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마을 ~가천다랭이마을
- 전체 거리 11㎞ 둘레길 코스
- 앵강만 둘러싼 능선 조망 황홀
- 몽돌해변 옛 어로시설 석방렴
- 울창한 소나무 방풍림 ‘숙호숲’
- 산비탈 매달린 집·논 풍경 이채
다랑이는 ‘좁고 긴 논’을 뜻하는데 사투리로 다랭이, 달뱅이로 불린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다랑이촌인 경남 남해군 ‘가천다랭이마을’은 2005년 1월3일 대한민국 명승 제15호에 지정됐다. 설흘산(482m) 산비탈에 형성된 가천마을은 해안 절벽으로 인해 바다를 끼고 있지만 배 댈 곳이 없어 고기잡이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마을 주민은 가파른 산비탈에다 계단식 석축을 쌓고 그 안에다 흙을 채워 논농사를 지었다. 그렇게 만든 집과 논은 처마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제비집을 보는 듯 위태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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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남해바래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스로 꼽히는 ‘앵강다숲길’(10코스)을 걷는 취재팀 앞으로 에메랄드 빛 앵강만이 펼쳐진다. 멀리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귀비산 송등산 호구산이 보인다. |
가천 다랑이논에 관한 일화 한 토막. “옛날 한 농부가 일을 하다가 자신의 논을 세어보니 논 한 배미가 모자라 아무리 해도 찾을 수 없었다. 포기하고 집에 가려고 삿갓을 들었는데 그 밑에 논 한 배미가 있었다” 한다. 이를 두고 삿갓을 씌우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작은 논, 죽·밥 한 그릇과 바꿀 정도로 작은 논이라는 뜻에서 삿갓 논, 삿갓배미, 죽 배미, 밥 배미로 가천 다랑이논을 불렀다. 가천다랭이마을은 척박한 땅을 한 뼘이라도 더 개간해 손바닥만 한 논을 만들어 농사를 지었던 섬사람들의 억척스러운 삶을 잘 보여준다. 남해군은 해안선을 따라 이들 섬사람의 애환을 담은 남해바래길을 조성했다.
남해바래길 개통 10주년을 맞아 2020년에 231㎞ 코스로 새롭게 정비해 ‘남해바래길 2.0’이라 이름 붙였다. 현재 남해바래길은 섬 전체를 순환하는 본선 16코스와 지선 3코스가 있다. 이 가운데 가천다랭이마을을 기·종점으로 하는 남해바래길은 10코스와 11코스다. 10코스는 취재팀이 이번에 답사했던 앵강다숲길(17.7㎞)이며, 11코스 다랭이지겟길(13.5㎞)은 ‘근교산&그 너머’ 827회에 이미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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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교포들이 노후를 남해에서 보내려고 조성한 미국마을. |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10코스인 원천항~다랭이마을 코스가 남해바래길 중 가장 길어 미국마을에서 출발해 다랭이마을에 도착하는 구간을 소개한다. 이 코스는 파도소리가 앵무새 소리를 닮았다는 데서 유래한, 앵강만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알려졌다. 남해바래길은 남해안을 따라 걷는 ‘남파랑길’ 90코스 중에서 36~46코스가 겹친다. 남해바래길 10코스는 남파랑길 42코스와 경로가 같아 남해바래길과 남파랑길 이정표, 안내 리본, 붉은색 남파랑길 스티커 등을 참고하면 된다.
이번 산행은 경남 남해군 이동면 용문사 입구 미국마을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해 미국마을~월포해수욕장 갈림길~도로표지판(남해 37㎞·남면3㎞) 갈림길~남면 표석~두곡방파제(꼭두섬)~두곡·월포해수욕장~볼록거울 갈림길~남해군 청소년 수련원(대해원)~숙호숲~홍현(제1반)버스정류장~홍현1리 아랫마을 진입 표석~석방렴~홍현방파제~가천다랭이마을 해안숲길을 거쳐 가천다랭이마을(가천 암수바위)에서 마친다. 둘레길 거리는 약 11㎞이며, 4시간 안팎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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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호마을 앞 방풍림인 숙호숲. |
미국마을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한다. 마을 가운데로 난 편백숲 도로를 올라간다. 재미교포들이 노후를 남해에서 보내려고 만든 미국마을은 대부분 펜션과 민박을 겸한다. 10분이면 마을을 벗어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꺾어 월포해수욕장으로 간다. 직진은 서포문학공원·용문사방향. 왼쪽 앵강만에 뜬 둥근 섬은 노도다. 서포 김만중이 노도에 유배돼 ‘구운몽’을 집필했다고 한다. 이어지는 이정표에서 모두 두곡, 월포해수욕장 방향으로 간다. 용소 꼭두방펜션을 지나 미국마을에서 35분이면 나오는 도로(남해 37㎞·남면 3㎞ 표지판)에서 오른쪽으로 간다.
남면 표석을 지나 건널목을 왼쪽으로 건너 재미들펜션 가는 길로 내려간다. 정면의 꼭두섬과 연결된 두곡방파제 직전에 오른쪽으로 꺾어 해변 백사장을 지난다. 크고 작은 몽돌이 깔린 두곡해수욕장과 행정봉사실 건물을 지나면 월포해수욕장이다. 두 마을의 해수욕장이 서로 붙어 있어 두곡·월포해수욕장으로도 불린다. 월포 당산나무를 지나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 방파제에서 오른쪽으로 간다. 볼록거울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숙호숲’ 방향으로 간다. 오수처리장을 지나 갈림길에서 홍현해우라지마을(2.5㎞)로 직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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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현마을의 원시어로시설 석방렴. |
폐교된 학교는 남해군 청소년 수련원(대해원)으로 사용 중인데 그 앞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향한다. 숙호마을 앞에 소나무 방풍림인 숙호숲이 길게 이어진다. 남해자연참맛횟집을 끼고 오른쪽으로 꺾어 계단을 올라가면 가천다랭이마을로 가는 도로가 나온다. 홍현(제1반)버스정류장과 전망 덱을 지나 홍현1리 아랫마을 진입로 표석에서 왼쪽으로 내려간다. 홍현해우라지마을 방풍림을 돌아가면 몽돌 해변에 돌을 둘러 물고기를 잡는 원시어로시설인 석방렴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축항기념비를 지나 방파제에서 오른쪽 길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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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바래길 10코스 기·종점인 가천다랭이마을. |
상상속의펜션을 지나 곡각 갈림길에서 왼쪽 가천암수바위로 향한다. 홍현 황토휴양촌 갈림길에서 직진한다. 앵강다숲길에서 원시림을 떠올리게 할 만큼 숲이 우거진 해안 오솔길이 가천다랭이마을까지 이어진다. 해안 경비를 서던 초병들이 다니던 옛길로 폐쇄된 군 벙커를 지난다. 2.5㎞ 해안숲길 안내판에서 약 1시간이면 가천다랭이마을에 들어선다. 정자에서 왼쪽 남파랑길을 따라 가천암수바위에 도착하면 앵강다숲길은 끝난다. 임신한 여자와 남자의 중요부위를 닮았다는 가천 암수바위에서 가천버스정류장까지는 약 10분을 더 가야 한다.
◆교통편
- 부산서 남해터미널 간 뒤 가천행 군내버스 갈아타고 미국마을 정류장 하차해야
이번 산행은 출발과 도착점이 달라 대중교통편이 편리하나 남해 군내버스 시간을 잘 맞춘다면 승용차 이용도 괜찮다.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남해공용터미널로 간 뒤 가천행(이동면 방면) 군내버스를 타고 미국마을 정류장에서 내린다. 서부터미널에서 남해행은 오전 6시20분, 8시30분, 9시40분에 있다. 2시간30분 소요. 남해터미널에서 가천행 버스는 오전 7시, 8시5분, 9시35분, 10시40분에 있다. 산행 후 가천에서 나가는 이동면 방향 군내버스는 오후 4시, 5시45분, 7시30분에 있다. 미국마을정류장을 거쳐 남해터미널로 가는데 승용차를 타고 갔다면 차량회수를 하면 된다. 오후 7시 버스는 미국마을 방향으로 가지 않으니 참고한다. 남해공용터미널에서 부산행은 오후 4시15분, 5시5분, 5시30분, 7시20분에 있다. 승용차 이용 때는 경남 남해군 이동면 미국마을길 8 미국마을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한 뒤 마을 안 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
문의=생활레포츠부 (051)500-5147 이창우 프리랜서 010-3563-0254
글·사진=이창우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