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설 연휴에 부산을 떠나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일에는 선택의 여지가 많다. 평소 함께하기 어려운 가족이 하루 정도 짬을 내 가벼운 산행에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걷기 싫어하는 자녀의 거부감을 줄일 코스 선택의 어려움이 있다.
너무 먼 거리의 산이나 높은 산은 부담스럽다. 이럴 때는 승용차는 집에 두고 교통카드만 들고 나서도 찾을 수 있는 부산의 산을 찾는 게 좋다. 연휴에 가족이 함께 찾기에 좋은 가깝고 낮고 짧은 근교산 코스를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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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마산 편백 숲길. |
# 천마산~옥녀봉 둘레길
- 정상 오를 때처럼 체력부담 없어
- 울창한 편백숲에 등고선도 완만
- 조각공원·감천문화마을 구경도
‘천마산~옥녀봉(근교산&그 너머 1096회)’ 코스는 서구와 사하구를 걸친 천마산과 옥녀봉의 정상을 오르지 않고 중턱을 따라 돈다. 금정산을 비롯해 장산 백양산 엄광산 등 부산의 주요한 산에는 모두 둘레길이 나 있다. 둘레길에서는 정상을 올랐을 때와 같은 성취감과 멋진 조망은 손에 넣을 수 없지만 체력 부담 없이 숲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때로는 사색의 기회를 얻기도 한다. 이 코스는 감천문화마을 입구를 기점으로 해서 천마산을 시계 방향으로 먼저 돈 뒤 마을을 품은 옥녀봉 둘레를 역시 시계 방향으로 돌아 원점으로 돌아온다.
천마산은 정상 아래 조각공원과 함께 천마바위에서의 시원한 전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천마산 둘레길은 이와 달리 울창한 편백 숲을 걷는 길로 대체로 등고선을 따라가기에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다. 둘레길에서는 조망이 가리지만 바로 아래 천마산로에는 하늘 전망대, 누리바라기 전망대, 부산항 포토 전망대 등 여러 곳에서 조망이 시원하게 열린다. 이 코스를 그대로 돌아도 되지만 천마산 10리길 이정표를 따라 천마산 조각공원에 올랐다가 감천문화마을로 내려가도 된다.
▶대중교통 : 부산도시철도 1호선 자갈치역 1번 출구와 서구청 사이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사하구 1-1번, 서구 2번, 서구 2-2번 마을버스를 타고 감천문화마을·감정초등학교 정류장 하차. 괴정역 6번 출구를 나와 정면 100m 거리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사하구 1번, 사하구 1-1번 마을버스.
# 금정산 가람낙조길
- 시원한 낙동강 풍광 손 닿을 듯
- 일몰 무렵 아니어도 아름다워
- 탐방로 외 갈림길 많아 주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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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람낙조길의 석문. |
‘금정산 가람낙조길(근교산&그 너머 1079회)’은 시원하게 펼쳐지는 낙동강 풍광을 가까이에서 감상하며 걷는 코스다. 금정산 고당봉에서 미륵봉을 거쳐 장골봉으로 이어지는 주 능선에서 살짝 벗어난 서쪽 능선으로 올라가는데 잇달아 낙동강 방향으로 트인 전망대가 나타난다.
굳이 덱 전망대를 만들어둔 가람낙조길 전망대가 아니더라도 여러 곳의 바위 전망대에서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 물줄기와 주변 시가지, 산들을 조망할 수 있다. 낙동강 너머 낙조는 한 폭의 그림이겠지만 꼭 일몰 무렵이 아니더라도 풍광은 아름답다.
부산 북구 금곡동 부산시인재개발원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진홍사가 이 코스의 시점이자 종점이다. 이 코스는 정규 탐방로 외에도 수많은 길이 있는 금정산인 만큼 수시로 나타나는 갈림길이 헷갈리지만 전체적으로 봐서 부산시인재개발원과 가람낙조길 전망대, 화명수목원, 율리역 갈림길 정도만 잘 따라가면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중요한 갈림길에는 이정표가 없어 혼란을 준다.
전체 코스를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화명수목원을 구경한 뒤 마을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대중교통 : 부산도시철도 2호선 금곡역 6번 출구로 나와 금곡119안전센터 옆 정류장에서 15, 111, 121번 시내버스를 타고 금곡주공3단지 버스정류장 하차, 진홍사까지는 200m 도보. 화명수목원에서는 금정구1 마을버스 이용.
# 기장 아홉산
- 임도·산길 어우러진 편안한 길
- 울창한 소나무·메타세쿼이아
- 300m 높이 가족동반 산행 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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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홉산 숲 입구에서 아홉산 정상 방향으로 가는 길은 경사가 완만한 흙길 임도를 걷는다. 설 연휴 동안 하루쯤 짬을 내 찾기에는 부산 시내의 야트막한 산이 가기도 쉽고 오르기도 부담없다. |
‘기장 아홉산(근교산&그 너머1063회)’은 전국에 명품 숲으로 이름을 날리는 아홉산 숲을 품은 산길을 걷는다. 기장 아홉산(361m)은 금정구 회동수원지에 접한 아홉산과 함께 부산시민이 즐겨 찾는 산이다. 금정구 아홉산이 수변과 연결되는 산행 코스로 인기를 끈다면 기장 아홉산은 걷기 좋은 임도 숲길과 남평 문씨 문중이 9대에 걸쳐 지켜온 명품 숲이 잘 알려진 곳이다. 아홉산 숲은 100년 전 중국에서 들여온 맹종죽이 유명한데 여기서 영화 ‘군도’ ‘대호’ 등을 촬영했다. 희귀한 구갑죽과 영남에서 유일한 금강송 군락도 볼거리다.
아홉산의 서쪽인 미동마을 아홉산 숲 입구에서 출발해 임도와 산길이 어우러진 편안한 길을 걷는다. 임도는 경사가 완만해 사색하거나 대화를 나누며 여유롭게 걷기 좋다. 300m대로 그다지 높은 산은 아니지만 아홉산 숲뿐만 아니라 산 전체의 울창한 소나무가 하늘을 가리고 임도에도 메타세쿼이아 등이 잘 가꿔져 있다. 정상을 오르내리는 산길은 경사가 가파르고 미끄러운 흙길이지만 걷는 데 부담을 줄 정도로 길지는 않다. 정상에 서면 가까이 달음산을 볼 수 있고 북동쪽으로는 동해도 조망할 수 있다.
▶대중교통 : 버스로 가기는 조금 불편하다. 부산도시철도 4호선 동부산대학역(윗반송)이나 고촌역에서 73번 버스를 타고 ‘웅천’ 버스정류장 하차. 배차 간격은 60분. 반여농산물시장역에서 184번 시내버스를 타고 웅천 하차. 배차 간격은 45분.
이진규 전문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