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구지면·현풍읍 경계 위치
- 11㎞ 경사 완만한 4시간 코스
- 5대 서원 중 하나인 ‘도동서원’
- 400살 은행나무 등 운치 가득
대구의 서쪽에 자리한 달성군은 면적이 대구 전체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넓다. 1000m가 넘는 명산인 비슬산을 비롯해 최정산 청룡산 주암산 등 700m 후반에서 900m대에 이르는 산을 품고 있다. 높이는 이에 미치지 못하지만 산세나 조망에서는 뒤지지 않는 산이 달성군에 숨어 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이번에 찾은 산은 드넓은 달성군의 남서쪽 끝으로 낙동강을 곁에 두고 우리나라 5대 서원으로 꼽히는 도동서원이 자리 잡은 대니산(戴尼山·408m)이다. 대니산 정상은 달성군 구지면과 현풍읍의 경계에 서 있다. 정상은 물론 임도를 따라 걸으며 시야가 트이는 곳마다 달성군과 고령군을 감고 도는 낙동강 풍광은 물론 가까이 비슬산, 멀리 가야산을 비롯한 인근의 주요 산을 조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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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니산 정상 서쪽의 헬기장에서 바라보이는 북쪽과 동쪽 조망.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는 북쪽 사면에 서면 낙동강과 중부내륙고속도로의 중부내륙낙동강교, 현풍읍, 비슬산이 차례로 보인다. |
도동서원은 5대 서원인 안동의 병산서원 도산서원, 영주 소수서원, 경주 옥산서원과 함께 1871년 대원군이 서원을 철폐할 때 존속된 47곳 가운데 하나다. 도동서원에 배향한 한훤당 김굉필은 연산군 때 갑자사화에 연루돼 극형을 당했고 이후 오현에 추증됐다. 현풍은 그의 증조부가 터전을 마련한 곳으로 한양서 태어난 김굉필은 이곳에서 생을 마쳤다. 서원 왼쪽 산길로 올라가면 낙동강을 정면으로 내려다보는 자리에 그의 묘소가 있다. 전체가 사적인 도동서원에서도 중정당과 사당, 담장이 함께 보물로 지정됐다. 서원 앞 수령 400년을 넘은 은행나무는 서원의 오랜 역사를 대변한다.
대니산이라는 독특한 이름도 김굉필에서 유래했다. 대니산이라는 이름은 원래 있었지만 한자가 바뀌었다. 대니산(代尼山)이란 이름은 김굉필이 이곳에 살면서 공자의 자인 중니(仲尼)에서 니(尼)는 두고 대신할 대(代)를 일 대(戴)로 고쳐 ‘공자를 받드는 산’이라는 의미인 대니산(戴尼山)으로 바뀌었다. 또 김굉필 이전에 재니산(載尼山)으로도 불렸는데 이 이름은 국립지리원 지형도에 남아 있다. 대니산 정상에서 도동서원으로 내려가는 길은 왕령지맥 구간이기도 하다. 산을 좀 다닌다는 이에게도 낯선 이름인 왕령지맥은 낙동정맥에서 갈라져나온 비슬지맥에서 다시 갈라진 지맥으로 서쪽으로 달려 진등산(284m)을 지난 뒤 도동서원 서쪽에서 낙동강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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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지면 소재지를 출발해 등산로 초입에서 만나는 시원하게 뻗은 소나무. |
이번 코스는 대구 달성군 구지면 창리 구지면사무소에서 출발해 대구소프트웨어고등학교~동네체육시설~대니산 정상~407.1m 봉(기지국·패러글라이딩 활공장)~헬기장~임도 수리리 갈림길~자모리 갈림길~오설리 갈림길~다람재 갈림길~오설리 갈림길~석문산성 갈림길을 지난 뒤 임도를 벗어나 산길로 다시 접어들어 전망대를 거쳐 낙동강 변으로 내려가 도동나루 입구에 이어 도동서원 앞에서 마친다. 전체 거리는 11.5㎞ 정도로 소요 시간은 4시간 안팎이다. 거리는 길지만 상당 구간이 경사가 완만한 임도라 시간은 생각보다 적게 걸린다.
들머리만 잘 찾으면 마지막 도동서원으로 내려가는 길 외에는 헷갈리는 곳이 없다. 구지면사무소에서 출발해 구지파출소와 구지교회 오른쪽으로 간다. 정면에 대니산을 바라보고 대구소프트웨어고등학교 왼쪽 길로 올라가 국가산단북로 건널목을 건넌다. 정면의 유가매운탕 식당 뒤 능선으로 올라가면 산길이 시작된다. 완만한 능선이 살짝 내려갔다가 농장을 지나 다시 오르막이다. 무덤 옆 수풀에 덮인 운동기구가 있는 동네 체육시설을 지난다. 급경사지만 직선 길과 갈지자로 오가는 길이 함께 있어 힘을 덜 들이고 오를 수 있다. 20분 정도 오르면 규모가 작은 체육시설을 지나 대니산 정상에 오른다. 정상석은 없고 ‘왕령지맥 대니산 408m 준·희’ 안내판이 나무에 걸려 있다. 북쪽으로 낙동강과 현풍, 비슬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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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굉필을 모신 도동서원의 앞을 지키는 수령 400년을 넘긴 은행나무. |
여기서 서쪽으로 가면 곧 송신탑과 기지국이 있는 407.1m 봉이다. 임도 왼쪽 오르막을 따라가면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는 정상에서 탁 트인 조망을 누릴 수 있다. 올라온 길과 도동서원까지 가야 할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되돌아 나와 임도를 100m쯤 내려가 기지국 옆으로 올라가면 헬기장이다. 이곳에도 북쪽으로 향한 활공장이 있다. 헬기장에서 능선으로 내려가면 왕령지맥을 걷지만 이번 답사에서는 다시 내려와 임도를 따라간다. 갈림길이 잇달아 나오는데 자전거길 이정표에 표시된 도동서원 방향을 따르면 된다. 이정표에는 해발 고도도 표시돼 있다.
조금 지루하게 길이 이어지지만 모퉁이를 돌 때마다 달라지는 풍광을 보는 재미가 있다. 수리리와 자모리, 오설리 갈림길을 잇달아 지난다. 다람재 갈림길과 오설리 갈림길, 석문산성 갈림길을 차례로 지난다. 이어 10분 정도면 운동기구가 있는 모퉁이를 돌고 다시 10분쯤 가면 임도를 벗어나 도동서원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니 유심히 살펴야 한다. 이정표는 없지만 비포장에서 콘크리트 포장으로 바뀌는 지점 왼쪽의 나무에 시그널이 10여 개 걸려 있다. 기적비가 세워진 김씨 묘를 지나 바위 전망대에서는 도동서원이 있는 낙동강 방향이 내려다보인다. 다소 희미한 급경사 길을 10분 정도 내려가면 숲을 벗어나 낙동강 변의 도로와 만난다. 오른쪽으로 가면 도동나루 앞을 지나 도동서원에 닿는다.
# 교통편
- 부산서 현풍터미널 간 뒤 600번 시내버스 갈아타고 구지면사무소 정류장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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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동나루 앞에서 보이는 낙동강. |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현풍터미널로 간 뒤 시내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현풍으로 가는 버스는 오전 7시10분(첫차), 8시20분, 9시30분, 10시30분 등 12회 있다. 1시간30분 소요. 현풍터미널에서는 600번 시내버스(평일 14분 간격, 휴일 18분 간격)를 타고 구지면사무소 정류장에 내리면 된다. 산행을 마치는 도동서원에서는 택시를 불러야 한다. 이용자 수가 적어 기존 버스노선이 폐지됐고 달성3번 버스는 현풍 장날(5, 10일)에만 하루 두 차례 운행해 사실상 이용하기 어렵다. 택시로 구지면사무소까지 온 뒤 600번 버스를 타면 된다. 구지택시(053-614-3311, 615-3399). 현풍에서 부산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8시(막차)까지 1시간 정도 간격으로 운행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대구 달성군 구지면 창리로11길 38 구지면사무소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해 인근에 주차하면 된다. 차량을 회수할 때는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전문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