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발전 위해 소모임 활동 중요
- 세미나 ‘모닝캠퍼스’로 정보 공유
- 벤처타워 내 공유오피스도 마련

“부산의 주력산업이 제조업에 기반을 두다 보니까 대부분의 지역 IT 벤처기업이 설 자리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자체적으로라도 스마트 팩토리와 4차 산업혁명 등의 정보를 교환하자는 의미로 협회 회원사들이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려고 합니다.”

	김병국 부산중소벤처기업협회장이 지역 벤처기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업종과 세대를 넘어서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김병국 부산중소벤처기업협회장은 기업 발전의 조건으로 소모임 활동을 강조한다. 현재 부산벤처기업협회에서도 다양한 소모임이 운영 중이다. 회원사들은 모임을 통해 업종과 세대를 넘어 다양한 네트워크를 만들어간다. 특히 매일 아침 열리는 네트워킹, 정보 공유, 지식 개발을 위한 조찬세미나 ‘모닝캠퍼스’는 12년째 진행 중인 협회의 대표 브랜드 프로그램이다.

이 밖에 새롭게 시도하는 선후배 간 토크콘서트 ‘BUVA 이바구 DAY’는 대표 연사를 모시고 기업 운영에 따른 애로사항과 조언 등을 나누는 자리다. 김 회장은 “사실 같은 협회 소속이지만, 어떤 기업이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나도 사업 초반에 협회 소모임을 통해 경영 수업을 했다고 할 정도로 도움을 많이 받은 만큼 후배 기업들에도 그런 의미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중소벤처기업협회는 2005년 설립돼 현재 약 350개 지역 기업이 가입했다. 제조업 위주 1세대 기업을 포함해 최근 IT 플랫폼 창업 기업까지 넓은 범위의 회원사를 보유했다. 지역 창업기업이 성장하면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사례를 줄이고자 특히 기업 간 교류를 강조한다. 최근에는 부산벤처정보협회와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지역에서도 대형 IT 기업이 성장할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김 회장은 지난 4월 협회장직을 맡았다. 그는 “협회 창립 때부터 함께하면서 많은 배움을 받은 곳이라 봉사하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수락했다”고 말했다.

협회는 다양한 사업도 수행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이공계전문기술 연수사업으로 ‘기술중소벤처분야 공정엔지니어 양성과정 연수’를 진행한다. 이공계 졸업 이후 취업이나 자격증을 준비하거나 실무지식을 배우려는 이를 위해 부산벤처타워 내 공간에서 수업한다. 실제 기업체 연수도 진행해 취업 연계 지원까지 제공한다. 사무공간이 부족한 청년창업자를 위한 공유오피스를 갖췄고, 다음 달에는 3D 프린터 등 시제품 제작 기기를 갖춘 메이커 스페이스도 문을 열 예정이다.

협회는 2018년부터 2년간 창업진흥원 선도벤처기업 연계 기술창업지원 사업을 수행했고, 지난해에는 청년창업사관학교 9기 운영도 맡았다. 회원사를 대상으로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뉴딜 정책 관련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도 진행한다.

전국 최초로 지역 벤처기업인들이 힘을 모아 세운 부산벤처타워도 협회에 특별한 의미다. 협회 회원사들이 자금을 모아 2014년 착공했고 2018년 준공했다. 각종 지역 벤처기업이 입주해 서부산을 대표하는 첨단산업의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김 회장도 신축 계획 당시 이사를 맡아 임원진으로 타워 건립에 앞장섰다. 그는 “당시 협회는 북구 만덕동 부산이노비즈센터에 조그마한 사무실만 갖추고 있었고 사무공간이 필요한 기업들의 의지가 강했다. 저뿐만 아니라 부산 벤처인 모두의 힘을 합쳐 숙원을 이뤄낸 셈”이라고 회상했다.

김 회장은 석유화학플랜트 화공기 내장품을 생산하는 ㈜전진엔텍도 이끌고 있다. 화학공정에 기반을 두고 정유탑 내에서 물질을 변환하는 부품을 만들어낸다. 특히 부산은 해양플랜트와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선박이 많아 선박과 육상에 패키지로 제품을 설치한다. 에스오일과 GS칼텍스 등 국내 굴지의 에너지 관련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뒀고 매출 중 해외 비중이 40%에 이를 정도로 수출 면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2008년부터 자체 R&D연구소도 만들어 제품 국산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도 힘쓴다. 김 회장은 “관련 기술이 발달한 독일은 해당 분야 스펙트럼이 넓고 네트워크도 잘 구축된 데다 100년 이상 이어온 기업도 있다. 국내에서도 그런 기업이 나오도록 노력하고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