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플랜트 물량 하반기면 소진
- 코로나탓 수주 감소 올 연말 고비
- 거제형 조선 고용유지모델 구축
- 일자리 희망 펀드 조성 제안도
“실제 조선 현장에서 느끼는 인력 이탈은 아주 심각한 상황입니다. 정부와 지방정부, 노사가 함께하는 특단의 대책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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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환중 거제상공회의소 회장이 일감 부족으로 숙련공들이 조선소 야드를 떠나고 있다며 특단의 고용 유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조선도시인 경남 거제의 경제를 이끄는 거제상공회의소 김환중(63) 회장은 9일 올해 연말부터 내년까지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해양플랜트 물량이 올 하반기면 거의 소진돼 협력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이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조선소가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수주를 통한 물량 확보가 최선이겠지만, 세계적 불황에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수주영업이 안 돼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올 연말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서 그는 거제시가 추진 중인‘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 구축 사업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 모델’은 수주 부진과 해양플랜트 일감 고갈로 연말을 전후해 8000여 명의 조선 노동자가 현장을 떠날 것이란 우려 속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획한 프로젝트다. 신규 일자리 창출이 목적이 아닌 기존 일자리를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해양플랜트 뼈대 구조물을 제작하는 협력업체를 경영 중인 김 회장은 이미 인력 이탈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32년째 협력업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올해만큼 힘든 시기가 없을 정도로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도는 정말 심각합니다.”
그는 올해 초부터 일감이 줄어들어 260여 명이던 직원이 이제는 70여 명만 남아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협력업체가 사정은 엇비슷하다. 수주절벽으로 물량은 감소했지만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버텨낼 재간이 없는 게 현실이다.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현장을 떠나고, 비어 있는 야드와 손때 묻은 장비들이 놀고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무겁죠.” 김 회장은 조선업 특성상 다년간의 경험과 우수한 기술을 가진 숙련공들이 빠져나가면 향후 수주량이 회복돼 물량이 확인되더라도 숙련공들을 다시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고용 유지를 위해 원청과 협력업체, 노사가 상생하며 배려하고 고통을 나누는 자구 노력이 무엇보다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숙련공의 이탈로 조선 분야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향후 물량 확보 때 기술적인 애로를 겪을 수밖에 없다”며 “적극적으로 고용 유지 방안을 모색해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거제의 GRDP(지역내총생산) 중 조선산업 비중이 7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라서 조선업은 결코 버릴 수 없는 카드라고 누차 강조했다.
그는 하반기 대량 실직을 막기 위한 고용 유지 방안으로 ‘일자리 희망 펀드’ 조성을 제안했다. 숙련공 이탈 방지를 위한 고용 유지와 사측의 경영안정, 노후설비 개선 등을 꾀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노사민정이 모두 참여하는 상생협의체 구성도 적극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국내 조선 3사가 카타르와 100척 가량의 LNG 운반선 슬롯(정식 발주 전에 건조 공간을 확보하는 절차) 계약을 체결한 소식과 관련해 김 회장은 “긴 불황의 터널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에 한 줄기 빛으로 다가온 것은 사실이지만 수주 물량이 현실화되는 시기는 2022년 이후로 보인다. 이 시기까지 버텨낼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위기 극복에 다 함께 나서자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상생협의체나 일자리기금 조성 등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 모델’을 구축하는 데 민간 차원에서 상공회의소와 상공인들도 적극 참여하겠다”며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