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 설립… 외부공모 선발
- “20여 년 현장 활동가 경험 살려
- 피해자 중심 처리·문화 개선 노력”
“부산시 공직사회 내 성폭력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 믿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드는 한편, 피해자가 사건 처리와 회복에 집중할 수 있는 지원 체계 마련에 힘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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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혜경 부산시 성희롱·성폭력 근절추진단장이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원준 프리랜서 |
부산시 성희롱·성폭력 근절추진단은 지난해 7월 신설됐다. 부산시와 구·군에서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면 피해자 상담과 사건 조사를 맡게 된다. 공직사회 내 성범죄 예방 전담인력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있었지만, 지난해 4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터지고서야 대책의 하나로 마침내 만들어졌다. 성희롱·성폭력 근절추진단을 맡은 고혜경 단장을 3일 만나 계획과 목표를 들었다.
외부 공모로 성희롱·성폭력 근절추진단(5급 직위)을 맡게 된 고 단장은 20년 넘게 부산성폭력상담소와 범죄피해자지원센터 ‘햇살’에서 성폭력 등 범죄 피해자를 도운 활동가 출신이다. 현장에서 심리 지원의 중요성을 느끼고 2015년 경성대 상담심리 대학원에 진학해 상담심리사로서의 역량도 쌓았다. 최근까지 울산 춘해대에서 학생들에게 젠더·심리학을 가르쳤다. 성희롱·성폭력 근절추진단에는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성범죄 피해자를 위한 정책적 지원체계를 세우고 싶어 지원했다.
성희롱·성폭력 근절추진단은 ‘피해자 중심의 사건 처리’가 원칙이다. 감사위원회 직속 기구로 탄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시 여성가족국 고충심의위원회 조사 및 감사위의 징계 의뢰→감사위의 징계 수위 결정→ 인사위의 징계 여부 판단 등 3단계를 거쳤다. 이제는 감사위에서 직접 조사해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 때문에 사건 처리 단계가 간소화됐다. 최초 조사부터 징계 결정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1~2주가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 단장은 “이제 막 신설된 조직이라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지금도 한 사건을 조사 중인데, 피해자 중심의 사건 처리로 신뢰를 얻고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는 등 공직사회의 문화 개선을 위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조직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고 단장은 지난해 말 실시한 부산시 성인지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활동 계획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피해자가 2차 피해 없이 사건을 처리하고 회복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성평등한 조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교육도 대폭 늘렸다. 기존 성폭력예방 교육은 1년에 한 번 4시간의 집합교육이 전부였다. 고 단장은 직급별로 소규모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사건 발생 후 수사기관 방문은 공가 로 처리되지만 관련 치료 때문에 병원에 가거나 휴직하면 개인 휴가를 사용해야 하는 등 오롯이 피해자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며 “의료비 등 부가적인 지원도 중앙 관계 부처에 건의한 상태다. 피해자 인터뷰 등을 통해 단단한 지원체계를 만들고, 조직 내 낡은 성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