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이해·지원 뒷받침돼야 완성
- 일부 공공기관의 지역 이전으로
- 수도권 집중화 문제 해결 못 해
- 대개혁 수준 균형발전 정책 필요”
“동남권 메가시티를 외형적으로 완성해도 그 안에 담긴 내용이 부실하다면 하드웨어만 있는 형식적인 도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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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철행 한국지방정부학회 회장이 수도권 집중화의 원인과 해결 방안 등을 말하고 있다.
이석주 기자 |
이달 초 부산을 비롯한 비수도권에 침울한 소식이 전해졌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 통계(지난해 12월 말 기준)는 비수도권의 인구 감소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단계에 와 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은 ‘데드 크로스’ 현상이 처음으로 발생한 상황에서도 수도권 인구는 2019년 말보다 오히려 늘었다. 부산 인구는 340만 명 아래로 내려갔다. 당시 행안부는 “지방소멸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국지방정부학회 허철행(59) 회장은 2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통계를 언급하며 “수도권 집중화의 근본 원인은 돈과 권력 등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가 몰려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몇몇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옮긴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가 대개혁 수준의 혁신적인 균형발전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산에 기반을 둔 한국지방정부학회는 지역발전 방안 등을 연구하기 위해 1989년 지방 정부 전공 학자들을 중심으로 창립된 학술 기관이다. 허 회장 역시 영산대(해운대 캠퍼스 미래융합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올해 부울경 경제의 최대 화두인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과 관련해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동남권 메가시티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을 위해 부산 울산 경남 등이 연계하는 경제 공동체를 말한다.
허 회장은 “동남권 메가시티는 수도권에 집중된 각종 기능을 부울경으로 이전시키기 위한 매력적인 전략”이라며 “다만 중앙정부의 이해와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메가시티는 완성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광역 교통망’을 예로 들며 “메가시티 완성을 위한 핵심 사업이지만 정부 지원이 충분하게 이뤄질지 확신을 갖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는 수도권에 버금가는 교통 인프라를 부울경에 구축할 수 있도록 예산을 적극적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허 회장은 또 “신성장 산업 등을 유치하지 못하면 동남권 메가시티는 내실이 없는, 이름만 ‘메가시티’인 도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지방 분권’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강력한 중앙 집권화 탓에 갈 길이 너무 멀게 느껴진다”며 “중앙 집권화는 구시대가 만든 산물이다. 지방 분권의 가속화를 위해 ‘지방정부 연대’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산 출신인 허 회장은 부산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국립재난안전연구원과 한국행정학회 위원 등을 거쳐 지난해 3월부터 한국지방정부학회를 이끌고 있다. 다음 달 말 1년 임기가 끝난다. 저서로는 ‘국가 성격과 정부 혁신’ ‘복지국가의 이해’ ‘정부 혁신의 원인과 논리’ 등이 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