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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선요리 35년 외길…‘장’ 문화 체계화해 전수”

정영숙 약선요리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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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발효·재료 직접재배가 비결
- 한식협회 ‘거장’ 칭호까지 받아
- 어르신 위한 ‘장수사관학교’ 희망

“사람들을 돕는 요리를 하고 싶다는 게 저의 오랜 꿈이자 앞으로의 사명입니다. 35년 전 처음 식당을 열었을 때 초심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잠자는 세포 하나까지 깨울 수 있는, 건강을 위하고 생명을 구하는 음식을 만들겠습니다.”

약선 요리 정영숙 명인이 자신이 운영하는 한식당 정림에서 직접 담근 장이 담긴 항아리를 열어 보이고 있다
약선 요리 전문가이자 한식당 ‘정림’을 운영하는 정영숙 명인은 12일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정 명인은 1990년 약선 요리 전문의 정림을 열고 35년간 외길을 걸었다. 특히 최근에는 대한민국한식협회에서 ‘한식 거장’ 칭호를 받고 약선조리과학 연구소장으로 위촉됐다.

정 명인은 “약선조리과학 연구소장으로서 된장 등 한식의 ‘장’ 문화를 제대로 전수할 수 있도록 체계화하는 것이 최대 목표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통 장을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조 방법을 연구하겠다는 것이다.

본래 은행에서 일했던 그는 8년 만에 직장을 뛰쳐나와 요리 인생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아 어머니의 손맛을 배우며 감각을 익혀왔다. 특히 한국요리의 본질은 장이라고 생각해 직접 장을 담그고 비법을 개발했다. 식당 마당 등 야외에는 실제로 요리에 사용하는 장이 담긴 장독대가 즐비하다. 정 명인은 “35년 전과 비교해서 직원은 2배 정도 늘고 식당도 많이 확장했다”며 “그래도 여전히 손맛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주방에서 요리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는다”고 말했다.

약선은 사람의 몸을 치료하는 요리를 말한다.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몸에 좋은 재료를 찾아 사용하며, 그중에서도 최적의 배합을 찾아 요리에 접목한다. 정 명인은 “자연발효와 더불어 기본재료는 직접 재배해 사용한다”며 “김치는 경남 양산에서 직접 재배한 배추로 담그며, 올해는 폭염으로 3800포기만 했으나 매년 7000~8000포기 김장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방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약선 요리를 선보였던 기억을 보람 있는 순간으로 꼽았다. 병원 개원 전인 2019년부터 환자를 위한 식단을 준비해 개원 후인 2021년부터 본격적인 약선 요리를 펼쳤다. 환자 개인마다 맞춤형 식단을 구성해 식습관을 개선하고 치료에 도움을 준 것이다. 그는 “물조차 넘기지 못하던 환자들이 마음껏 식사하고 건강하게 퇴원하는 모습을 보고 약선 요리가로서 큰 보람을 느꼈다”며 “재료는 말할 것도 없고 음식을 준비하는 요리사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35년 경력을 자랑하는 정 명인은 아직 이루고 싶은 꿈이 많다. 다양한 해산물이 나는 부산지역 특성을 살려 계절에 맞는 요리법을 개발해 관광 상품화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또 고령 세대를 모아 ‘장수촌’을 만들고픈 분명한 목표가 있다. 이른바 ‘항아리 동산’으로, 항아리에 장을 담그는 문화를 살려 은퇴한 어르신들을 모아 이를 제조하고 관리하는 일을 맡기겠다는 계획이다.

정 명인은 “어르신들이 만들고 관리하는 장을 토대로 약선 요리를 만드는 일종의 장수사관학교를 건립하고 싶은 꿈이 있다”며 “먹는 것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놀러 와 직접 장 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을 꿈꾼다”고 강조했다. 이어 “먼 미래에는 우리가 물려준 항아리의 장 문화가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문화이자 유산으로 자리매김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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