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점점 사라져가는 공간과 사람 영상에 담고 싶어요”

부산독립영화제 대상 장태구 감독

  •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  |   입력 : 2021-12-15 20:02:02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부산 배경 作 ‘어디에도 없는 시간’
- 자기만의 색깔 확실한 차기작 구상

역대 부산독립영화제 대상을 살펴보면 크게 두 흐름이 존재한다. 감독이 일군 작업세계의 성취를 인정하는 경우, 또는 역량 있는 새로운 감독을 발굴하는 경우. 올해 부산독립영화제는 후자의 손을 들어줬다. 2019년 ’모아쓴 일기’ 이후 두 번째 작품 ‘어디에도 없는 시간’으로 제23회 부산독립영화제 대상을 거머쥔 장태구(30) 감독을 만났다.

부산독립영화제 대상을 받은 장태구 감독이 작품 제작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대상을 받을 거란 생각은 전혀 못했어요. 다음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힘이 생긴 점이 제일 좋아요. 상을 받고 더 잘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제 영화를 보여주는 게 쑥스럽고 방어적인 마음이 들고 아직 감독이라고 하면 어색하거든요. 영화로, 감독으로서 민망하지 않을 정도의 입지를 만들고 싶어요.”

수상작 ‘어디에도 없는 시간’은 21분짜리 단편영화다. 이 영화를 처음 만든 시점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화제작동아리 ‘칸타삐아(Cannnetapia)’에서 장 감독을 포함한 4명이 각자 ‘인물은 여자 2명, 장소는 순천’이란 설정으로 5분씩 옴니버스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때 장 감독이 만든 부분만 따로 떼어내 3년 뒤 인물들의 현재 모습을 추가해 작품을 완성했다.

영화는 서사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인물의 일상을 비추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부산에 사는 주인공 승미와 서울 회사에 취업해 만나지 못한 친구 정현, 3년 전 둘이 함께 했던 여행이 교차된다. 마스크 쓰고 카페에서 일하거나 혼자 먹방을 보면서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 현재와 마스크 없이 여행 중인 둘의 회상 장면을 보다 보면, 코로나19로 달라진 우리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된다.

“과거에 같이 있었는데 지금은 혼자 놓여져 있는 인물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가까운 관계였는데 자연스럽게 멀어져 가는 모습을 담으면 관객들이 공감할 것 같았어요. 영화엔 동아리 친구들도 나오고 저희집 고양이, 아빠 엄마도 나오는데 제 소중한 사람들을 담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영화엔 감독이 살고 있는 온천장을 비롯해 구포 기찻길, 우암동 부두 등 부산 곳곳이 등장하는데, 장면장면이 마치 작품 사진처럼 높은 영상미를 보여준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감독의 장기가 십분 발휘됐다.

부산 출신인 장 감독은 대학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서울에 갔다가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 영화제작동아리 ‘아그로(Agro)’에서 활동하며 영화 현장에 몸 담게 됐다. 2016년 부산에 내려와 영화의전당 아카데미 영화제작워크숍을 수료했다.

“감독으로서 이제 한발 내디딘 느낌이에요.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 마음이 반응하는 걸 소재로 삼아 100% 진실되진 못하더라도 가짜이지 않게 노력하려고 합니다. 다음 영화는 제가 좋아하는 중앙동 독립서점 등을 배경으로 사라져가는 동네와 인물들을 그리는 것을 구상하고 있어요. 앞으로 ‘보헤미안의 삶’을 만든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처럼 자기만의 색깔이 확실한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누구도 할 수 없는 저만의 작품을 만들고 싶은데…. 죽을만큼 노력해야죠”

박지현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5. 5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9. 9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9. 9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0. 10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9. 9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8. 8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부산청년 취업 등 여전히 팍팍하네 “맞춤형 정보 절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