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엔 산꾼들 발길 드문 산
- 섬진강 매화 만개하는 요즘
- 좁은 산길에 산행객 넘쳐나
- 산행 마친 뒤 출발지 가거나
- 섬진마을서 꽃놀이 즐겨도 돼
흔히 산마다 천변만화한 얼굴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사계절마다 모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데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거나 하는 날씨에 따라 인상이 크게 달라진다. 게다가 새벽과 한낮, 해 질 녘 등 하루에도 여러 차례 달라진다. 그래서 같은 산이라도 갈 때마다 다른 매력을 볼 수 있기에 물리지 않고 다시 찾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어느 산이든 한 해 중 특정 시기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럴 때는 산꾼들이 몰려 길이 번잡스러워지더라도 이를 무릅쓰고 찾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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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쫓비산 정상에서 청매실농원으로 내려오다가 산길을 벗어난 뒤 한 굽이 도는 지점에서 내려다본 섬진강과 마을 풍경. 장독대가 가득한 곳이 청매실농원으로 건물 바로 뒤의 대나무숲 위에는 홍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3월의 산’으로 광양 갈미봉(葛美峰·513m)~쫓비산(536.5m)을 찾았다. 호남정맥 백운산에서 갈라진 산줄기가 매봉을 거쳐 갈미봉과 쫓비산을 빚어 올렸다. 이름도 특이한 쫓비산은 평소에는 발길이 드문 산인데 연중 3주 정도는 산행객으로 저잣거리를 방불케 한다. 바로 섬진강 매화마을의 매화가 만개하는 이맘때를 맞춰 산행과 꽃구경을 함께 즐기려는 이들로 몰리기 때문이다. 산길이 넓지 않아 사람이 몰리면 앞질러 가기가 어려워 정체를 각오해야 한다. 그런데도 섬진강 변을 하얗게 수놓는 매화꽃의 유혹은 강렬하다. 승용차를 이용해 산행에 나섰다면 섬진마을에서 산행을 마친 뒤 택시나 버스를 이용해 관동마을로 돌아가도 되지만 도사제방을 따라 걸어가는 길도 매화나무가 많아 구경하기에 좋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관동마을로 돌아가지 않고 청매실농원과 농원 아래 섬진마을에서 꽃놀이를 해도 된다. 참고로 광양매화축제는 오는 17일부터 25일까지 9일 동안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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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딩이재로 올라서기 직전의 가파른 침목 계단. |
이번 산행은 전남 광양군 다압면 고사리 송정공원 주차장 앞에서 출발해 관동마을과 마을 위 매화나무밭을 지나 게밭골~배딩이재~갈미봉 정상~바람재~전망대 바위~쫓비산 정상~청매실농원·토끼재 갈림길~청매실농원~섬진마을~도사 제방을 거쳐 관동마을로 되돌아가서 마무리한다. 이번 코스의 전체 거리는 12.5㎞ 정도로 소요 시간은 5시간 안팎이다. 갈미봉~쫓비산 산행을 마친 뒤 관동마을까지 가는 제방길을 걷지 않고 섬진마을에서 마무리한다면 산행 거리는 9㎞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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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쪽으로 조망이 트이는 갈미봉 정상 정자. |
관동마을 입구 송정공원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길을 건너면 마을 입구 ‘쫓비산 6.5㎞, 매봉 8㎞’ 이정표를 지나 마을로 들어선다. 오른쪽 30m쯤에 관동마을 표지석과 버스정류장이 있다. 정류장 오른쪽 길로 들어가 곧바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곧 주 등산로와 만난다. 마을을 벗어나 개울을 건너면 이르게 핀 홍매화가 반긴다. 길을 따라 꽃봉오리가 맺힌 매화나무가 가득하다. 틈틈이 이정표가 서 있어 길을 헤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매화나무밭을 10여 분 올라가면 마을에서 올라오는 다른 길과 만나는 갈림길이다. 이정표의 쫓비산 방향으로 가면 된다. 서울대 남부학술림 안내판을 지나며 뒤돌아보면 섬진강이 살짝 보이고 그 뒤로는 하동 구재봉~분지봉 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길은 점차 가팔라진다. 갈림길에서 20분가량 올라가면 창고와 주택을 지나며 흙길로 바뀐다. 곧 악양 벌판과 섬진강이 잘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정자 쉼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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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광양시 다압면 청매실농원 상부 문학공원 입구 부근에 핀 홍매화. |
곧 이정표를 지난 뒤로는 급경사 오르막이다. 게밭골 골짜기 옆으로 난 침목 계단을 오르면 배딩이재에 오른다. 오른쪽은 매봉을 거쳐 백운산으로 가는 길이다. 갈미봉과 쫓비산은 왼쪽이다. 서쪽에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는 억불봉(1008m)이고 북서쪽에 솟은 봉우리가 백운산(1217m)이다. 잠시 완만한 길에 이어 침목 계단이 설치된 급경사를 한참 오르면 갈미봉 정상이다. 정상석은 없지만 정자가 있어 쉬어가기 좋다. 섬진강과 구재봉이 잘 보이고 하동읍도 시야에 들어온다. 쫓비산에 가려면 국가지점번호 안내판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침목 계단을 지나 완만한 내리막을 가다 보면 돌무더기가 있는 바람재다. 좌우로 희미한 내리막길이 있다. 직진해서 올라가면 ‘쫓비산 2.7㎞’ 이정표를 지나 급경사 바위 사면에 설치된 덱 계단을 오른다. 바위 위에서 왼쪽으로 가면 정면에 갈미봉이 보이고 10시 방향에는 백운산이 우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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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마을 주택 벽에 그려진 매화. |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는 길이 계속된다. 40~50분 능선을 따라가면 쫓비산 정상이다. 큼지막한 정상석과 국가지점번호 안내판, 자동우량경보시설이 있다. 여기서도 동쪽으로 전망이 트이는데 발아래 청매실농원과 섬진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정상에서 15분가량 가면 청매실농원과 토끼재 갈림길이다. 남동쪽으로 내려오던 길이 갈림길에서부터는 북동쪽으로 방향이 바뀐다. 군데군데 낙엽에 덮여 있거나 급경사가 나오지만 길은 대체로 걷기 편하다. 능선을 따라 30분 정도 내려가면 능선을 벗어나 청매실농원으로 내려간다. 길은 청매실농원을 가로질러 내려간다. 이곳도 홍매화가 한창이다. 농원 입구에서 조금 내려와 작은 다리를 건너 오른쪽 좁은 길로 내려가면 섬진마을 입구다. 여기서 산행을 마쳐도 되지만 관동마을로 걸어서 되돌아간다면 직진해 주차장을 지나서 강변으로 간 뒤 도로를 따라가면 된다. 제방을 따라가는 도로는 거리가 3.5㎞ 정도로 시간은 50분가량 걸린다.
# 교통편
- 부산서부버스터미널서 하동터미널으로 간 후 다압행 35번 버스 이용
이번 산행의 출발 지점인 전남 광양시다압면 관동마을로 가려면 광양보다는 하동으로 가는 게 편리하고 시간도 절약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하동으로 간 뒤 다압면으로 간다. 하동행은 오전에는 7시(첫차), 8시10분, 9시20분 등에 출발한다. 하동터미널에서는 다압으로 가는 35번 버스를 타면 된다. 오전에는 7시30분(첫차), 9시10분, 11시에 출발한다. 부산서 오전 7시 첫차를 타면 9시10분에 출발하는 다압행 버스를 탈 수도 있다. 시간대가 맞지 않는다면 하동읍에서 택시를 타야 한다.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전남 광양시 다압면 고사리 송정공원이나 관동마을회관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 송정공원 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