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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065> 경남 거창 박유산

들판 감싸 안은 거친 봉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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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조면 주변 1000m 안팎 산 중
- 사발모양 분지 남서쪽 위치한 산
- 조선 왕조 부름 거부하고 은거한
- 고려 선비 ‘박유’에서 이름 유래
-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가장 낮아
- 이웃한 산 한꺼번에 볼 수 있어

거창은 전북 무주 장수, 경북 김천 성주와 접한 경남의 서쪽 가장 구석진 곳에 있다. 삼도의 경계를 이루는 곳인 만큼 산세가 높고 거칠다. 특히 광주대구고속도로가 관통하는 가조면은 1000m를 넘나드는 높은 산이 넓은 들판을 둘러싼 독특한 지형을 보여준다. 가조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북서쪽에는 금귀봉(837m)과 보해산(911.5m), 북쪽으로는 가북면 뒤로 멀리 수도산(1317m)과 단지봉(1327m), 북동쪽으로는 우두산(1046m)과 의상봉(1032m), 여기서 동쪽으로 비계산(1131m)이 이어진다. 또 고속도로를 건너 남동쪽으로는 두무산(1034m)과 오도산(1134m) 능선이 이어지고 그 앞쪽으로는 미녀봉(930m)과 숙성산(899m) 능선이 연결된다. 여러 산이 이어지며 사방을 둘러싸 사발 모양을 이룬 분지 지형에서 빠트릴 수 없는 퍼즐 한 조각이 남서쪽의 박유산이다.
   
동례마을에서 박유산 정상으로 오르는 중 급경사의 비탈길을 살짝 벗어나면 최고의 전망대를 만난다. 정면에 우두산(왼쪽)과 비계산이 병풍처럼 둘러싼 앞으로 광주대구고속도로가 지나는 가조면이 내려다보인다.
‘근교산& 그 너머’ 취재팀이 이번에 찾은 거창 박유산(朴儒山·712m)은 신라말 선비 박유가 바뀐 왕조의 부름을 마다하고 은거해 지내던 곳이라 해서 그의 이름이 붙었다. 박유산은 높이로는 가조면을 둘러싼 산 가운데 막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막내라서 좋은 점이 있는데 이름 높은 이웃 산들을 한꺼번에 시야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조면을 둘러싼 병풍 같은 산세는 그 병풍을 이루는 산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박유산은 가조면을 둘러싼 산들을 바라보는 최고의 조망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박유산을 답사한 지난 1일 1000m 이상의 봉우리에는 하루 전 내린 눈이 하얗게 쌓여 있어 특별한 풍광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런데 주변 산 가운데 가장 낮다고 박유산이 만만한 산은 아니다. 주변 산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을 뿐이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멀리서 바라보면 뾰족한 삼각형으로 보이는 박유산 정상부까지 산행을 하면 찬바람이 부는 계절에도 몸에 열이 후끈 난다. 산길에서 땀 흘리는 재미와 시원한 조망의 즐거움까지 두루 즐길 수 있다.

   
광주대구고속도로 아래의 굴다리.
박유산 코스는 경남 거창군 가조면 동례리 동례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해 동례마을회관~광주대구고속도로 굴다리~버리내소류지~전망대 바위~갈림길~박유산 정상~달분재~임도~안금마을~중촌마을 앞~평지마을 앞을 지나 동례마을로 돌아온다. 이번 코스는 전체 거리가 7㎞ 정도로 산행 시간은 3시간30분 안팎 걸린다.

산행의 시점이자 종점인 동례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해 동례마을 표지석을 지나 100m 정도 올라가면 동례마을회관 앞에서 길이 갈라진다. 왼쪽 개울 옆으로 난 길을 50~60m 가서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올라간다. 곧바로 오른쪽에 고속도로와 박유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콘크리트 길 사거리를 지나 다음번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고속도로 굴다리로 올라간다. 마을을 벗어나면 주변 산군이 더욱 깨끗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 곧바로 다시 한번 굴다리를 지난다. 두 번째 굴다리를 벗어나자마자 오른쪽으로 꺾어 올라간다. 버리내소류지를 지나면 곧 콘크리트 포장이 끝나고 흙길이 이어진다.

   
버리내소류지로 가는 길에 보이는 박유산.
4, 5분 올라가 새로 가꾼 묘역을 지나면 곧 길이 좁아진다. 다시 5분 정도 두어 군데 갈림길을 지나쳐 직진해서 오르다가 Y자 갈림길에서는 완만하게 내려가는 왼쪽 넓은 길로 간다. 이정표가 없어 헷갈리는데 입구 양쪽에 시그널을 달아두었다. 혹시 갈림길 입구를 놓치고 직진해서 가면 석물이 있는 신씨 묘가 나오니 참조하면 된다. 길은 곧 오르막으로 바뀐다. 10분 정도 가면 능선에 올라서고 곧 경사가 가팔라진다. 큼지막한 바위를 만나면 오른쪽으로 꺾어 전망바위가 보이는 방향으로 간다. 길을 벗어나 관목을 헤치며 전망바위로 올라서면 박유산 최고의 조망이 펼쳐진다. 북쪽으로는 멀리 수도산~가야산 능선이 이어지고 가까이는 가조면과 주변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 직전의 급경사 길.
다시 산길로 돌아가 잠시 오르면 능선 삼거리다. 왼쪽으로 꺾어 계속해서 급경사를 오른다. 소나무가 많아 경사는 가팔라도 걷기는 한결 수월하다. 뒤로 거창읍 시가지와 멀리 향적봉과 남덕유산 등 흰 눈에 덮인 덕유산 능선이 남북으로 길게 누운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15분 정도 급경사를 오르면 박유산 정상에 선다. 정상의 가운데는 푹 꺼져 있고 가조면 방향에 거창군이 세운 ‘가조 5경 박유산’ 안내판이 서 있다. 북쪽과 동쪽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열리고 서쪽으로도 나무 사이로 거창읍이 바라보인다. 특히 정상에서는 우두산과 비계산 능선 너머로 가야산 정상이 살짝 보인다.

   
달분재에서 내려오는 임도.
하산하는 길은 안내판 맞은편 삼각점을 지나 이어진다. 내려가는 길 초입은 정상 직전의 오르막처럼 급경사다. 하지만 곧 소나무 숲속으로 걷기 편한 길이 이어진다. 막판 짧은 급경사를 내려가면 콘크리트 임도가 지나는 고개인 달분재다. 왼쪽으로 꺾어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안금마을에서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내려가 안금 버스정류장에서 왼쪽으로 꺾어 굴다리를 지나면 중촌·평지마을을 지나 동례마을로 되돌아간다.


◆교통편

-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서 거창 간 뒤 농어촌버스타고 가조면 역촌마을에서 하차

   
안금마을의 노거수.
박유산 산행을 위해 가조면 동례리로 가려면 일단 거창으로 가야 한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거창으로 가는 버스는 오전 7시10분부터 1시간~1시간1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가조면을 경유하는 버스편이 하루 두 차례 있는데 오전 10시30분과 오후 5시에 출발해 산행할 때 이용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거창버스터미널에서는 농어촌버스를 타고 가조면으로 가야 한다. 가조면 소재지로 들어가기 전 역촌마을 버스정류장에 내려 동례마을까지 700m 정도 걸어가면 된다. 거창읍에서 동례로 바로 가는 버스도 있지만 들어가고 나올 때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마찬가지로 산행을 마치고 나올 때도 역촌마을까지 나와 거창으로 돌아가야 한다. 거창에서 부산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3시10분, 4시10분, 5시, 5시50분, 6시40분(막차)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경남 거창군 가조면 동례리 동례마을회관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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