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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123> 섬 산행(3) 통영 매물도 해품길

쪽빛 바다·동백터널·야생화…화사한 봄을 품은 섬 한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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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금항 선착장 기점 원점회귀
- 구간 대부분 가파른 바위 해안
- 걷는 내내 남해바다 감상 가능

- 70m봉·장군봉 등 전망대 서면
- 북쪽엔 통영·거제섬 펼쳐지고
- 남동쪽으론 대마도까지 보여

요즘 길 만들기 유행은 대체로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사단법인 형태로 민간이 조성한 길이 있는데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 여수갯가길이 그 예이다. 길 만들기를 거들고 나선 곳이 국립공원공단이다. 국립공원공단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가 2012년 경남 통영시의 섬들에 조성한 바다백리길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그림 같은 섬에서 바다 풍광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미륵도 한산도 비진도 연대도 매물도 소매물도에 1코스부터 6코스까지 조성됐다.
   
통영 매물도의 동쪽 해안을 따라가다가 당금마을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에 당금마을과 매물도발전소가 보인다. 매물도와 바짝 붙은 무인도인 바위섬 어유도의 오른쪽에는 가왕도가 있고 그 뒤에는 거제도 본섬이 있으며 왼쪽에는 통영의 섬들이 누워 있다.
통영은 섬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도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섬이 많은 곳이다. 이런 통영에서 고르고 골라 조성한 길인 만큼 6개 코스 가운데 어디를 가더라도 감탄이 절로 터져 나오는 풍광과 마주치게 된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섬 산행 세 번째로 경남 통영시 바다백리길 5코스인 매물도 해품길을 찾았다. 바다백리길로는 비진도 산호길과 연대도 지겟길을 소개한 데 이어 세 번째다. 매물도는 본섬인 매물도와 소매물도, 무인도인 어유도 등 3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는데 해품길은 본섬인 매물도에 조성된 길이다. 매물도는 광고 촬영지로 잘 알려진 소매물도의 명성에 가려 있지만 섬 전체의 경관이나 트레킹 코스의 아름다움만 놓고 본다면 한결 뛰어난 곳이다. 바윗길과 동백터널, 야생화가 만발한 비탈을 걷는 재미에 흠뻑 빠질 수 있다. 대기가 깨끗한 날이면 남동쪽으로 70㎞도 채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길게 드러누운 대마도가 뚜렷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해품길 대부분 구간은 예전부터 섬 주민들이 마을 간을 오가거나 밭일하러 다닐 때 이용하던 길이다. 이런 길이 섬에만 있겠냐마는 매물도 해품길이 특별한 것은 ‘바다를 품은 길’이라는 이름처럼 전체 코스를 걷는 동안 잠시도 바다가 시야를 벗어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섬 동쪽의 몽돌해수욕장과 방파제가 있는 섬 북서쪽의 당금과 대항 선착장을 제외하면 거의 가파른 바위 해안이다. 무인도인 홍도를 제외하면 통영의 섬 가운데서 남동쪽 가장자리에 있는 매물도 해품길을 걸으면 내내 아찔한 벼랑 아래에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매물도발전소를 지나면 나타나는 몽돌해변.
이번 코스는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매물도 당금항 선착장에서 출발해 한전 매물도발전소~전망대~몽돌해변 입구~당금마을 전망대~전망대~대항마을·장군봉 안부 삼거리~어유도 전망대~장군봉 정상~등대섬 전망대~대항마을을 거쳐 당금항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원점 회귀다. 전체 거리는 7.2㎞ 정도로 소요시간은 3시간30분 안팎이다. 해품길은 당금마을~장군봉~대항마을 선착장 구간인데 거리가 제각각이다. 공단 홈페이지의 바다백리길 안내에는 5.2㎞로 나오는데 옛 매물도분교 옆에 세운 안내도에는 5.4㎞다.

매물도 당금항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바로 해품길이 시작된다. 정면의 당금안내소 건물과 바다백리길 안내도 사이로 올라간다. 바닥에 푸른색 페인트로 그은 선을 따라가면 된다. 보건진료소 앞을 지나 한전 매물도발전소가 나온다. 담장 옆으로 가서 이정표 삼거리에서 전망대로 올라가면 70m 봉이다. 대마도가 선명하게 보이고 북쪽으로는 어유도 너머 통영·거제의 섬들이 점점이 늘어서 있다. 봉우리를 한 바퀴 돌아 내려오는 길에는 발아래 파도가 부서지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삼거리로 돌아와 장군봉 방향으로 간다. 섬에 유일한 해수욕장인 몽돌해변을 바라보고 걷는다. 자갈 해변에 성난 파도가 들이치는 모습은 비경이지만 지천으로 쌓인 쓰레기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193m 봉 아래에서 본 대항마을.
옛 매물도분교 옆을 지나 해품길 출입문을 통과하면 곧 동백터널이다. 완만한 사면을 가로질러 섬의 동쪽 끄트머리 86m 봉 직전에 방향을 틀어 침목 계단을 오른다. 당금마을 전망대에서는 북쪽으로 당금항과 어유도, 거제도의 산방산과 망산 노자산이 보인다. 남서쪽엔 섬의 최고봉으로 통신중계탑이 서 있는 장군봉(254m)이 처음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193m 봉 정상에 다다르기 전에 홍도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곳이 아니더라도 대마도를 배경으로 서 있는 홍도는 섬의 동쪽을 따라 걷는 코스 어디에서나 잘 보인다. 193m 봉 아래를 거쳐 급경사를 내려가면 대항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안부다. 직진하면 정상까지 임도를 따라간다. 중간에 지나는 어유도 전망대는 꼭 들렀다 가야 한다.

정상은 시설물로 어지럽고 남쪽의 전망대에서 바로 앞 소매물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서쪽으로 비진도와 연화도 욕지도 두미도는 물론 멀리 남해도까지 시야에 담는다. 소매물도를 바라보며 완만한 내리막을 간다. 등대섬 전망대에서는 소매물도가 바로 앞이다.

   
매물도 남서쪽 끝 등대섬 전망대에서 바라본 소매물도와 등대섬.
당금항에서 장군봉을 거쳐 등대섬 전망대까지 오는 길이 오르락내리락하며 비경을 감상하는 길이었다면 이후로 대항을 거쳐 당금으로 돌아가는 길은 상대적으로 단조롭다.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섬의 서쪽 해안선을 따라 편안한 길을 걸어가면 중간에 쉼터를 지나 30분이면 대항마을에 닿는다. 바다백리길은 대항 선착장에서 끝난다. 당금항으로 가는 길은 선착장으로 내려가지 않고 직진하면 된다. 마을을 벗어나 20분 정도면 당금항으로 돌아간다.


◆교통편

- 통영항·거제 저구항서 매물도 가는 배편 이용

매물도로 가는 배는 통영과 거제 두 곳에서 탈 수 있다. 통영항여객선터미널에서는 하루 세 차례 오전 6시50분, 10시50분, 오후 2시30분에 출발한다. 2시간 소요. 매물도 당금항에서는 오전 8시50분, 낮 12시50분, 오후 4시에 출발한다. 한솔해운(055-645-3717) 홈페이지(hshaewoon.co.kr) 참조. 거제 저구항 매물도여객선터미널에서는 하루 네 차례 오전 8시30분, 11시, 오후 1시30분, 3시30분에 출발한다. 35분 소요. 당금항에서는 오전 9시, 11시30분, 오후 2시, 4시35분에 출발한다. 매물도해운(055-633-0051) 홈페이지(www.maemuldotour.com) 참조.

취재팀은 저구항에서 당금항을 왕복하는 경로로 다녀왔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거제 고현으로 가서 시내버스를 이용해 저구로 가야 한다. 서둘러야 오전 11시 배를 탈 수 있다.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고현행 버스는 오전 6시부터 10~4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20분 소요. 고현에서 저구로 가는 시내버스는 하루 9회 운행한다. 오전 5시50분, 7시5분, 8시10분, 9시45분 출발. 50분 소요. 저구에서 고현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5시35분, 7시40분 등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경남 거제시 남부면 저구해안길 60 매물도여객선터미널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전문기자 oce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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