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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근교산&그너머 <1071> 경북 청도 몰래길

따스한 햇살 맞으며 웃음코드 즐비한 저수지 한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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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수월마을에 ‘철가방극장’ 세운
- 개그맨 전유성 씨 주도로 만들어
- 코스 곳곳에 재미난 이름 가득

- 성곡저수지 남서쪽은 도로 따라
- 북동쪽엔 산 곡선따라 임도 조성
- 북쪽에 우뚝 솟은 비슬산 조화봉
- 보는 위치 따라 다른 풍경 이채

기온이 차츰 오르고 신록은 날로 색이 진해지고 있다. 화려한 꽃이 아니더라도 농도를 달리하는 나뭇잎의 색만으로 계절의 변화를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햇볕이 눈부시기는 하지만 따가울 정도는 아니라 걷기에는 연중 가장 좋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계절에는 탁 트인 풍광을 바라볼 수 있는 걷기 코스를 찾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명산의 둘레길, 해안길, 강을 따라 걷는 길, 섬 둘레길 등 다양한 걷기 코스가 나름의 묘미를 지니고 있다. 제각각 길의 어려움이 다르고 조망도 차이 나기 때문이다.
   
그린투어센터에서 도로를 따라 각남면 방향으로 가면 곧 만나는 빨간색 우산우체통. 멀리 오른쪽으로 성곡댐 제방과 청도 남산이 보인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이번에 청도 성곡저수지 둘레길인 ‘몰래길’을 찾았다. 호수 둘레를 따라 걷는 길은 섬 둘레를 한 바퀴 도는 길과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더 많다. 섬 둘레길은 섬을 중심으로 바깥 방향을 보며 걷는 반면 호수 둘레길은 계속해서 걸어온 길, 걸어갈 길을 바라보며 걷는다. 멀리 조망점이 있다면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을 조망하는 즐거움이 있다. 몰래길은 북쪽에 우뚝 솟아 있는 비슬산 조화봉이 조망의 기준점 역할을 한다. 대부분 구간에서 조화봉이 바라보이는데 각도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청도 몰래길의 기점인 청도군 풍각면 그린투어센터.
성곡저수지는 물을 채운 지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저수지다. 기점인 그린투어센터가 있는 성수월마을은 이전에 아래쪽에 있다가 수몰된 마을의 주민들이 이주한 곳이다. 예전에 나온 지형도나 일부 포털 지도에는 저수지가 표시되어 있지 않다. 성수월마을에는 개그맨 전유성 씨가 세운 철가방극장이 있다. 몰래길은 2012년 당시 행정안전부 심사에 선정돼 전유성 씨가 주도해 만든 길이다. 그래서 이름을 비롯해 코스 곳곳에 웃음 코드가 묻어난다. 저수지의 남서쪽은 도로를 따라 도보길이 조성돼 있고 북동쪽으로는 차량이 통행하지 않는 임도가 자연스러운 산의 곡선을 따라 조성돼 있다. 망향정이 있는 야트막한 산을 제외하면 경사를 느끼기 어려운 편안한 길이다. 또 포장도로를 따라가는 구간이 있지만 따로 길을 내서 일부 덱 탐방로 외에는 내내 흙길을 걸을 수 있다.

이번 코스는 경북 청도군 풍각면 성곡리 성수월마을 그린투어센터에서 출발해 당산나무를 보고 되돌아와 석곽묘·우산우체통~황소등~등고개~성곡댐~백안정~망향정 갈림길~망향정~안산정 갈림길~철가방극장을 거쳐 그린투어센터로 돌아오는 원점 회귀다. 이번 코스의 전체 거리는 6.5㎞ 정도로 답사 시간은 2시간~2시간30분 걸린다.

   
성곡저수지 북서쪽으로 흘러드는 개울을 건너는 징검다리.
코스는 그린투어센터에서 출발해 시계 방향으로 돌았다. 몰래길 출발에 앞서 센터 바로 앞에 바라보이는 당산나무를 보고 간다. 센터 오른쪽 성곡1리경로회관 앞에서 저수지로 내려간다. 당산나무가 있는 둔덕 오른쪽으로 올라가서 왼쪽으로 내려와 경로회관 앞으로 되돌아가면 된다. 당산나무는 수몰된 옛 마을에서 옮겨 심었다. 당산나무 아래에서는 북서쪽 조화봉은 물론 남동쪽으로 저수지 하류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지금은 들어가서 볼 수 있지만 비가 많이 와 물이 차면 센터 쪽에서 바라보기만 해야 한다. 경로회관으로 돌아가다가 도로에 닿기 전 오른쪽으로 꺾어 도로 아래 흙길로 걸어가면 야트막한 언덕 위에 이전 복원한 석곽묘와 우산우체통이 나온다. 석곽묘는 수몰되기 전 발굴조사를 마치고 옮긴 것이다. 우산우체통은 일 년에 한 차례 연말에 발송해 주는 느린 우체통이다. 이곳에서는 하류 방향으로 댐 제방이 보이고 그 뒤로는 멀리 남산이 보인다.

   
성곡저수지 북동쪽 호안을 따라 하류의 댐 제방으로 가는 길.
석곽묘에서부터 각북면 소재지로 가는 도로의 가드레일 옆으로 트레킹 길이 조성돼 있다. 3, 4분 가다가 도로와 헤어져 푹신한 흙길을 간다. 곧 징검다리가 나오는데 비가 많이 오면 잠기는 곳이다. 이럴 때는 바로 옆 도로로 올라가 다리를 건너면 된다. 벚나무가 줄지어 있는 비포장길을 걷는다. 산책하듯 편안한 길을 걸으면 오른쪽으로 당산나무와 우체통이 보인다. 길은 산의 옆구리를 따라 들락날락하며 여러 굽이를 돈다. 징검다리에서 15분 정도면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인 황소등이다. 왼쪽 오르막으로 가면 능선에서 노인봉과 풀산으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곧바로 만나는 등고개에서는 조화봉이 정면에 바라보인다. 10분 정도면 성곡댐 제방에 닿는다.

   
몰래길에서 가장 높은 곳인 망향정에 올랐다가 다시 호안으로 내려가는 급경사 계단.
제방을 건너면 중간에 강화유리가 깔린 덱 탐방로를 지나 도로 옆 흙길을 걷는다. 펜션을 잇달아 지나 백안골이 저수지와 합류하는 지점에 백안정 정자가 있다. 여유 있는 코스인 만큼 이곳에서 잠시 땀을 식히며 쉬어가면 좋다. 백안정을 지나 징검다리를 건너면 정면에 성수월마을로 가는 도로가 보이는데 몰래길은 도로와 만나지 않고 오른쪽으로 휘어진다. 잠시 뒤 만나는 갈림길에서는 이정표의 철가방극장·망향정 방향으로 올라간다. 이정표 삼거리에서 오른쪽 망향정에 들렀다가 돌아온다. 2층 정자인 망향정에 오르면 나무가 가리기는 하지만 댐까지 물에 잠긴 옛 마을 자리가 눈에 들어온다. 갈림길로 돌아와 철가방극장 쪽으로 가면 안산정으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철가방극장 방향으로 내려가면 수변길을 걸어 철가방극장에 닿는다. 여기서 그린투어센터는 바로 앞이다.


◆교통편

- 부산역 출발 청도역 간 뒤 버스 타고 풍각정류장 하차, 상수월행 순환버스 이용

   
몰래길의 막바지이자 성수월마을 초입에 자리 잡은 철가방극장.
청도 몰래길의 시점이자 종점인 청도군 풍각면 성곡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려면 여러 차례 교통편을 갈아타야 한다.

부산에서 청도까지는 열차로 이동해야 한다. 부산역에서 출발해, 구포를 거쳐 청도로 가는 열차가 15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청도역에서 나와 왼쪽에 있는 청도공용버스터미널에서 풍각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풍각행 버스는 15분~1시간 간격으로 수시 운행한다. 풍각정류장에서 성곡1리로 가는 상수월행 풍각순환버스는 운행 횟수가 많지 않다. 오전 7시50분, 10시20분, 오후 2시10분, 6시20분 네 차례 운행한다. 들어가는 버스 기사에게 오후에 나가는 버스가 성곡1리를 통과하는 시간을 미리 물어보는 게 좋다. 풍각에서는 청도로 나간 뒤 다시 열차 편으로 부산으로 돌아가면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청도군 풍각면 성곡1리 성수월마을 그린투어센터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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