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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124> 경남 합천 황매산

황홀한 연분홍 철쭉융단 … 내 발걸음 잡지 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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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백산·지리산 바래봉과 함께
- 전국 3대 철쭉 명산으로 꼽혀
- 광활한 황매평전·기암 봉우리
- 다양한 수목 울창한 숲도 유명
- 정상 주변 시원한 조망은 덤

산행 다니며 하는 구경이라면 봄에는 화려한 꽃, 여름에는 계곡수와 폭포, 가을에는 눈부신 단풍, 겨울에는 설경이 떠오른다. 그중 으뜸을 뽑으라면 봄날에 하는 꽃 구경이 아닐까. 삭막한 겨울을 벗어나 맞이한 봄이 피워낸 화려한 꽃 잔치에 눈길이 쏠리는 건 당연지사다. 매화와 산수유에 이어 진달래, 철쭉까지 꽃 이름을 단 축제가 전국 여러 곳에서 열린다. 이 가운데서도 산행을 해야만 볼 수 있는 게 진달래와 철쭉이다. 피는 지역과 시기가 조금씩 차이 나기에 나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지만 군락의 밀집도와 꽃의 화려함에서 아무래도 철쭉이 우위다.

   
황매평전 남쪽의 제1 철쭉 군락지에 붉은 물이 들고 있다. 지난 2일 답사 때의 모습으로 이 일대의 철쭉 군락은 지난 주말에 절정을 맞았다. 이곳보다 해발고도가 100m 정도 높은 황매산 정상 주변은 조금 늦게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이번에 철쭉 축제가 한창인 합천 황매산(黃梅山·1108m)을 찾았다. 철쭉으로 이름난 산은 부산 근교의 천성산과 대운산을 비롯해 한라산 제암산 일림산 소백산 덕유산 등 여럿이다. 많은 철쭉 명산 가운데 황매산은 소백산과 지리산 바래봉과 함께 3대 철쭉 명산으로 꼽힌다. 황매산은 철쭉이 유명하지만 광활한 황매평전과 기암 봉우리, 소나무와 활엽수가 어우러진 숲도 아름다워 산림청 100대 명산으로 선정됐다. 바래봉처럼 황매산도 예전 목장이 있던 자리가 철쭉 군락지로 변했다. 목장은 진작에 문을 닫았지만 예전 지형도를 보면 황매산 수목원의 북쪽으로 정상 동쪽과 삼봉 남쪽에 해당하는 평탄한 사면과 정상 주차장 바로 위의 사면이 목장으로 표시돼 있다.

합천 황매산 철쭉제는 지난달 27일 개막해 오는 12일 막을 내린다. 황매평전의 서쪽 사면에서는 같은 기간 산청 황매산 철쭉제가 열린다. 근교산 취재팀은 이전에 황매산의 다양한 산행 코스를 소개했고 철쭉 개화기에 산청 쪽 철쭉 군락지를 오르는 코스도 소개한 바 있다. 이번에는 합천에서 승용차를 이용해 가장 높이 올라갈 수 있는 황매평전 정상 주차장을 기점으로 삼아 오로지 철쭉을 보기 위한 코스를 잡았다. 취재팀은 지난 2일 답사했는데 평년보다 개화가 늦어 보였다. 이번 주 초에 절정을 맞아 오는 주말과 다음 주말까지는 화려한 자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황매삼 정상으로 오르는 급경사 계단 중간쯤의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황매평전. 주 능선을 기준으로 왼쪽이 합천, 오른쪽이 산청이다.
이번 코스는 경남 합천군 가회면 황매산 오토캠핑장에서 출발해 모산재·닭벼슬바위 갈림길~제1 철쭉 군락지~철쭉제단~제2 철쭉 군락지~감암산 갈림길~초소 전망대~산청·합천 경계 안부 갈림길~전망대~황매산 정상~무학굴~장박마을·삼봉 갈림길 쉼터~삼봉~상봉~중봉~중봉 갈림길~황매산 수목원~은행나무 주차장을 거쳐 정상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원점 회귀다. 전체 거리는 7.3㎞ 정도로 소요 시간은 3시간~3시간30분이다. 출발 지점부터 정상까지 계속 철쭉을 볼 수 있다. 길지 않은 코스지만 철쭉 구경에 빠지면 시간 가는 줄 모르니 산행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 게 좋다.

정상 주차장 아래 캠핑장이 있는데 이 가운데 캠핑장 A, B 중간 안쪽 끝에 ‘기적 등산로’ 안내판과 이정표가 있다. 계곡을 건너 맞은편 사면으로 오르면 곧바로 철쭉이 반긴다. 주차장 상부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 계속 올라가면 모산재·닭벼슬바위 갈림길이다. 갈림길 일대와 모산재 방향 사면에 철쭉 군락이 있다. 여기서부터 능선을 따라 황매산 정상 방향으로 간다. 철쭉 외에는 키 큰 나무가 없어 사방 조망이 시원하게 열린다. 북쪽으로는 황매평전과 황매산 정상에서 중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답사 때는 막 꽃망울을 터트리는 정도였는데도 황매산 철쭉은 붉은 융단이 깔린 듯 눈을 황홀하게 했다. 제1 철쭉 군락지를 지나며 넓게 펴진 능선을 걷는다. 남동쪽에 모산재, 남쪽에는 감암산이 가까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 남서쪽에는 반야봉과 천왕봉, 그 동쪽으로는 웅석봉, 둔철산, 정수산이 보인다.

   
산행객들이 인증샷을 찍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는 황매산 정상.
황매산 철쭉제단에서 왼쪽의 제2 철쭉 군락지를 가로질러 간다. 감암산에서 오는 길과 만나 초소 전망대까지 올라간다. 탁 트인 경치를 감상한 뒤 능선을 따라 북쪽에 우뚝 솟은 황매산 정상을 향해 간다. 베틀봉(946.3m) 옆을 지나 안부로 내려가면 산청군과 합천군이 각각 세운 이정표가 서 있다. 산청 쪽 덱 탐방로로 올라간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며 뒤돌아보면 능선 좌우의 합천과 산청 쪽 철쭉 군락지가 한꺼번에 시야에 들어온다. 계단을 지나 갈림길에서 전망대에 들렀다가 온다. 완만한 능선을 걷다가 잠깐 치고 오르면 정상이다. 좁은 바위 정상에 세운 정상석 앞에는 인증샷을 찍으려는 이들이 길게 줄을 서 기다린다.

   
정상 서쪽에 자리한 무학굴.
정상 왼쪽의 무학굴로 간다. 무학대사가 수도했다는 동굴을 보고 능선에 다시 오르면 곧 장박마을과 삼봉 가는 길이 갈라지는 쉼터다. 삼봉 방향으로 가면 문득 눈앞에 합천호의 그림 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삼봉의 바위 봉우리 세 개를 잇달아 넘고 삼각점이 있는 상봉(1104.5m)을 지나면 정자가 있는 중봉(1110m)이다. 마지막으로 합천호를 한 번 더 바라보고 곧바로 만나는 삼거리에서 이정표의 오토캠핑장 방향으로 내려간다. 급경사에 이어 예전 목장이 있던 완만한 사면을 지나면 수목원 도로와 만난다. 바로 아래 삼거리에서 암석원 방향으로 간 뒤 다음 삼거리에서 내려가면 황매산 수목원 입구와 은행나무 주차장이다. 10분 정도 도로를 올라가면 출발했던 오토캠핑장이 나온다.


# 교통편

- 대중교통으론 가기 힘들어
- 황매산 오토캠핑 주차장
- 목적지로 승용차 이용해야

이번 산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중교통으로 황매산 정상 주차장으로 가려면 황매산 매표소에서 가장 가까운 가회면 둔내리 덕만마을까지 가야 하는데 버스가 별로 다니지 않는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삼가를 거쳐 합천으로 가는 버스는 하루 16회 운행한다. 합천터미널에서 덕만, 대병, 삼가를 오가는 농어촌 버스와 삼가~가회를 오가는 버스가 각각 1회, 하루 총 4회 오간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경남 합천군 가회면 황매산공원길 331 황매산군립공원 오토캠핑장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 황매산 매표소에서 주차요금 3000원을 내야 한다.

축제 기간에는 차량이 많아 오토캠핑장 주차장이 빨리 차면 은행나무 주차장에 주차한 뒤 10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이마저도 어려우면 매표소 위 캠핑장에 주차한 뒤 유료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전문기자 oce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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