위원들은 개별 후보자 공연 관람 후 음악성, 지휘능력, 리더십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그를 뽑았다.
그는 “20여 년 전 객원지휘자로 부산시립합창단 연주를 맡은 적이 있는데 당시에 소리가 정말 좋아 ‘상임지휘자로 이 합창단을 지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해 경연 과정에서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감사하게도 합창단을 이끌 기회가 주어졌다”고 말했다.
2016년 12월부터 3년이나 수석지휘자가 공석이었기에 걱정도 많았다는 이 지휘자는 “처음에는 소리가 하나로 완성되지 않아 당황했다. 하지만 단원 개개인의 역량이 출중해 곧 좋은 소리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작곡가 의도를 정확히 표현하는 지휘자로 평가받는 이 지휘자가 보여줄 레퍼토리는 얼마나 풍성할까.
이 지휘자는 “그동안 합창단이 맑은 소리를 내는 곡을 연주하는 쪽으로만 특화돼 소화할 수 있는 레퍼토리가 한정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시립합창단이라면 풍성한 음색을 살려야 하는 곡부터 정교한 화음을 요구하는 곡까지 모두 소화해 낼 수 있어야 시민에게 다채로운 음악을 선사할 수 있다. 소리의 영역을 넓히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대가 변함에 따라 새로운 합창곡도 계속 선보여야 한다. 부산만의 음악을 발굴하는 것은 물론 창작곡을 의뢰하고 연주하는 데도 힘써 다양한 합창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지휘자는 경남 거창에서 어린 시절을, 경북 김천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