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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313> 합천 남명 조식 선비길

토끼 닮은 마을 한 바퀴…매화나무에 깃든 선비정신에 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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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명교~삼가향교 11.5㎞ 코스
- ‘옥토망월형’ 풍수지리적 명당
- 복원된 생가·후진 양성 뇌룡정
- 경상우도 거유 흔적 곳곳 남아

- 강둑 서북쪽에 황매산 펼쳐져
- 오른쪽엔 산성산·한우산 장관
- 안내판·이정표 등 없어 아쉬움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해가 시작됐다. 근교산 취재팀은 토끼해를 맞아 걸맞은 산행지를 찾아보았다.

우리나라에 토끼 관련 지명이 158곳에 이르는데, ‘토끼골’이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토끼섬’이다. 그렇다면 ‘옥토끼가 보름달을 바라본다’는 ‘옥토망월형(玉兎望月形)’은 풍수가들이 말하는 명당인데, 과연 몇 군데인지 궁금했다.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 토산리 ‘토산’, 경북 안동시 남선면 원림리 ‘토갓’, 경남 합천군 삼가면 외토리 ‘토동’ 등 모두 21곳이나 됐다. 이 중에 합천군 삼가면 외토리 토동은 조선 중기 영남학파의 양대산맥으로, 퇴계 이황과 쌍벽을 이룬 남명 조식이 태어난 생가지이다.
경남 합천군 삼가면에 남명생가지에서 삼가향교까지 양천을 따라 ‘남명 조식 선비길’이 조성돼 있다. 취재팀이 가수교 삼거리 직전 양천 둑의 벚나무 덱 전망대에서 멀리 한우산과 산성산을, 그 앞으로 금산이 두른 삼가 면소재지를 보고 있다.
■‘옥토망월형’명당, 남명 생가지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더 볼 것도 없이 2023년 토끼해에 ‘기 받는 코스’로 남명 조식 생가지에서 삼가향교를 잇는 둘레길인 ‘남명 조식 선비길’을 소개하기로 했다.

남명 생가지는 암토끼가 달에 방아를 찧는 수토끼를 쳐다보며 누워 있는 형상인데, 남명 선생이 태어난 방은 토끼의 배 부분이라고 한다. 당시 풍수가가 이곳을 지나며 1년 안에 현자가 태어난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고, 이듬해 조선 중기 영남우도의 태두(泰斗)로 추앙받는 남명 조식 선생이 태어났다.

합천군 홈페이지에는 남명 조식 선비길을 소개하고 있다. 정작 선비길에는 남명의 대쪽 같은 선비정신을 보여주느라 그런 것인지 안내판·이정표·안내 리본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홈페이지 코스 안내에는 ‘외토리~금리 약 9㎞, 도보 2시간, 자동차 15분’이라 표시돼 있다. 남명교에서 삼가향교까지 도로 거리가 9㎞쯤 되었다. 취재팀은 뇌룡정에서 가수교 삼거리까지 다리를 건너는 것을 제외하고 도로는 피하면서 양천의 양쪽 제방을 걷는 남명 조식 선비길을 걸었다.

경남 합천군 삼가면 외토리 양천에 놓인 남명교~도로 삼거리(느티나무 보호수)~외토리 쌍비~토동 마을 경로회관~남명조식 생가지~용암서원·뇌룡정~폐교(기독교 청소년 외토 수련원)~용계교~구용계교~잠수교~학동교~문송 1교~가수교 삼거리(할배 미륵불)~기양루~3·1 만세운동 기념탑~삼가교~교동마을 경로당을 지나 삼가향교에 도착한다. 둘레길 거리는 약 11.5㎞이며, 3시간 안팎 걸린다.

승용차로 경남 의령군의 대의면소재지에서 외토리 토동 마을을 가려면 양천을 건너간다. 여기 놓인 다리가 남명 조식 선비길 출발지인 남명교다. 남명 조식 생가지는 큰 느티나무가 보이는 방향으로 도로를 직진한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보호수 느티나무를 지나면 ‘외토리 쌍비’가 나온다. 비각 안에는 고려 말 낙향한 이온의 효행을 기리는 효자비와 비바람에 글씨가 지워진 ‘백비’가 있다. 남명 조식 생가지를 먼저 들렀다가 뇌룡정과 용암서원을 보기로 하고, ‘뇌룡정(雷龍亭) 입구’ 표석를 지난다. 남명교에서 5분이면 토동 마을 경로당에 도착한다.
‘옥토망월형’의 명당으로 알려진 남명 조식 생가.
■계묘년 첫 산행 ‘남명조식선비길’

남명 조식 생가지는 경로당 오른쪽 길이며, 마을 주차장에서 오른쪽 골목 끝에 복원한 생가가 있다. 조식 선생이 1501년(연산군 7년) 6월 26일 이곳 외가에서 태어나 다섯 살까지 살았다. 아쉽게도 생가는 출입문이 닫혀 있어 내부를 볼 수 없었다. 선비길을 걷고 난 뒤 다시 오기로 하고 뇌룡정과 용암서원을 보려고 도로변 뇌룡정 입구 표석으로 되돌아갔다.

용암서원은 남명 선생을 향사하는 서원이다. 선생의 흉상과 ‘단성현감 사직소’ 빗돌을 보고 난 뒤 용암서원 묘정에 세웠던 비석을 보려 했다. 비석은 1812년(순조 12)에 세워졌다. 우암 송시열이 지었던 것을 당시 삼가 현감 오철상이 썼다. 여기도 출입문이 닫혀 있었다. 용암서원 앞 뇌룡정은 삼문이 열려 있어 안으로 들어갔다. 처가인 김해에 머물던 남명이 48세에 고향인 토동에 돌아와 지은 정자로 이곳에서 학문 연구와 후진 양성에 힘썼다 한다. 뇌룡정을 나와 용암서원과 사이에서 양천 제방에 올라 왼쪽으로 남명 조식 선비길을 걷는다. 2분쯤이면 왼쪽 ‘번개들’로 불리는 ‘강궤평(降櫃坪)’에 기와집이 보인다. 외토리 쌍비의 주인공인 이온을 향사하는 용연사와 용연서원이다. 먼발치로 보며 그냥 지나간다. 강둑에는 남명의 올곧은 선비정신을 상징하는 매화나무를 심어 놓았다. 배수장을 지나, 수련원으로 사용중인 폐교 앞에서 왼쪽으로 꺾은 뒤 ‘ㄷ자’ 모양으로 돌아 강둑을 걷는다.
용암서원 앞의 남명 선생 흉상.
용암서원에서 약 25분이면 나오는 용계교를 건너 선비길은 왼쪽으로 제방과 연결된다. 양천이 ‘뒷덤’ 바위 벼랑에 부딪혀 크게 꺾이며, 그 아래 웅덩이는 ‘뒷덤 밑’이라 불리는데 강추위에 꽁꽁 얼어붙었다. 둘레길은 오른쪽으로 틀어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아직 어린 이팝나무들이 늘어선 길은 사곡교 앞을 지나 구용계교를 건넌 뒤 오른쪽으로 꺾는다. 17분이면 오른쪽에 나오는 두 번째 잠수교를 건넌다. 멀리 서북쪽으로 황매산이 펼쳐진다. 학동교를 건너면 오른쪽이다. 얼음이 얼지 않은 곳은 청둥오리 무리와 왜가리가 인기척에 놀라 날갯짓하며 하늘을 배회하다 다시 그 자리에 내려 앉는다.

양천과 하판천이 만난다. 왼쪽 하판천을 잠시 끼고 가면 문송 1교가 나온다. 왼쪽 두모마을에 고려 말 산청현감을 지낸 심연을 기리는 ‘두산정’이 있다. 취재팀은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돌아 양천 제방을 걷는다. 여기는 모두 마늘밭이다. 사각 쉼터를 지나면 오른쪽 멀리 삼가면 동쪽을 두른 산성산 한우산 자굴산이 펼쳐진다. 아름드리 벚나무 길을 따라 학동교에서 약 45분이면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로’가 지나가는 가수교 삼거리에 도착한다. 직진해 ‘삼가 방향’ 원금마을 입구에 ‘할배미륵불’을 모신 당집이 있다. 마을로 들어가는 나쁜 기운을 막는 역할로 세워졌던 것으로 보이며, 도로 건너에 마주 보며 할매미륵불이 있다.

배수장 앞 삼거리에서 왼쪽 도로이며, 합천군에서 가장 오래된 누각 건물인 기양루를 지난다. 앞면 3칸, 옆면 2칸의 2층 누각으로 ‘도계문루’라 불렸는데, 삼가현 관아의 문루로 보고 있다. 삼가우체국과 삼가시장 앞 갈림길에서 오른쪽이다. 3·1만세운동기념탑 앞에서 삼가교를 건너 삼가초등학교를 지난다. 교동마을경로당에서는 왼쪽길이며, 가수교 삼거리에서 30분쯤이면 언덕에 들어선 삼가향교에 닿는다. 조선 세종 때 세웠다고 하며, 임진왜란 때 불타 1612년(광해군 4년) 다시 지었다.

남명 생가지와 용암서원의 닫힌 문을 합천군에 문의하니, 밀면 열린다고 했다. 닫혀 있다면 밀고 들어가면 된다.


◆교통편

- 버스시간 맞추기 어려워…남명교까지 자차 이용을

삼가정류소에서 ‘외토’ 가는 버스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아 승용차 이용이 낫다. 승용차 이용 때는 경남 합천군 삼가면 외토리 남명교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면 된다.

부산 사상구 서부터미널에서 합천행 직행버스를 탄 뒤 삼가정류소에서 내린다. 삼가정류소에서는 외토행 군내버스로 바꿔 타고 토동정류장에서 내린다. 버스 진행 방향으로 5분쯤 직진하면 나오는 도로 삼거리에서 왼쪽 ‘대의’ 방향 양천에 남명교가 있다.

서부터미널에서 합천행은 7시 8시30분 10시20분 등에 출발하며 삼가정류소에서 내린다. 약 1시간 50분 소요. 삼가정류소에서 외토로 가는 군내버스는 오전 7시30분, 10시30분 오후 1시30분 4시50분에 출발한다. 산행 뒤 삼가정류소에서 서부터미널로 가는 버스는 오후 2시50분 4시20분 5시40분 7시20분에 있다. 남명교 주위에 주차했다면 차량 회수는 삼가정류소에서 오후 1시30분 4시50분 외토행 군내버스를 타거나 삼가면 개인택시(055-932-4549·055-933-8282)를 이용한다. 택시요금 1만 원 선.

맛집 한 곳 소개한다. 삼가면소재지는 한우가 유명한데, 간단하게 먹는 소고기국밥도 알려졌다. 현지인이 추천한 집으로 합천 축협 삼가 지점 옆에 3대째 가업을 잇는 ‘상구한우’(055-933-0646)를 추천한다. 소고기구이는 물론이며, 강바람을 맞으며 걸었던 취재팀의 얼었던 몸을 풀어주는 데는 따뜻한 선지소국밥도 좋았다. 만약 선지를 즐기지 않는다면, 빼달라고 하면 된다. 선지소국밥 1인 8000원.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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