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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근교산&그너머 <1109> 경남 양산 죽바우등

힘겨운 걸음 뒤 맛보는 달콤한 영남알프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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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네스코 문화유산 통도사 출발
- 함박재 거쳐 한피기고개로 하산

- 코스 초반 긴 급경사 부담되지만
- 영축산·천성산·울산 문수산 등
- 1064m 정상서 보는 조망 시원

- 매표소서 절 가는 ‘무풍한솔길’
- 울창한 노송 늘어서 힐링에 딱

부산이 우리나라 한쪽 귀퉁이에 있어 전국에 있는 명산을 두루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부산 시내의 산만 올라도 어지간한 산행 갈증은 풀 수 있다고 했지만 높고 큰 산에 대한 아쉬움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함박재에서 청수골 중앙능선 갈림길을 지나 죽바우등에 올라가기 직전 바위 위에서 바라본 북쪽 조망. 앞쪽으로 체이등에서 함박등을 거쳐 영축산까지 능선이 이어지고 그 뒤로는 신불산을 거쳐 맨 왼쪽 간월산으로 능선이 이어진다.
이런 아쉬움을 풀어주는 게 가까이 있는 영남알프스다. 시간이나 체력에 맞춰, 또 계절에 따라 구미에 맞는 코스를 고를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다. 영남알프스는 겨우 1000m에 턱걸이를 한 문복산부터 1200m대 중반에 이르는 가지산까지 1000~1200m대의 산을 여럿 품고 있다. 이 가운데는 가까이 있는 유명한 산의 이름과 산세에 가려 있지만 나름의 위용을 떨치는 봉우리도 여럿 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이번에 찾은 죽바우등(죽밧등·1064m)이 그런 봉우리 중 하나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과 원동면의 경계에 있는 죽바우등은 영축산 명성에 가린 봉우리다. 통상 영축산을 올랐다가 남서쪽으로 능선을 따라 오룡산과 염수봉으로 가다가 지나치는 봉우리 중 하나다. 하지만 해발 1081m인 영축산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 높이에 삐죽 솟은 정상의 바위 벼랑 위에서 보는 산세도 예사롭지 않다. 영남알프스의 주요 봉우리를 모두 시야에 담을 수 있어 조망에서도 영축산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양옆의 영축산이나 시살등, 오룡산을 거치는 길이 여럿 있지만 죽바우등으로 바로 오르는 산길도 있다. 취재팀은 이번에 통도사에서 함박재를 거쳐 죽바우등을 올랐다가 한피기고개로 하산하는 코스를 찾았다.

이 코스는 반대쪽인 배내골에서 오르는 코스와 달리 긴 급경사 오르막이 부담스럽다. 하지만 힘겹게 올라가는 동안 보이는 풍광은 시원하기 그지없다. 야트막한 산줄기 사이에 포근하게 자리 잡은 통도사를 비롯해 맞은편 봉화봉 능선과 경부고속도로, 천성산이 차례로 다가온다. 통도사의 여러 암자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백운암까지 올라가면 더욱 멀리 시야가 트여 울산의 문수산과 남암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죽바우등을 전후로 한 주 능선에서는 영남알프스의 중첩된 능선과 봉우리가 쉴 틈 없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물론 멋진 풍광에는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 갈수록 가팔라지는 산길을 2시간 가까이 올라가야 해 묵직한 다리의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이번 코스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 입구 매표소에서 출발해 통도사~수도암·백운암 갈림길~백운암·지산리 갈림길~세심교 갈림길~극락암~비로암 삼거리~백운암~함박재~청수골 중앙능선 갈림길(체이등)~죽바우등~한피기고개~금수암·임도 갈림길~임도 사거리~서축암을 지나 세심교 삼거리를 거쳐 통도사 입구로 되돌아가는 원점 회귀다. 전체 거리는 14.5㎞ 정도로 소요 시간은 5시간 안팎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꼽힌 통도사 무풍한솔길.
통도사 입구 매표소에서 출발해 소나무가 울창한 무풍한솔길을 따라 통도사로 들어간다. 수령 100년에서 200년 사이의 노송이 늘어선 이 길은 지난해 11월 산림청과 생명의숲, 유한킴벌리가 공동 주최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꼽혀 대상인 생명상을 받았다.

1㎞가 조금 넘는 무풍한솔길을 지나면 통도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통도사는 지난해 다른 네 곳의 사찰과 함께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부도원과 성보박물관을 지나 천왕문 옆 통도천을 따라 난 길로 계속 간다. 정변전을 지나면 정면에 영축산에서 오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병풍처럼 선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능선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광도 멋있지만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풍광도 못지않게 아름답다.

경내를 벗어나 만나는 도로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50m쯤 가면 다시 백운암-지산리 갈림길이다. 왼쪽 백운암 방향으로 간다. 곧 세심교를 건너 운동장 앞 삼거리에서 직진한다. 왼쪽은 하산해서 내려오는 길이다. 정면 멀리 산 중턱에 백운암이 보인다.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극락암을 지나 비로암 삼거리에서 왼쪽 백운암 방향으로 간다. 300m가량 올라가 주차장을 지나며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중간중간 계단이 설치된 급경사를 30분 정도 오르면 백운암이다.

오른쪽으로 영축산을 바라보며 다시 30분 정도를 더 오르면 함박재에 닿는다. 오른쪽은 함박등을 거쳐 영축산으로 간다. 죽바우등은 왼쪽이다. 능선에 올라서니 배내골 방향에서 매서운 찬 바람이 불어온다. 체이등을 오르지 않고 오른쪽으로 우회하면 청수골(중앙능선 방향)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가면 정면에 뾰족한 죽바우등이 다가온다. 바위 능선 곳곳에서 조망이 트인다.
   
백운암 주차장에서 백운암으로 올라가는 급경사에 설치된 계단.
죽바우등은 정면으로 올라가도 되고 오른쪽으로 돌아가서 올라도 된다. 정상은 나무에 조금 가리기는 해도 시원하게 조망이 열린다. 하산 길은 능선을 따라가면 된다. 20분 정도 가면 이정표가 있는 한피기고개다. 왼쪽 ‘통도사(서축암) 2.8㎞’ 방향으로 내려간다. 남동쪽으로 뻗은 능선을 40분가량 내려가면 금수암-임도 갈림길이다. 금수암 방향으로 간다. 임도를 가까이 내려다보며 10여 분 가면 임도를 가로질러 내려간다. 푹신한 숲길을 잠시 가면 트레킹 길 안내도를 지나 금수암에서 내려오는 임도와 만난다. 오른쪽으로 가서 도로와 만나 왼쪽으로 가면 서축교와 서축암을 지나 세심교 위 삼거리에 닿는다. 이후로는 왔던 길을 되짚어 통도사 입구로 가면 된다.


■교통편

- 언양행 시외버스 타고 통도사신평터미널 하차

이번 코스의 기점인 통도사는 버스가 수시로 운행하고 경부고속도로에서 가까워 대중교통을 이용하든 승용차를 이용하든 편리하게 찾을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노포동 부산동부터미널에서 약 2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언양행 시외버스를 타고 통도사신평터미널에서 내리면 된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명륜역 1번 출구 앞 정류장에서 출발해 부산대역, 두실역, 범어사역을 거치는 11번이나 12번 시내버스를 타고 통도사신평 정류장에 내려도 되지만 소요 시간이 길다.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로 108 통도사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 통도사 매표소 앞에 대형 무료 주차장이 있다. 통도사는 입장료가 있다. 어른 3000원, 청소년 1500원. 주차료 2000원을 내고 경내로 들어가서 성보박물관 맞은편 주차장에 주차하고 출발해도 되지만 입구에서 무풍한솔길을 걸어가기를 권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전문기자 oce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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