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개한 원동 일대 매화 구경 위해
- 가장 짧은 원점회귀 코스로 선택
- 토곡산·천태산 명성에 가려졌지만
- 곳곳에 열리는 낙동강 조망 시원
- 급경사·미끄러운 구간 많아 주의
요즘처럼 하루가 멀다고 뜨는 미세먼지 ‘나쁨’ 이나 ‘매우 나쁨’ 예보를 보면 등산이 왠지 ‘익스트림(extreme)’ 레저가 된 기분이다. 노약자에게는 아예 외출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건강한 성인이라도 가능하면 외출하지 않더라도 마스크를 꼭 쓰고 다니는 판에 경사진 오르막길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미세먼지를 한껏 들이마시는 등산은 폐의 건강을 비롯해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활동이 된 느낌이다. 하지만 아무리 공기 질이 좋지 않더라도 하루가 다르게 계절의 변화가 느껴지는 시기에 실내에만 머물기는 아쉽다. 근교의 산에는 이미 생강나무와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트렸다. 아직 400~500m대의 높이에서는 조금 더 기다려야겠지만 어지간한 산의 등산로 초입은 붉고 노란 꽃들이 펴 시선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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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재에서 비석봉으로 가는 도중 지나는 546m 봉 전망대에서 본 원동역 일대와 낙동강. 비석봉은 군데군데 급경사의 오르막과 조망이 시원하게 트이는 바윗길이 있어 원동천을 가운데 두고 마주보고 있는 토곡산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매화가 흐드러지게 핀 경남 양산시 원동면 순매원과 가까운 비석봉(561.3m)을 찾았다. 원동은 초봄의 매화로 잘 알려진 곳이다. 해마다 원동면 일대에서 매화 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이달 16, 17일 이틀간 열린다. 올해는 예년보다 따뜻한 기온 때문인지 개화 시기가 조금 앞당겨진 듯하다. 오는 주말이면 매화가 절정의 시기를 넘었을 수도 있다. 순매원뿐만 아니라 주변 야산과 비석봉 산행의 기점인 당곡마을에도 매화나무가 많은데 꽃이 피는 시기가 조금씩 차이가 나니 꼭 축제가 열리는 주말이 아니더라도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듯하다.
비석봉은 이미 근교산 코너에서 여러 차례 소개했다. 1990년대 중반 처음 소개하며 산행 들머리의 지명인 비석골에서 이름을 따 그때까지 무명봉이던 561.3m 봉에 비석봉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비석봉과 천태산 신불암고개를 연결하는 코스 등 비석봉을 거치는 다양한 산행 코스를 소개했다. 이번에는 원동 매화 구경을 위해 가장 짧은 원점회귀 코스를 잡았다. 그 때문에 이번 산행 코스를 오르내리다 보면 예전에 부착한 안내 리본을 쉽게 볼 수 있다. 인근의 토곡산이나 천태산에 비하면 찾는 발걸음이 빈번하지는 않지만 바위가 많은 거친 능선과 곳곳에 열리는 시원한 낙동강 조망 등 명산행 코스로서의 조건을 두루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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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4m 봉 올라가는 길에 벼랑에서 보이는 원동천 일대. |
이번 코스는 양산시 원동면 용당리 당곡마을회관에서 출발해 능선을 따라 옛 채석장 위를 지나 244m 봉 산불감시초소~안부~갈림길~암릉~574m 봉~바람재~546m 봉 바위 전망대~비석봉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하산해 1022번 지방도와 만나 당곡회관으로 돌아간다. 전체 산행 거리는 6.6㎞ 정도로 소요 시간은 4시간 안팎이다. 경사가 급한 구간이 많고 길이 미끄러워 산행 속도를 빠르게 하기 어렵다. 게다가 중간중간 조망이 시원하게 열리는 바위 전망대가 많아 더욱 발걸음을 느리게 한다. 전체 구간에서 이정표는 없지만 574m 봉과 바람재 외에는 갈림길이 없어 능선만 따라가면 된다.
당곡회관에서 출발해 오른쪽 정자 옆의 콘크리트 길을 올라간다. 축대 앞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가족묘(납골묘) 뒤 능선으로 산길이 이어진다. 소나무 숲속 완만한 오르막이다. 소나무 아래 군데군데 활짝 핀 진달래가 반긴다. 10여 분 올라가면 야트막한 133m 봉을 지나 동쪽으로 폐채석장이 내려다보인다. 정면으로는 비석봉 앞 능선과 뾰족한 574m 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키 큰 나무가 없는 채석장 위 능선에서는 서쪽으로 당곡마을과 낙동강, 경부선 철도, 중앙고속도로, 가야진사와 용산, 무척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용하지 않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244m 봉을 지나 내려가면 안부를 거쳐 곧바로 갈림길이다. 직진해서 오르면 경사 30도를 넘는 가파른 오르막으로 이번 코스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20분 정도 오르면 펑퍼짐한 봉우리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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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 옆 전망 덱에서 바라본 순매원. |
한숨 돌리라는 듯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져 걷는다. 올라갈수록 바위가 많아진다. 등산로 오른쪽은 벼랑으로 전망이 트였다. 낙동강 건너 무척산과 신어산, 동쪽으로 에덴밸리 리조트가 있는 능걸산의 풍력발전기도 보인다. 미세먼지로 시야가 흐리지 않다면 영남알프스의 주요 봉우리도 보일 테다. 다시 한번 죽죽 미끄러지는 급경사를 10여 분 가면 574m 봉에 오른다. 삼거리 오른쪽은 천태산으로 가는 길이다. 비석봉은 능선을 따라 왼쪽으로 내려간다. 낙엽이 두툼하게 깔린 길을 내려가면 임도가 지나는 바람재가 나온다. 임도 오른쪽은 천태산 등산로와 이어진다.
정면 비탈로 오르면 546m 봉 바위 전망대를 지나 바위 능선을 따라 20분 정도 가면 비석봉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는 자연석에 펜으로 비석봉이라 쓴 정상석과 나무에 건 정상 안내판이 있다. 하산길은 정상 직전 갈림길로 되돌아가 오른쪽이다. 능선을 따라 낙동강을 바라보며 계속 내려간다. 틈틈이 전망 좋은 바위가 나타난다. 길은 뚜렷하지만 가파른 데다 낙엽과 잔돌이 깔려 미끄러운 구간이 많다. 1시간 정도 내려가면 잇달아 무덤을 지나 1022번 지방도에 내려선다. 왼쪽으로 잠시 가면 당곡회관으로 돌아간다.
# 교통편
- 출발지인 당곡마을까지 가려면 원동역 내려 2.5㎞ 걸어가거나
- 도시철도 증산역서 버스 타야해
비석산 산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는 조금 불편하다. 열차와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운행 편수가 적거나 도보 이동 거리가 멀다. 먼저 부전역이나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무궁화 열차로 원동역에 내리면 당곡마을까지는 걸어가야 한다. 원동으로 가는 열차는 부산역에서 하루 6회, 부전역에서 하루 4회 출발한다(오전에는 각각 두 차례). 원동매화축제가 열리는 오는 16, 17일과 다음 주말인 23, 24일에는 임시 정차하는 열차편이 있지만 이미 대부분 매진돼 이용하기가 어렵다. 원동역에서는 삼랑진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당곡마을까지 편도 2.5㎞를 걸어야 한다. 부산도시철도 증산역에서 당곡마을로 가는 양산 137번 시내버스는 하루 5회 운행해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증산에서 오전 7시35분, 10시20분 등에 출발하고 돌아오는 버스는 오후 2시45분(중리마을 출발), 5시50분(천태사 출발), 7시50분(중리마을 출발)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경남 양산시 원동면 천태로 1427 당곡마을회관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전문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