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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430> 경북 영양 일월산

한적한 강림골 된비알 오르니…해맞이공원 능선물결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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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특산물직판장 주차장 회귀
- 약 9.5㎞ 거리 6시간 안팎 소요
- 선녀와 나무꾼 전설 서린 계곡
- 송진 채취 했던 금강송숲 이채
- 험하고 희미한 구간 많아 주의

무더위는 조금도 그 기세를 꺾지 않는다. 9월에 들어섰는데도 그렇다. 근교산 취재팀은 막바지 더위를 식히는 경북 영양군의 포도산(748m) 산행을 계획했다. 짧게 산 타고 ‘삼의 계곡’에서 족욕과 휴식을 취한 뒤 주위에 있는 사자암폭포, 천주교 성지인 해발 550m 높이 포산 마을, 조선 시대 여성 장계향이 최초의 한글 조리책인 ‘음식디미방’을 저술한 재령이씨 집성촌인 두들마을 등을 찾아보려고 했다.
경북 영양군 일월면 일월산은 영양의 주산이다. 일월산 정상은 일자봉인데 군부대가 들어서 해맞이공원으로 조성한 덱 전망대가 정상을 대신한다. 멀리 동쪽으로 겹겹이 포개진 능선 뒤로 낙동정맥 길과 백암산 등이 보이며 맑은 날에는 동해도 보여 경북 내륙에서는 가장 먼저 해맞이와 달맞이를 하는 산으로 알려졌다.
계획은 영덕읍에 들어서면서 틀어지기 시작했다. 읍내를 두른 나지막한 산이 지난 3월 영덕·청송·영양 일원에 발생한 산불로 깡그리 잿더미가 되어 있었다. 이때까지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우리를 태운 차가 영덕과 영양의 경계인 선들재를 넘었는데도 온 산은 불에 탄 모습 그대로였다. 취재팀은 ‘설마 포도산까지 불길이 번졌을까?’ 하며 아니기를 바랐지만, 포도산 들머리는 시커멓게 탄 나무들이 장승처럼 서 있고 산행 들머리는 폐쇄되어 있었다.

■올 봄 산불로 급하게 산행지 변경

1970년대까지 행해졌던 금강송의 송진 채취 흔적.
영덕읍에서 34㎞나 떨어진 먼 거리의 포도산에도 불길이 번진 것을 보면 산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다시 한 번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깊이 느꼈다 .

먼 곳까지 달려와 산행을 안 할 수도 없어 빨리 대체 산행지를 물색했다. 영양군을 대표하는 일월산(日月山·1217.7m)으로 목적지를 바꾸고, 들머리인 일월면 용화리로 달려 우여곡절 끝에 일월산 농·특산물직판장주차장에 도착했다. 시간은 벌써 낮 12시가 가까웠다. 이렇게 일월산 산행을 시작 했다.

일월산 북쪽 큰골엔 영양군을 관통하는 반변천의 발원지인 ‘뿌리샘’이 있다. 일월산 명칭은 해돋이와 달맞이하기 좋은 데서 일자봉과 월자봉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 있고, 정상에 연못이 있는데 그 모양이 해와 달을 닮은 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한 월자봉 아래에는 무속 신앙의 중요한 장소인 황씨 부인당이 있다. ‘부인당’으로도 불린다. 여기에는 엇비슷한 설화가 여러 개 전해온다.

설화는 대부분 시어머니의 학대로 억울하게 죽은 황씨 부인을 묘사한다. 대표적인 전설은 다음과 같다. 아들이 황씨 처녀와 혼례를 올리고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 청상과부였던 시어머니가 이를 질투하고 시기해 며느리를 학대했고 이를 견디다 못한 황씨 부인이 목숨을 끊었다. 남편이 부인의 억울한 죽음을 알고 원혼을 달래며 명복을 비는 부인당을 세웠다. 바로 황씨 부인당이다.

일월산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다. 일월산 농·특산물직판장 주차장~어울림 터~선녀암(굿당)~선녀탕~강림골~계곡 합수점~일자봉·윗대티 갈림길~일자봉(해맞이 공원)~일자봉·윗대티 갈림길~윗대티 마을~대티골주차장~삼거리(외씨버선길 7코스 ‘치유의 길’ 합류)~31번 국도 삼거리~반변천 옆 오솔길~단풍교~어울림터~일월산농특산물직판장 주차장으로 되돌아 오는 원점회귀 코스이다. 산행 거리는 약 9.5㎞이며 6시간 안팎 걸린다. 산행 안내판의 산행 시간은 믿을 게 못 되니, 유의한다.

영양군 일월면 용화리 일월산 농·특산물직판장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정면에 직판장 건물이 있고 오른쪽 사각 원두막 쉼터에 ‘외씨버선길’을 알리는 표지목이 서 있다. ‘7코스 치유의 길’이다. 이내 반변천을 끼고 잠시 오솔길을 걷는다. 선녀탕이 있어 선녀 그림이 걸린 목교를 건너면 어울림 터가 나온다. 일월산 산길은 표지석을 보고 직진형 왼쪽 선녀암으로 향한다. 외씨버선길은 오른쪽 반변천에 놓인 단풍교 방향인데 취재팀의 하산길이다. 용화사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굿당인 선녀암이다. 아름다운 정원에 수십 기 돌탑이 서 있다.

취재팀의 인기척을 듣고 보살 한 분이 나와 “어떻게 왔느냐”고 했다. “일월산 등산을 왔다”고 하자 “산행하려면 여기서 나가 대티마을 주차장에서 올라가면 한결 수월하다”는 대답이 돌아 왔다. 더붙여 “선녀암으로 내려오는 등산객 모두 길이 험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생고생 했다”는 이야기를 이구동성으로 했다며 취재팀한테도 “길도 잘 없는 데다 위험하다”며 극구 산행을 말렸다. 필자는 “대티골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산행은 예전에 올라갔던 길이라 이번에 안 가본 산길로 가보려 한다”고 했다. 보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그럼 조심해서 올라가시라”며 인사했다.

■산꾼 발 길 뜸한 강림골 산행 주의

강림골의 4.5m 와폭 가운데 하얀 암반이 파였는데 선녀탕이다.
살림집 뒤로 황씨 부인당과 산신각이 있고, 너른 길이 나온다. 강림골의 선녀탕 가는 길이다. 선녀가 선녀탕에 목욕하러 내려온 데서 강림골로 불린다. 1분, 2분이면 오른쪽에 나무 덱이 깔렸고 선녀와 나무꾼 안내판이 있다. 계곡에 4, 5m 와폭이 있는데 중간에 딱 한사람 앉을 만한 하얀 암반의 작은 웅덩이가 파였다. 선녀탕이다. 선녀와 나무꾼 전설을 생각하면 초라해보였다. 임도가 끝나고 산길이 시작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산길은 뚜렷했다. 하지만 그것은 취재팀의 착각이란 것을 곧 알게 됐다. 얼마 못가 계곡과 만나면서 산길은 희미해졌다.

계곡을 건너갔다 다시 건너오기를 6, 7번 반복했다. 동굴과 돌담장을 두른 굿터 등도 보였고 짧지만 산비탈 자갈길도 올랐다. 선답자의 빛바랜 리본을 보며 산길을 찾았지만 급기야는 희미한 길도 사라져 어쩔 수 없이 초록색 융단이 뒤덮은 이끼 낀 계곡을 그대로 치고 올랐다. 선녀탕에서 1시간10분 정도면 오른쪽에 마른 계곡이 흘러 내려와 강림골과 만나는 합수지점에 도달한다. 고도손목시계는 해발 약 720m를 알렸다. 산행은 오른쪽 두 계곡 가운데 능선에 난 희미한 길을 올라야 했다. 들머리 찾기가 쉽지 않아 입구에 근교산 리본 세장을 묶어 대문 표시를 해 놓았다.

반변천에 걸린 단풍교. 외씨버선길을 따라 산행 막바지에 건너간다.
이정표가 선 해발 약 1110m 지점의 주 능선 갈림길까지 표고 약 400m를 극복해야 하는 만큼 마음을 단단히 다잡는다. 산길은 코가 땅에 닿을 만큼 가팔라 산행은 완전 중노동에 가까웠다. 무더위에 젖 먹던 힘까지 짜내며 약 1시간30분 된비알과 씨름하면 뚜렷한 능선 삼거리에 올라선다. ‘현위치 번호 08 일월산’ 사각기둥이 서 있다. 왼쪽 일자봉(0.3㎞)으로 꺾는다, 덱 전망대인 일자봉 정상까지 12분 정도면 닿는다.

일월산 정상인 일자봉은 군부대가 들어서 있기에 해맞이 공원이 정상을 대신한다. 동쪽으로 겹겹이 포개진 능선 뒤로 낙동정맥길과 백암산 등이 펼쳐지며 멀리 동해가 보여 경북내륙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고 알려져 있다.

왼쪽은 쿵쿵목이·KBS중계소, 오른쪽은 월자봉 방향으로 산행을 계속 이을 수 있으나 시계를 보니 오후 4시30분을 가리켰다. 하산을 생각한다면 월자봉과 황씨 부인당을 잇는 산행은 포기 할 수밖에 없었다. 아쉽지만 왔던 길을 되짚어 앞서 갈림길에서 윗대티(2.5㎞)로 직진해 하산을 시작했다. 외길 능선은 가파르게 내려간다. 1970년대까지 행해진 송진 채취 흔적이 훈장처럼 남은 아름드리 금강송 숲을 거쳐 1시간30분이면 윗대티마을에 떨어진다.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틀어 대티골 주차장을 통과한다.

길 옆에는 영양 대표 농산물인 오이만 한 고추가 빨갛게 익어 갔다. 갈림길에서 외씨버선길 7코스 치유의 길에 합류한다. 일월산자생화공원(2.0㎞)으로 직진한다. 왼쪽은 아름다운 숲길로 ‘우련전’ 방향이다. 이제부터 외씨버선길을 따라간다. 31번 국도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틀어 찻길을 벗어나면 반변천을 끼고 난 오솔길이 나무 덱 길과 연결된다. 대티골 주차장에서 30분이면 단풍교를 건너간다. 앞서 거쳤던 어울림 터에서 일월산 농·특산물직판장주차장은 지척이다.


# 교통편

- 부산~영양 환승 매우 불편
- 일월산 농·특산물 직판장
- 내비 목적지로 자차 이용을

경북 영양 일월산 산행은 먼 거리에다 부산에서 영양까지 바로 가는 대중교통이 없어 매우 불편하다. 당일 산행은 승용차로 가는 게 낫다. 승용차 이용 때는 경북 영양군 일월면 영양로 4181-3 ‘일월산농·특산물직판장’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주차장에 차를 둔다. 주차 무료.

대중교통은 부산역에서 열차로 대구역으로 간 뒤 시내버스나 택시를 타고 대구 북부터미널로 이동해 안동을 거쳐 영양으로 가는 직행버스를 탄다. 부산역에서 대구역은 오전 5시9분 5시37분 6시26분 6시31분 7시31분 8시20분 등이며 itx(새마을)와 무궁화가 있다. 대구북부터미널에서 영양행은 오전 7시 8시20분 9시10분 등에 출발한다. 영양공용버스터미널에서 일월 방면 용화행 농어촌버스(영양동행버스 054-683-9559)를 탄다. 오전 6시20분 10시 오후 2시 6시10분 4회 운행한다. 용화2리정류장에서 내린 뒤 버스 진행방향으로 400여 m를 걸어가면 왼쪽에 일월산농·특산물직판장이 나오고 선녀암 가는 입구다.

산행 뒤 대티마을주차장에서 영양으로 나가는 버스는 오후 2시30분 6시40분께 있다. 미리 기다렸다 탄다. 영양공용버스터미널에서 대구북부터미널로 가는 버스는 오후 3시35분, 4시40분, 6시20분에 출발한다. 북부터미널에서 대구역으로 이동한다. 부산행 열차는 밤 11시43분까지 수시로 다닌다.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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