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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368> 거창 덕유산 대봉~지봉

고산에 자리 잡은 설국…다가갈수록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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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빼재~ 송계탐방지원센터 11㎞
- 조용히 심설산행 즐기기에 제격
- 중봉·향적봉·칼날봉·설천봉 등
- 정상 서면 백두대간 조망 펼쳐져
- 이정표·표지목 등 시설 적어 주의

겨울 산행은 역시 하얀 눈을 밟으며 걷는 것이 최고다. 대표적인 심설 산행지는 지리산(1915.4m) 소백산(1439.7m) 설악산(1707.9m) 태백산(1566.7m) 덕유산(1614.2m) 등인데 모두 1000m가 넘는 고산이다.

그중 덕유산은 정상 직전인 설천봉까지 곤돌라를 타고 간 뒤 향적봉 정상까지 약 20분이면 도착한다. 상고대와 하얀 능선이 발아래 펼쳐지는 정상 풍경은 겨울산이 아니라면 볼 수 없어 그 광경을 보려고 관광객과 등산객이 한꺼번에 몰려 산 아래 유명 관광지를 방불케 할 만큼 혼잡하다.
덕유산 국립공원이며 경남과 전북을 경계 짓는 대봉 정상에 서면 조망이 시원하게 열린다. 취재팀 앞 멀리 덕유산 향적봉에서 왼쪽으로 중봉 백암봉 무룡산과 오른쪽에 설천봉의 무주스키장이 보인다, 가까이에는 지봉의 백두대간 능선이 용틀임하듯 힘차게 뻗었다 (드론 촬영).
■백두대간 길, 산타는 맛 최고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덕유산에서 조용하게 눈을 마음껏 밟아 볼 수 있는 곳으로, 접근성은 설천봉 만큼 좋은 경남 거창군 고제면과 전북 무주군 무풍면을 경계 짓는 덕유산 빼재에서 출발해 대봉(1263m)~지봉(池峰·1343m)을 거쳐 횡경재에서 송계사로 하산하는 산행을 소개한다.

빼재는 신라와 백제의 경계로 잦은 전투가 벌어져, 많은 사람이 뼈를 묻었다는 데서 유래한다. 경상도 사투리로 뼈가 ‘빼’로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게 한자로 바꾸면서 ‘수령(秀嶺)’으로 불린다.

빼재~대봉~지봉~횡경재 구간은 덕유산국립공원에 속하지만, 향적봉에서 남덕유산을 잇는 능선과 같은 탐방로 수준을 기대하면 안된다.

빼재~횡경재 산행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 이 구간은 대간 종주를 하는 산꾼 외에 일반 등산객은 잘 찾지 않는다. 국립공원이지만 이정표와 표지목 등 최소한의 시설만 갖추어져 산 타는 재미는 그 어느 산 보다 좋다. 그러나 눈 덮인 겨울산은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의 성질을 가진 만큼 안전에 절대 신경 써야 한다.

횡경재 까지는 거리가 약 7.8㎞로 먼 데다 능선은 항상 눈이 쌓여 있다. 또한 올라가고 내려가는 고도차가 심해 체력 소모가 큰 만큼 러셀(Russell)이 안 된 산길이라면 무리하게 눈길을 뚫으려 하지 말고 과감하게 되돌아서야 한다. 탈출로가 따로 없어 폭설에는 산행을 금하며, 산행 초보자는 반드시 산행 경험이 풍부한 산꾼과 함께 단체로 가는 게 안전하다. 빼재에서 백암봉 능선과 송계사 구간은 오는 3월 4일부터 4월 30일까지는 봄철 산불 통제 기간으로 산행을 할 수 없으니 참고한다.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다, 백두대간 빼재(수령 표석)를 출발하면 차단기~이동통신 철탑~삼각점봉(빼봉·1039.2m)~신풍령 안전 쉼터~갈미봉(1210m)~전망대~대봉~월음령(달음재)~지봉(못봉)~헬기장~싸리동재~횡경재~안전쉼터~송계사 입구 도로~덕유산국립공원 송계탐방지원센터에서 마친다. 산행 거리는 약 11㎞이며, 6시간 안팎 걸린다. 눈이 많은 겨울의 산행시간은 큰 의미가 없다. 적설량과 러셀 유무에 따라 산행 시간은 큰 차이가 난다. 되도록 일찍 출발해야 한다.

백두대간 고갯 마루인 빼재에서 출발한다. 일명 신풍령으로도 불린다. 표석에는 ‘빼어날 수(秀)’자를 쓴 ‘수령’으로도 표시하고 있다. 2013년 무주로 넘어가는 빼재터널이 뚫리며 옛길인 빼재를 올라 무주로 넘어가는 도로는 폐쇄되었다. 자동차는 고개까지만 올라 갈 수 있어 빼재에서 시작하는 산행은 지장을 받지 않는다. 백두대간 생태교육장(옛 신풍령휴게소) 입구를 지나면 차단기가 막아선다. 오른쪽 덱 계단은 북진하는 백두대간 길로 삼봉산 방향이다.

눈이 수북한 능선에 선답자가 찍어 놓은 발자국.
■빼재~횡경재, 심설 산행 최적지

덕유산(대봉·지봉)으로 가려면 차단기를 통과한다. 거창군에서 세운 ‘이곳은 백두대간 보호지역입니다’ 조형물과 수령 표지석, 덕유산국립공원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 이곳이 빼재다. GPS손목시계는 889m를 알린다. 안쪽에 쉼터가 보이고 국립공원 들머리인 차단기를 지나 너른 길을 걷는다. 5분이면 이동통신철탑 앞에서 왼쪽으로 들어서면서, 도로를 내는 과정에서 절개지로 끊어졌던 백두대간 능선에 올라선다. 국립공원을 알리는 콘크리트 사각 기둥이 허리까지 눈에 파묻혀 빼꼼 얼굴을 내밀고 있다.

북쪽에서 부는 찬바람이 매서워 옷깃을 세우고, 눈만 나오는 모자와 두터운 장갑으로 중무장했다. ‘현 위치 번호 덕유 07-01’표지목이 해발 951m를 알린다. 횡경재 방향으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딘다. 오른쪽으로 뻗어나간 하얀 능선은 흥덕산이다. 살짝 오르막길을 올라 소나무 두 그루 선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튼다. 정면에 갈미봉이 보인다. 뒤돌아보면 지난해 눈 산행으로 소개한 삼봉산이 흰 눈을 이고 섰다.

입구에서 40여 분이면 횡경재 삼거리(6.8㎞)·송계삼거리(10㎞) 이정표 뒤로 삼각점이 박혀 있고 누군가 안내판에다 ‘빼봉’으로 써 놓았다.

신풍령 안전쉼터를 지나면서 올망졸망한 능선은 새색시가 널을 뛰듯 출렁인다. 정면에 갈미봉이 솟구쳤고, 된비알을 오르면 봉우리에 멋진 반송이 한그루 있다. 잠시 숨을 고르던 산길은 갈미봉을 향해 가파르게 치받는다. 약 1시간10분이면 횡경재삼거리(5.2㎞) 이정표가 선 갈미봉에 선다. 손바닥만 한 정상석이 있으며 나무에 가려 전망은 없다. 5분이면 처음으로 조망이 열리는 전망대가 나온다. 정면에 덕유산 향적봉에서 왼쪽으로 중봉 백암봉 무룡산 삿갓봉 남덕유산 칼날봉 월봉산 금원산 기백산과 오른쪽에 설천봉의 무주스키장이 보인다, 가까이에는 가야 할 대봉 지봉의 백두대간 능선이 용틀임하듯 힘차게 뻗었다.

대봉은 완만하게 안부까지 떨어졌다 가파르게 치올라 30분이면 도착한다. 조망이 시원하며 이정표에 누군가 ‘대봉’이라 표시해 놓았다. 조망은 갈미봉 전망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 왼쪽 횡경재삼거리(4.2㎞)로 꺾어 신나게 눈길을 뚫고 내려간다. 15분이면 안부에 내려서고 가야 할 지봉이 까마득하게 올려다보인다. 능선을 타고 10분 남짓이면, 횡경재삼거리(2.9㎞)·송계삼거리(6.1㎞) 이정표가 섰는 월음령(달음재)에 닿는다. 지봉은 가파르게 다시 치받는다. 고도를 높이니 눈은 무릎까지 빠지며, 깊은 데는 허벅지까지 들어간다. 이번 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국립지리원 발행 지형도에 못봉으로 표시된 삼각점 봉우리는 우회했다. 눈 덮인 아슬아슬한 바윗길도 넘는다. ‘현 위치 번호 덕유 07-11’ 표지목을 지나 30분이면 반듯한 정상석이 섰는 지봉에 선다. 못봉으로도 불리는데 연꽃이 핀 연못이 있는 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어딜 봐도 연못이 들어설 만한 공간은 안 보인다. 아마 발아래 산이 두른 북상면이나 무풍면 마을이 연못으로 보였던 게 아닌지 추정해 보았다. 5분이면 전망이 열리는 눈 덮인 헬기장에서 왼쪽으로 곤두박질치듯 안부로 떨어진다. 해는 서쪽 덕유산 뒤로 넘어갔다. 곧 어둠이 찾아올 것 같아 마음이 급하다.

15분이면 횡경재(1.2㎞) 이정표가 길 안내를 하는 안부에서 싸리동재를 거쳐 약 35분 만에 어둠이 내린 횡경재 삼거리에 도착했다. 왼쪽 송계사(3.0㎞)로 하산한다. 오른쪽은 백암봉(3.2㎞)를 거쳐 덕유산 향적봉, 남덕유산 방향이다. 가파르게 능선을 내려간다. 안전쉼터에서 왼쪽 산비탈을 지그재그로 내려간 뒤 계곡에 걸린 다리를 건넌다. 계곡을 끼고 가다 아홉사리골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를 건너면 송계사 (1.1㎞) 이정표와 마주한다. ‘낙석주의’ 울타리와 덱 계단을 잇따라 통과해 횡경재에서 약 1시간30분이면 송계사 입구 도로와 만난다. 송계탐방지원센터는 오른쪽이며, 5분이면 도착한다.


◆교통편

- 대중교통편 당일산행 못해…송계탐방센터로 자차 이동

날머리 송계탐방지원센터.
대중교통은 당일 산행을 할 수 없어 승용차로 가는 게 낫다. 승용차 이용 때는 날머리인 경남 거창군 북상면 송계사길 208 ‘덕유산국립공원 송계탐방지원센터’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간 뒤 주차장에 차를 둔다. 산행 들머리인 고제면 개명리 빼재(신풍령)는 위천택시(055-943-0310)로 이동한다. 택시요금 2만8000원선.

대중교통편은 부산 사상 서부터미널에서 거창터미널로 이동해 터미널 뒤 군내버스를 타는 서흥여객터미널에서 환승한다.

서부터미널에서 거창행 직행버스는 오전 7시10분 8시20분 10시 등에 출발한다. 약 2시간40분 소요. 서흥여객터미널에서 고제선 농어촌버스(오전 7시40분 11시 오후 4시)를 타고 빼재정류장에서 내린다. 빼재정류장에서 빼재(신풍령)까지는 약 2㎞ 거리이며 걸어서 30분쯤 걸린다.

산행 뒤 송계사 정류장에서 북상으로 나가는 마을버스는 오후 4시10분 4시50분 6시10분(막차)이며, 북상에서 거창으로 나가는 농어촌버스는 오후 4시20분 5시 5시40분 6시20분 6시50분 7시20분(막차) 출발한다. 거창에서 부산행은 오후 4시40분 6시 7시(막차)에 있다.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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