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비수도권 금융중심지 많아
- 민간부문 기관 유치가 가장 중요
- 거래소·부산은행 등과 협업 추진
- 홍보 위해 국제회의도 적극 참여
- 후발 주자 부산이 급성장하려면
- 세제·규제 등 국제표준 맞춰야
- 가덕신공항 금융집적에 큰 도움
- 부산-금융, 경남·울산-전략산업
- 메가시티 특화와 협업 고민해야
수도권 중심주의는 금융 분야에도 그림자를 드리운다. 부산이 2009년 서울과 함께 금융중심지로 지정된지 10년이 지났지만, 서울 집중도가 심화하고 중앙 위주의 논리와 행태도 끊이지 않는다. 더욱이 서울주의자들은 국내 금융중심지가 두 곳인 것을 두고 여전히 딴지를 거는 모습이다. 이에 대한 김종화(60) 원장의 반박은 명료하다. 해외 선진국들을 보면, 수도권 외 지역에도 금융중심지가 발달한 사례가 수두룩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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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화 부산국제금융진흥원 초대 원장은 “선진국 사례에서 보듯이 글로벌 금융중심지가 되려면 기업 환경과 사회·경제 인프라, 금융부문 발달, 도시 명성 등 여러 면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민관 협력과 중장기 계획 수립·실천, 각 경제주체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영국만 해도 그렇다. 종합금융중심지인 수도 런던뿐 아니라 자산운용특화 중심지로 에딘버러가 유명하다. 이처럼 국가를 대표하는 금융도시가 한 곳에 한정될 필요는 없다. 지리적 위치나 산업기반 등을 고려해 지역 특성에 맞춰 발전시키고 상호보완적 역할을 수행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는 경제 전문가다. 1959년생으로 한국은행 부총재보와 금융결제원장을 역임했고, 서강대에서 경제학과 대우교수를 지냈다. 출생지는 서울이나, 중·고교를 부산에서 다녔다. 이제는 아내의 고향인 부산에 함께 내려와 둥지를 틀었다.
-지난 7월 취임했는데, 그간 소감과 추진 상황을 말해 달라.
▶부산의 금융 관련 실태를 파악하고, (신설 기관의) 조직 운영 등에 필요한 기초를 만드는 일에 바빴다. 그런 과정에서 생각을 더 공고히 했다. 즉 부산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금융에서 새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우리 진흥원의 사원기관(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주택금융공사, 자산관리공사, 해양진흥공사, 기술보증기금, BNK부산은행)과의 협업체제 및 인프라 구축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 외 활동은?
▶부산 금융중심지의 인지도를 더 높일 수 있도록 관련 국제회의 등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특히 국내외 금융환경 변화에 맞는 정책 수립과 부산형 발전 모델 구축에 관한 연구용역 사업을 파트너 기관들과 함께 추진 중이다.
-금융중심지 육성이 필요한 이유와 방안은 무엇인가?
▶모든 경제정책이 그렇듯이, 결국 시민이 잘 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그리고 통상적으로 금융산업 발전에는 지역의 산업적 베이스가 있어야 한다. 공공기관을 한 곳에 모아놓는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현 단계에서는 정부 정책에 의한 육성이 긴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는 역시 민간 부문(국내외 금융회사 등)을 유치하는 것이 핵심적 요소다.
-세계 경쟁력 척도인 국제금융센터지수(GFCI)에서 부산 순위가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2015년에 24, 27위를 기록했고) 올해는 3월 51위에서 9월 40위로 올랐다. 이를 감안해 부산시는 해양금융과 블록체인 특구로서의 강점을 결합한 핀테크 산업 육성 등으로 인지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우리 진흥원도 여러 채널을 통한 홍보와 국내외 금융기관 유치, 지역 금융산업 발전에 전력을 기울이겠다.
-후발주자인 부산으로서는 민간 부문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강화가 필요하지 않나?
▶홍콩 싱가포르의 사례에서 보듯이 세제와 규제 부분이 중요하다. 그들은 산업기반이 미약하지만 중개기능으로 금융허브가 되었다. 여기에는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가 밑바탕을 이룬다. 그렇다고 우리도 세제와 규제를 무조건 풀자는 게 아니다. 우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는 게 중요하다. 그 점에서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 정책당국이 세밀하게 검토하고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부산 울산 경남 메가시티 추진과의 연계성은 어떻게 보나?
▶현재 동남권에는 관문공항을 비롯해 북항 재개발, 에코델타시티, 산업단지 건설 등 많은 공공 프로젝트들이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는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고, 금융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메가시티 추진을 통해 부울경이 협업하고, 상호 비교우위를 잘 활용해 상생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예컨대 부산은 금융·물류, 경남 울산은 전략산업을 특화 발전시키는 일이다.
-부산에는 금융 공공기관들이 이전했지만, 외국계 금융사와 국내 해양·조선 본사 유치는 여전히 미흡하다.
▶부산은 아직 금융 수요공급 측면에서 자체 성장동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주요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서울 중심으로 활동하는 실정이다. 부산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고유 특성을 살린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발전시켜야 한다. 최근 외국 금융기업 6개사가 부산에 유치된 것은 긍정적 현상이다. 값진 성과이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수도권 일각에서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 3개 국책은행의 지방(부산)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
▶(정부의 공공기관 추가 이전) 결정 과정에서 지역균형발전과 지역별 전략산업 요소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부산과 서울을 금융중심지로 동시 지정한 것도 균형발전의 일환이다. 부산은 공공기관 성격의 금융유관기관 중심으로 집적돼 있다. 현 단계에서는 금융산업이 도약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이다. 실물경제도 활기가 부족하다. 따라서 국책은행을 비롯한 정책금융기관 이전, 그리고 수도권의 해양·조선 분야 본사 이전을 위한 조치 등은 꼭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정부의 지원과 뒷받침을 더 이끌어내야 할텐데, 복안은?
▶부산 금융중심지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의 추가적 지원이 필요한 부문과 방안을 용역사업으로 모색하고 있다. 정부의 기본계획에 포함된 핀테크 혁신, 금융데이터 활용 제고, 금융규제의 국제적합성 제고, 지역 상황에 맞는 효과적인 거버넌스 구축 등을 중심으로 방안을 마련하겠다.
-가덕신공항 건설과의 연계성은?
▶부산은 물류중심지와 동북아 해양수도로서 매력적인 도시다. 이 부문의 비교우위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항만·철도에 더해 국제관문공항을 갖추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렇게 ‘트라이 포트’와 복합물류체계가 완성되면, 조선·해운 등의 관련 금융 수요가 훨씬 더 커지고 금융기관·회사 집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후변화·환경 문제를 해양금융 등과 접목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명 ‘포세이돈 원칙’도 관심이다.
▶그 원칙은 금융기관들이 해운업계 대출을 결정할 때, 기후 연계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탄소배출량 감축 목적이다. 국제적 기관들은 이 원칙에 서명했다. 일정 기준에 못 미치면 제약을 가하도록 돼 있다. 결국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는 조선업에게 호재가 되고, 선박 개조 및 신규 건조는 해운업의 비용 상승을 초래할 것이다. 여기에 대비해야 한다. 아울러 디지털 금융과 블록체인 등 4차산업 기반의 금융기술을 해양금융에 활용하는 방안을 유관기관들과 함께 모색해 나가겠다. 예전에는 금융중개기능이 강조됐다면, 요즘은 디지털이나 산업기술과의 융합이 중요하다.
-코로나19 사태가 금융중심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금융, 회계, 법률 등 재택근무가 가능한 고부가가치 업종의 경우 대도시로부터 관련 인력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세계 금융도시들에서 그런 경향이 일부 나타난다고 한다. 따라서 부산은 철저한 방역을 통해 안전한 정주 여건을 갖춘 도시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 그리고 금융종사자들이 중시하는 세제 면에서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방안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금융중심지는 살기 좋은 도시와도 관련이 깊은데?
▶그렇다. 정주 여건이 중요하다. 부산은 천혜의 자연환경, 다양한 문화체험, 선진적인 보건의료 등이 매력적이다. 다만 외국인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기반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 이를 지속해서 개선하면서 풍부한 비즈니스 기회, 세율, 예측 가능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규제 정책 등을 펴는 것이 필요하다.
선임기자 ksyoung@kookje.co.kr
◇ 세계 주요 도시의 국제금융센터지수 (GFCI) 순위 *2020년 9월 기준 |
한국 |
서울(25) 부산(40) |
미국 |
뉴욕(1) 샌프란시스코(8) LA(11) 보스턴(15) 워싱턴(19) 시카고(20) |
영국 |
런던(2) 에딘버러(13) |
중국 |
상하이(3) 홍콩(5) 베이징(7) 선전(9) 광저우(43) 칭다오(47) |
일본 |
도쿄(4) 오사카(39) |
독일 |
프랑크푸르트(16) 함부르크(29) 슈투트가르트(37) 뮌헨(48) |
스위스 |
취리히(10) 제네바(14) |
캐나다 |
밴쿠버(24) 몬트리올(26) 토론토(31) |
※자료 : 부산국제금융진흥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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