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보다 초고층 많은 해운대
- 빌딩풍 대응체계 만들기 목표
- 해양기상정보 통합서비스 연구
“부산은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초고층 빌딩이 밀집해 빌딩풍으로 인한 강풍 피해의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빌딩 숲을 지나면서 강해지는 바람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빌딩풍이 얼마나 강한지, 어떠한 피해를 가져올지 정확한 데이터를 통한 예측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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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취임한 신도식 부산기상청장이 빌딩풍 현황 조사와 이에 근거한 기상·기후 서비스 강화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원준 프리랜서 windstorm@kookje.co.kr |
지난달 1일 취임한 신도식(57) 부산기상청장이 처음으로 시작한 일은 해운대 지역 빌딩풍 현황 파악이다. 그는 취임사에서 ‘지역 맞춤형 기상·기후 서비스 강화’를 강조했다. 신 청장이 추진하는 빌딩풍 조사는 대표적인 지역 맞춤형 서비스다. 부산은 전국에서 ‘초고층빌딩’(50층 이상·높이 200m 이상)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이다. 지난 1월 통계를 보면 전국의 초고층빌딩 114개 중 35개동이 부산에 집중돼 있다. 해운대구는 서울 강남구보다 초고층빌딩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 청장은 “빌딩풍으로 인한 사건·사고는 2018년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당시 해운대구 엘시티 건설현장에서 유리창 수백 장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한 게 대표적”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초고층 빌딩은 급속도로 늘어나는데, 빌딩풍 연구는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부산시 등 지자체와 협력해 빌딩풍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대응체계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신 청장은 빌딩풍 피해를 막기 위해 정확한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해운대 빌딩 숲을 지나는 바람이 얼마나 강해지는지 확인하고, 고층건물의 높이에 따라 바람이 어떤 특성을 보이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부산기상청은 지난달 21일 해운대구 엘시티 인근에 풍향풍속계 3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빌딩 숲을 거친 바람이 거세지는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부산시의 협조를 받아 높이별로 초고층 빌딩에 풍향·풍속 관측 장비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는 “2003년 태풍 매미 때 부산항 크레인이 넘어지던 장면을 기억하는 분이 많을 것”이라며 “당시 바람은 초속 40m 미만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터뷸런스(난류)가 발생하면서 크레인이 넘어지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빌딩 높이별로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어떤 방향으로 부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 이 정보가 축적되면 빌딩 숲 뒤쪽에 사는 주민에게 빌딩풍이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도 예측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 청장은 빌딩풍 관련 정보 수집과 별개로, 해양도시라는 부산의 특성에 맞는 기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기상청은 2010년 부산항을 대상으로 항만기상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8년부터는 부산 울산 거제 남해 등 6개 권역에 해역 관련 특·정보를 제공한다. 현재는 기장미역 등 양식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지원 중이다. 기상청 본청에서는 여객선을 대상으로 목표지점까지의 해양 기상 정보를 제공한다.
부산기상청은 올해 안에 ‘해양 기상정보 통합 서비스’ 기반을 연구하고 2021년부터 이를 구현하는 방안을 계획한다.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해양 유관기관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하나로 묶은 뒤 활용가치가 높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통합 서비스 기반이 구축되면 사용자 의견 수렴을 통해 관광이나 레저 활동에 필요한 기상정보를 중요도와 시급성에 따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기대다.
신 청장은 연세대 천문기상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기상청에서는 기상청예보국장, 기후과학국장, 기획조정관을 역임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