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등경로당 기점 10㎞ 원점회귀
- 코스 초반부 대나무숲 길 운치
- 수령 250년 추정 ‘국수목’ 이채
- 송곳산 정상 거북바위 전망대
- 1200m 대 능선 조망 한눈에
- 오두산, 산세 가팔라 주의 필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할 만큼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은 공단이 들어서면서 지형이 완전히 달라졌다. 송곳산(481m)과 오두산 (鰲頭山·823.8m) 들머리인 상북면의 양등마을을 찾아가는 길도 천지개벽을 할 만큼 변해 있었다. 그러나 마을 안길로 들어서면 개울을 따라 난 좁은 길이 옛 모습 그대로 경로당까지 이어졌다. 그제서야 양등마을의 본 모습이 눈에 들어오면서 마을을 두른 오두산과 매봉산(473m)을 잇는 산세가 그려졌다.
 |
울산 울주군 상북면 송곳산은 ‘가지산 전망대 산’이라 알려졌다. 취재팀 왼쪽 멀리 가지산에서 시계방향으로 쌀바위 상운산 귀바위가 파노라마로 펼쳐지며 발아래 24번 국도와 석남사가 보인다. |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송곳산~오두산 산행을 소개한다. 영남알프스 주봉인 가지산(1240.9m)을 조망하는 최고의 전망대 산인데도 아직 찾는 이가 별로 없어 나만의 조용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송곳산과 매봉산은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하는 지형도에도 그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오두산과 같이 영남알프스 변방에 속해 영남알프스를 즐겨찾는 산꾼이 아니라면 그 이름이 생소한 산이다. 그러나 지리산 천왕봉(1915.4m)의 아들 산을 주산(828.2m)이라 하듯, 송곳산 역시 가지산에서 아들 같은 존재이다. 늠름한 기상에 가지산을 지키는 수문장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오두산, 자라가 머리 치켜든 듯
 |
수령 250년으로 추정되는 보호수 ‘국수목’. |
양등마을은 버드나무에서 유래 되었다 하며, 배내고개로 올라가던 옛길이 시작되던 마을이다. 오두산과 송곳산 사이 잘록이를 넘어 배내고개로 가던 ‘어심내기’ 길로 열 두 고개를 넘어야 할만큼 멀고 힘들었다. 방물장수와 장꾼들이 오르내렸으며, 배내골 주민들이 언양 장을 찾아 오르내렸던 억척스러운 길이었다. 그러나 석남사에서 이천리 배내골로 도로가 뚫리면서 이제 묻혀져 옛 이야기가 되었다.
매봉산은 솟아 오르는 매의 모습을 닮았다 하며 송곳산은 빼쪽한 송곳에 유래하는데, 먹물을 머금은 붓 끝에 비유하기도 해 문필봉으로도 불린다. 오두산은 남쪽 배내봉(966m)과 연결된 능선을 빼고는 땅에서 솟아 오를 정도로 산세가 가팔라 자라가 머리를 빳빳이 치켜든 모습이라 한다.
울주군 상북면 양등리 양등경로당을 출발해 국수목~전망대~매봉산~송곳산~양등재~오두산 정상~소나무 전망대~오두산 정상~돌담봉(745m)~갈림길~601봉~걸기미재~양등경로당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다. 산행거리는 약 10㎞이며, 4시간30분 안팎이 걸린다.
 |
양등마을에서 배내고개로 가던 옛 고개인 양등재. |
이번 산행은 양등경로당에서 출발한다. 경로당 앞에서 영남알프스 둘레길 녹색 화살표 방향인 오른쪽 길로 간다. 왼쪽 양등천을 끼고 가는 붉은 화살표는 취재팀의 하산 길이다. 2분이면 마을을 빠져나가 봇도랑(수로)에 세워진 둘레길 이정표에서 왼쪽으로 간다. 다시 나오는 둘레길 이정표에서 취재팀은 아무런 표시가 없는 왼쪽 대나무 숲으로 들어선다. 오른쪽은 영남알프스 둘레길 방향. 곧 대나무 숲이 둘러싼 보호수인 국수목을 만난다. 둘레가 4.9m, 높이가 15m인 소나무는 수령이 약 250년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현재 소나무 재선충 예방 주사를 맞았다.
운치 있는 대숲 길이 길게 이어진다. 두 번의 갈림길에서 송곳산으로 직진하면 왼쪽에 전망대가 나온다. 길천 일반산업단지 뒤로 화장산과 봉화산 사이는 언양과 삼남읍이며, 멀리 문수산 남암산 정족산이 보인다. 소나무 숲길이 완만하게 이어지던 길은 오르막길로 바뀐다. 국수목에서 30분이면 매봉산에 올라서는데, 조망이 막혀 지나친다. 봉분이 큰 무덤을 지나 바위 전망대에서 조망을 즐긴다. 폐 헬기장을 지나 매봉산에서 15분이면 송곳산에 도착한다. 자연석에 써 놓은 정상표석 오른쪽이 소야정 방향 하산 길인데, 30m 즈음 내려가면 거북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가지산, 고헌산 등 파노라마 풍경
 |
자연석에 쓴 송곳산 정상 표석. |
오두산~송곳산 최고의 전망대로, 왜 송곳산을 가지산 최고 전망대라 하는지 알 수 있다. 왼쪽 오두산에서 시계방향으로 배내재 능동산 입석대 가지산 쌀바위 상운산 운문령 대현고개 와항재 고헌산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며 발아래 24번 국도와 석남사가 보인다. 다시 정상을 지나 마사토 길을 내려간다. 오른쪽 행정마을에서 올라오는 두 곳의 갈림길을 지난다. 구릉지 같은 완만한 능선을 지나면 잠시 오르막이 이어지더니 양등재에 도착해 능선을 직진한다. 왼쪽은 양등마을에서 밀봉암을 거쳐 올라온다면 오른쪽은 산비탈을 돌아 배내고개로 가던 옛길이다.
이제부터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바위가 박힌 된비알에 로프를 잡고 오르면 가지산 방향으로 전망이 열린다. 다시 로프가 묶인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 양등재에서 약 40분이면 오두산 정상에 올라선다. 조망이 열리지 않아 왼쪽 배내봉 방향으로 3분 즈음 가면 나오는 소나무 전망대에서 가지산 조망을 즐긴다. 다시 오두산 정상으로 되돌아 간다. 하산은 취재팀이 올라왔던 갈림길에서 직진하는 능선을 탄다. 왼쪽으로 가지산에서 고헌산을 잇는 능선이 펼쳐진다. 큰 소나무 몇 그루 있는 돌담봉에서 직진한다. 산길은 가파르게 내려간다. 약 10분이면 중요 갈림길이 나오는데 취재팀은 왼쪽 능선을 탄다. 직진은 지곡저수지 방향.
 |
오두산 정상석. |
평탄한 산길은 601m봉을 지나 ‘급전직하’ 하 듯 가파르게 떨어지는데, 미끄러지지 않도록 한다. 빼곡한 소나무 숲이 나오면서 산길은 완만해지며, 둘레길 이정표가 세워진 임도(걸기미고개) 갈림길에 도착한다. 양등마을 원점회귀를 위해 왼쪽 둘레길 녹색 화살표 방향으로 간다. 직진은 300m봉을 넘어 상북지구 도시개발구역으로 향한다. 오른쪽 출입금지 팻말이 걸린 임도는 간창마을 방향이다. ‘밀봉암 기점 1.0㎞’ 작은 표석을 지나 임도 삼거리에서 오른쪽 둘레길 방향으로 꺾는다. 직진은 밀봉암 방향. 양지 바른 언덕 곳곳에 가족묘가 조성된 임도를 내려간다. 양등천에 놓인 다리를 지나 오른쪽으로 꺾은 뒤 걸기미고개에서 30분이면 양등경로당에 도착한다.
◆교통편
- 언양임시터미널로 간 뒤 석남사행 버스 갈아타고 양등입구 정류장서 하차
이번 산행은 대중교통편과 승용차 이용 모두 괜찮다.
부산 금정구 노포동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언양임시터미널로 가서 석남사행 시내버스로 바꿔 탄다.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언양행 버스는 오전 6시20분부터 약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45분 소요. 석남사행 버스는 언양임시터미널정류장 또는 구언양터미널정류장에서 석남사 방면 1713번, 807번, 338번, 323번, 328번, 355번 버스가 수시로 지나가며, 양등입구정류장에서 내린다. 양등마을은 건널목을 건너 가지산주유소 앞에서 왼쪽으로 꺾는다. 태화강에 놓인 양등교를 건너 길천 일반산업단지 사거리 도로에서 오른쪽 편의점 왼쪽 길로 들어선다. 양등입구정류장에서 도보로 약 15분 소요.
산행 뒤 양등입구정류장에서 시내버스가 수시로 지나가며, 구언양터미널정류장이나 언양임시정류장에서 내린다. 언양터미널에서 부산행은 밤 9시30분까지 약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승용차 이용 때에는 울산 울주군 상북면 양등길 38 양등경로당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
문의=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