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횡성 잇는 ‘수레너미재’
- 태종이 스승 운곡 만나기 위해
- 수레 타고 갈 만큼 평탄한 길
-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서 출발
- 학곡천·한다리골·수레너미골
- 종착지 태종대까지 14.9㎞
- 숲·계곡 어우러져 걷기 완만해
- 잣나무 군락 숲속놀이터 정겹고
- 해발 500m 위치한 마을 색 달라
명산은 높고 깊고 넓다. 높은 봉우리에서 가지 능선이 여러 갈래 나뉘고 그 사이는 깊은 골짜기가 자리 잡는다. 골짜기와 능선은 여러 고갯길로 연결되기도 한다. 가까이 지리산이 장터목 벽소령 화개재 임걸령 돼지령 성삼재 등 수많은 고개를 통해 영남과 호남, 마을과 마을을 잇듯이 치악산도 험준한 산세 곳곳에 자세를 낮춰 사람들이 통행할 수 있도록 고개를 열고 있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가며 곧은재 원통재 배너미재 등이 서쪽의 원주와 동쪽의 횡성을 잇고 있다. 치악산의 여러 고개 가운데 가장 북쪽에서 원주와 횡성을 잇는 것이 수레너미재다. 조선 태종이 횡성군 강림면에 은거하던 스승 운곡 원천석을 만나기 위해 수레를 타고 넘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름처럼 고개를 넘는 길은 대부분 숲과 계곡이 어우러진 완만하면서 걷기 편안한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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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교산 취재팀이 수레너미재로 오르는 한다리골 초입의 잣나무 숲을 지나고 있다. 치악산 둘레길 3코스인 수레너미길 초반은 수레가 지나다닐 정도로 평탄하고 부드러운 흙길이라 계곡과 숲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걷기에 좋다. |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원주시의 국형사~제일참숯~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 구간을 걷는 치악산 둘레길 1·2코스에 이어 원주시 소초면과 횡성군 강림면을 잇는 수레너미재를 넘어가는 3코스 수레너미길을 소개한다. 3코스는 운곡 선생과 그의 제자인 태종 이방원에 얽힌 이야기를 품고 있다. 운곡 선생은 1코스에 지나는 원주시 행구동에 묘역이 조성돼 있지만 생전에 강림면 강림리에 은거했다. 태종이 넘었다는 고갯길은 대부분 구간이 실제 수레가 큰 어려움 없이 다닐 정도로 넓고 평탄하다. 하지만 해발 732m에 달하는 고개 정상 부근은 경사가 가팔라 실제 수레가 다니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3코스의 종착지인 태종대(太宗臺)는 낯익은 지명이다. 부산 영도 태종대와는 한자까지 같다. 하지만 영도 태종대는 신라 태종무열왕이 삼국 통일 후 이곳을 찾아 경치에 감탄하고 활을 쏘며 노닐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치악산 둘레길 3코스는 크게 학곡천과 한다리골 하류의 마을을 지나는 길, 수레너미재를 넘는 산길, 강림면의 마을 길로 나뉜다. 치악2교에 바짝 붙어 상류에 있는 수레너미교는 치악산 정상 비로봉에서 이어져 온 능선이 천지봉을 거쳐 북쪽으로 내려와 끝나는 지점으로 구룡사를 거쳐 흘러온 학곡천과 수레너미재에서부터 흘러온 한다리골이 합수하는 지점이다. 3코스도 단풍 명소로 이름난 치악산이 품은 길답게 계곡을 따라 단풍나무가 많다. 출발하자마자 지나는 학곡천 하류는 단풍나무와 느티나무가 길 양쪽에 줄지어 서 있다. 고개를 전후해 지나는 한다리골과 수레너미골도 단풍나무가 계류에 그늘을 드리운다.
이번 코스는 강원 원주시 소초면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출발해 원주옻칠기한지공예관~수레너미교~수레너미길 입구 아치~한다리골 수레너미길 1·2·3교~잣나무숲(숲속 놀이터)~수레너미길 4·5·6·7교~수레너미재~수레너미길 입구 아치~점터골 삼거리~웃고사리재~덕고개를 거쳐 태종대에서 마친다. 전체 거리는 14.9㎞로 소요 시간은 5시간~5시간30분이다. 3코스는 1·2코스와는 달리 후반부의 길 안내가 부실하다. 고개를 경계로 원주시 구간에는 이정표가 꼼꼼하게 설치돼 있지만 횡성 구간은 이정표가 없고 길도 공사가 한창이라 어수선하다. 계곡을 벗어나 태종대까지 가는 구간은 대부분 포장된 길이라 발의 피로도가 높고 햇볕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해발 500m를 넘나드는 고지대의 마을 길은 색다른 정취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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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태종이 스승인 운곡 선생을 기다리던 바위인 태종대. |
2코스를 마쳤던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출발해 곧바로 구룡2교를 건넌 뒤 학곡천을 곁에 두고 도로를 따라간다. 원주옻칠기한지공예관 앞을 지나면 학곡천과 한다리골이 만나는 수레너미교를 건넌다. 이제 한다리골을 거슬러 걷는다. 한적한 마을 길을 따라 민박촌을 지난다. 정면 멀리 수레너미재로 오르는 한다리골의 깊숙한 골짜기가 바라보인다. 민박촌을 벗어나 수레너미길 입구 아치를 지나면 경사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편안한 흙길을 걷는다. 수레너미길 1~3교를 건너 20분 정도 가면 작은 잣나무 군락을 지나 숲속놀이터가 있는 규모가 큰 잣나무숲을 만난다. 하늘을 가린 키 큰 잣나무 아래 목재로 만든 놀이시설이 정겹다. 계곡을 좌우로 오가며 수레너미길 7교를 건너 15분 정도 오르면 원주와 횡성의 경계인 수레너미재에 오른다. 큰 엄나무 앞에 스탬프 함과 느린 우체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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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레너미재를 넘어 수레너미골을 내려가는 도중 건너는 돌다리. |
고개에서 강림면으로 내려가는 길도 완만하다. 탐방로 정비 공사가 한창인 길을 20여 분 가면 입구 아치를 지나 마을로 들어선다. 여기서 계곡을 따라 30분 정도 더 내려가면 계곡과 헤어져 처음으로 갈라지는 점터골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간다. 이곳에는 앞서 걸어온 구간과 같은 이정표가 없다. ‘치악산 둘레길’이라고 적힌 키 작은 팻말만 서 있는데 자칫 놓치고 지나가기 쉽다. 리본을 잘 살펴서 따라가면 된다. 임도를 지나 웃고사리재를 넘어가면 해발 500m 안팎에 걸친 마을 길이다. 멀리 마을과 동쪽의 병풍처럼 둘러선 산들을 바라보며 걷는다. 사거리와 삼거리를 지나 30분 정도 가면 덕고개에 이어 목장을 지난다. 모퉁이를 돌면 물소리가 들리고 곧 계곡이 내려다보인다. 도로와 만나 잠시 뒤 벼랑 위의 태종대에 닿는다. 누각의 비석에는 태종대의 옛 이름인 주필대가 새겨져 있다. 비로봉과 향로봉 사이 동쪽 사면의 물이 모여 흘러온 강림천의 경치를 감상하고 여정을 마무리한다.
# 교통편
- 부산동부버스터미널~원주 시외버스 매일 10회 운행
- 휴일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 가려면 ‘41-2번’ 타야
부산 동부버스터미널에서 원주로 가는 버스는 오전 7시, 8시40분, 9시50분 등 하루 10회 운행한다. 막차는 오후 7시50분. 원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산행 버스도 하루 10회(첫차 오전 7시, 막차 오후 7시50분) 운행한다. 3시간50분 소요. 원주터미널에서 3코스 출발 지점인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로 가려면 휴일에는 41-2번(배차 간격 70분)을 이용하면 되고 평일에는 2-1, 16-1, 31, 33, 34, 35번 시내버스를 타고 ‘태장2동’ 정류장에 내려 인근 ‘안흥한의원’ 정류장에서 구룡사행 41번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태종대에서 원주터미널로 가려면 32, 34번 버스를 타고 횡성 ‘삼일광장’ 정류장에서 2-1번 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전문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