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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351> 전남 장흥 천관산

광활한 억새밭, 우뚝 선 기암괴석…우와 ~ 탄성이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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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관산 주차장 회귀 8㎞ 코스
- 석축 쌓아 복원한 연대봉 서면
- 월출산·무등산·득량도 등 장관

- 일렬로 쭉 늘어선 암봉 ‘진죽봉’
- 인도왕이 세웠다는 아육왕탑 등
- 각양각색 바위가 발길 붙잡아

올해로 근교산 연재가 만 30년이 되었다. 1993년 ‘가볼만 한 근교산’이 첫발을 내딛고 약간의 터울을 두다가 ‘다시 찾는 근교산’이 이어받아 현재에는 ‘근교산&그 너머’로 명맥을 잇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근교산 취재팀으로 산행에 참여했던 많은 산악인이 있었다. 초창기 당시 그분들은 혈기 왕성했던 40대였다. 이제 대부분 70대 중반을 넘겼고 많은 산 선배가 건강을 이유로 산을 떠났다. 또 하늘나라의 근교산을 개척한다며 먼길을 떠나신 분도 있다.
전남 장흥군 천관읍과 대덕읍을 경계 짓는 천관산은 능선에 늘어선 기암괴석과 억새로 2021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19호에 지정됐다. 반짝이는 은빛 억새길을 따라 환희대로 향하는 취재팀 앞 울퉁불퉁한 암릉은 금강굴 능선의 천주봉 대세봉이며 , 그 뒤로 멀리 영암 월출산이 보인다.
■올해로 ‘근교산’이 30주년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꼭 20년 만에 장천재·도립공원주차장에서 오르는 천관산(天冠山·724.3m)을 다시 찾았다. 나무들이 키가 더 큰 것 빼고는 20년 전 모습 그대로인 천관산을 보면서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다’란 야은 길재 선생의 ‘오백 년 도읍지를’ 시조가 생각나 더욱 근교산 취재 팀원들이 그리운 날이었다.

천관산은 천풍산 지제산이라고도 하며, 기암괴석이 마치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 같다 해 이름 붙여졌다. 산정에 올라 점점이 떠 있는 남해안의 섬들을 보면 넋을 잃을 만큼 그 풍광이 아름답다. 봄에는 붉은 동백꽃이, 가을에는 132만㎡(약 40만 평)의 능선에 은빛 억새가 춤을 추어 2021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19호로 지정됐다.

장천재(長川齋)는 고려 공민왕 때 지은 장흥 위씨 재각으로 천문과 지리에 밝았던 존재 위백규(1727~1798)가 제자를 가르치던 곳이다. 장천재 앞을 지키던 600년 된 소나무 태고송(太古松)은 2011년 태풍 ‘볼라벤’의 영향을 받아 2013년 고사했다.
석축을 쌓아 복원한 천관산 연대봉 정상.
산행경로는 다음과 같다. 천관산도립공원주차장~어머니테마공원~장안사 갈림길~양근암 코스·금강굴 금수굴 갈림길~장천재 갈림길~양근암~정원암~천관산(연대봉) 정상~천관산 정상 표석~감로천 갈림길~금수굴 갈림길~탑산사 갈림길~환희대~환희대 갈림길~구룡봉·휴양림 갈림길~진죽봉 전망대~구룡봉 직전 갈림길~아육왕탑 전망대~구룡봉 정상~(환희대 갈림길)~천주봉~대장봉·대세봉~천관사 갈림길~석선봉(노승봉)~금강굴(종봉)~체육공원 갈림길~장천재~도화교~장천재 갈림길 이정표에서 왔던 길을 되짚어 천관산 주차장에 돌아오는 원점회귀이다. 산행거리는 등산 안내도 기준 약 8㎞이며 4시간30분 안팎 걸린다.

천관산도립공원주차장에서 시작한다. 주차장 안쪽 천관산 등산안내도와 정자 쉼터 가운데 도로를 들어선다. ‘호남제일지제영산(湖南第一支提靈山)’ 표석이 서 있고 뒤로 어머니 테마공원이 조성돼 있다. 편백숲을 지나 장안사 갈림길에서 천관산은 오른쪽이다. 이내 나오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도로를 벗어나 양근암 코스(1코스)로 향한다. 오른쪽은 장천재로 가는 찻길로 금수굴·금강굴 방향이다.
관음보살이 불경을 가득 싣고 항해하는 형상의 ‘진죽봉’.
■억새 기암괴석 능선, 명승 지정

정자(영월정)를 지나면 바로 장천재 갈림길 이정표가 섰다, 왼쪽 연대봉(2.7㎞)·양근암(2.2㎞)으로 능선을 탄다. 2011년 11월 21일 KBS ‘1박2일’ 천관산 편이 방송을 타면서 이승기 길로 불린다. 오른쪽은 금강굴·금수굴 방향인데, 취재팀의 하산길로 강호동·이수근 길로 명명됐다.

소나무·편백·단풍나무가 만든 완만한 숲길은 차츰 가팔라진다. 약 20분이면 산길은 완만해지며 바위 전망대에 선다. 취재팀의 산행경로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다. 가야 할 천관산과 가운데 금수굴 능선 뒤로 창을 세운 듯 쭈뼛쭈뼛한 암릉은 하산할 금강굴 능선이다. 연대봉(2.2㎞) 이정석을 지나 코끼리 코 같은 바위를 돌아가면 전망대다. 연대봉과 환희대(歡喜臺)를 잇는 억새능선에다 천주봉(天柱峯) 대세봉(大勢峯) 석선봉(石仙峯) 종봉(鐘峯) 선인봉과 관산읍의 작지만 누른 들판이 둘러 농촌과 어촌의 풍경을 동시에 보여준다.

각양각색 바위마다 전망이 열려 발길을 붙잡는다. 50여 분이면 높이가 4,5m로, 하늘로 불끈 솟은 양근암(陽根岩)에 닿는다. 음양의 조화를 맞추려는 듯 신기하게도 건너편 능선에 음굴인 금수굴이 마주보고 있다. 남동쪽 득량만에 정남진 전망대가 보인다. 봉황봉을 지나 3단으로 포개진 사모봉(沙帽峯) 바위에서 30m만 더 가면 이번에는 정원에 같다 놓으면 어울릴 듯한 바위가 나온다. 약 4m 높이로 시루떡을 겹겹이 쌓은 모습인 정원암(庭園岩)이다. 이제부터 조망이 열리는 억새능선을 오른다.

20분이면 석축을 쌓아 복원한 연대봉 정상에 도착한다. 서쪽 환희대 사이의 산등성이는 빗질하듯 하얀 억새가 일렁이며, 동서남북 일망무제의 조망이 펼쳐진다. 북서쪽의 울퉁불퉁한 월출산에서 시계방향으로 부용산 수인산 억불산 무등산 제암산 일림산 득량도 팔영산 소록도 거금도 금당도 거문도 청산도 달마산 두륜산 주작산, 맑은 날에는 지리산과 한라산도 보이는 조망 맛집이다. 너른 빈터에 세워진 정상석을 지나 환희대(1.0㎞)로 향한다. 남쪽은 대덕읍의 탑산사주차장(2.1㎞)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능선은 억새밭 사이로 가르마를 탄 듯 길이 나 있다. 잇따라 감로천 금수굴 닭봉(탑산사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세 곳의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몸과 마음과 눈이 기쁘고 즐겁다는 대장봉의 환희대에 오른다. 포크를 세워 놓은 듯한 금강굴 능선의 기암괴석과 연대봉의 광활한 억새 능선을 보며 누가 환희 희열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환희대 삼거리에서 진죽봉과 아육왕탑은 왼쪽 구룡봉·탑산사 방향이다. 이내 나오는 723봉의 휴양림 갈림길에서 왼쪽 구룡봉으로 억새밭을 지나간다. 오른쪽 능선의 늘어선 바위는 관음보살이 불경을 가득 싣고 항해하는 돌배의 모습을 했다는 진죽봉(鎭竹峯)이다.

구룡봉 직전 갈림길에서 탑산사 방향으로 50여m 덱 계단을 내려 가면 왼쪽으로 꺾는데, 오른쪽에 아육왕탑 전망대가 있다. 인도 아육왕이 신병(神兵)을 동원해 하룻밤에 인도와 우리나라에 쌓았다는 탑이다. 5단으로 쌓은 아육왕탑을 보고 용이 승천했다는 구룡봉을 거쳐 다시 환희대 삼거리로 되돌아간다. 왼쪽 장천재 주차장 (3.7㎞) ·금강굴(0.8㎞)로 하산한다. 하늘을 받치는 기둥을 세운 것 같다는 천주봉을 지나 주위에서 가장 높은 암봉인 대세봉을 돌아 15분이면 천관사 갈림길에 닿는다. 오른쪽 장천재 주차장 (3.1㎞)으로 간다.

여기서 뒤돌아보면 톱니바퀴 같은 바위 능선이 장관이다. 10분이면 노승을 닮았다는 석선봉과 종봉 아래 금강굴을 끝으로 바위 탐승은 끝난다. 장천재(0.7㎞) 이정표에서 계곡을 건너 산허리 길은 체육공원 갈림길에 떨어진다. 장천재 앞에서 오른쪽 개울의 도화교를 건너 금강굴에서 약 40분이면 오전에 지나쳤던 장천재 갈림길에 닿고, 왔던 길을 되짚어 10분이면 천관산주차장에 도착한다.


◆교통편

- 대중교통편 당일산행 못해, 천관산공원까지 자차 권장

거리가 멀어 대중교통을 이용한 당일 산행은 할 수 없다. 승용차 이용이 낫다. 승용차 이용 때는 전남 장흥군 관산읍 옥당리 77-9 ‘천관산도립공원주차장’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주차장에 차를 둔다. 주차비 2000원.

대중교통은 부산 사상구 서부터미널에서 장흥으로 간 뒤 군내버스로 환승한다. 서부터미널에서 장흥행은 오전 7시5분 10시5분 오후 1시30분 4시35분에 있다. 동광양 광양 순천 벌교 보성 등을 거치며 약 4시간10분 소요. 장흥에서 대덕으로 가는 군내버스는 오전 6시5분 6시20분 6시30분 6시50분 7시50분 8시35분 9시30분 10시 등에 출발한다. 관산버스터미널에 내려 천관산주차장까지 관산개인택시(061-867-0988·택시요금 5000원)를 타거나 터미널을 지나 옥당 또는 방촌정류장에서 내린다. 두 정류장에서 천관산 주차장까지는 걸어서 약 20분 거리.

산행 뒤 관산버스터미널에서 장흥으로 나가는 버스는 오후 4시15분 4시50분 6시 6시50분, 막차는 8시30분에 있다. 장흥터미널에서 부산행은 오전 9시20분 낮 12시20분 오후 3시30분 5시15분에 있다.

맛집 한 곳 추천한다. 장흥은 소고기 키조개 표고버섯을 곁들인 한우삼합이 유명해 외지인이 많이 찾는데, 간단히 먹기에는 장흥 주민이 즐겨 찾는 장흥 토요시장 안 ‘한라네소머리국밥(061-862-7870)’도 괜찮다. 40년 연륜에서 배어 나오는 진한 육수는 시골 장터의 손맛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소머리국밥(사진) 1만 원. 돼지머리국밥 8000원.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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