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봉화·영주 넘나드는 경계
- 병풍처럼 둘러싼 산세 너른 품
- 달 모양 개울 흐르는 생달마을
- 영남서 강원 잇는 보부상 터전
- 1100m 대 능선 장쾌한 조망
- 높은 고도 눈길산행 대비해야
- 정상은 잡목 우거져 시야 가려
- 하산길 왕바우골은 거친 너덜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눈 산행을 하며 백두대간 마루금을 걷는 경북 봉화 선달산(先達山·1239.1m)을 소개한다.
 |
| 백두대간 능선이 지나가는 경북 봉화 선달산은 겨울 눈 산행지로 잘 알려졌다. 근교산 취재팀이 늦은맥이에서 능선을 치고 올라 해발 1100m 높이에 쌓인 눈길을 헤치며 선달산 정상으로 향하고 있다. |
취재팀은 눈 산행을 계획하며 선달산을 찾았는데, 생달마을에서 바라본 1100m가 넘는 백두대간 능선은 약간 희끗할 뿐 눈은 전혀 안 보였다. 그래서 “아니! 눈이 다 녹은 거 아닌가” 하며 걱정을 태산같이 하고 있을 때 물야저수지 둘레길을 걷는 아주머니 두 분을 만났다. “눈이 언제 오고 안 왔습니까?” 하고 묻자 “지난번에 폭설이 한번 내리고 안 왔다” 했다. 필자는 눈 산행은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했으나 그것은 큰 착각이었다. 능선과 왕바우골에 많은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었다.
■1100m 대간 능선, 눈 산행
 |
| 수령 400년이 넘은 보호수 굴참나무. |
선달산은 ‘먼저 선(先)’과 함께 ‘신선 선(仙)’ 자를 쓰기도 한다. 먼저 선의 선달산(先達山)은 ‘먼저 올라야 하는 산’을 뜻하며 이는 ‘먼저 올라야 큰 뜻을 이룬다’는 의미다. 신선 선의 선달산(仙達山)은 ‘신선이 내려와 노닐던 곳’을 뜻하는데 그 정도로 산세의 품은 넓고 계곡 또한 깊다. 들머리인 ‘생달’은 마을을 가로질러 굽이쳐 흘러내리는 개울 형세가 마치 둥글게 뜬 두 개의 달과 같은 모습을 해 쌍달로 불리다가 변해 생달이 되었다고 한다.
‘늦은목이’는 영주시 부석면과 봉화군 물야면을 잇는 고갯마루로 ‘늦은’은 ‘느슨하다’를 뜻하며, ‘목이’는 ‘고개’를 말해 ‘느슨한 고개’는 ‘낮은 고개’쯤으로 풀이된다.
박달령은 선달산과 옥돌봉(1244.1m) 사이 고개로 봉화 물야면과 강원도 영월 김삿갓면을 잇는데, 보부상이 넘어 다니던 길이며 정상에 산신각이 있다. 박달령 남쪽 오전약수 또한 보부상이 발견한 약수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전설이 있다. 오전리 후평장과 춘양면 서벽장을 오가던 보부상이 어느 날 주실령을 넘다 쑥밭에서 잠이 들었는데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약수를 일러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쑥밭약수로도 불린다.
생달마을 들어가는 입구에 보부상 위령비가 서 있다. 여기에도 사연이 있다. 봉화의 보부상 11명이 백병(물야저수지 수몰 지역)에 정착했고 장사로 큰돈을 벌어 마을 주위 논밭을 사들였다. 이를 주민에게 소작을 주어 농사를 짓게 했다. 보부상들은 대부분 혈육이 없이 죽어 집과 논밭은 소작하던 사람들이 공동 관리했다. 그 뒤 백병마을에 물야댐을 조성하면서 이들은 논밭을 팔아 마을기금으로 적립해 운영해 오다 보부상을 기리는 합동 위령비를 생달마을 입구에 세워 매년 9월 그믐에 제사를 지내고 있다.
선달산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다. 생달마을버스정류장~삼거리~굴참나무 보호수~늦은목이 갈림길~늦은목이~이정표 갈림길~어래산 갈림길~선달산 정상~1238.2봉~옹달샘 갈림길(박달재 3.9㎞·선달산1.1㎞ 이정표)~옹달샘터~왕바우골~마라톤 펜션 입구 갈림길~Y자 갈림길~생달마을버스정류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이다. 산행 거리는 약 11.7㎞이며, 5시간30분 안팎 걸린다.
물야저수지가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 생달마을을 감싸고 북쪽으로는 백두대간 능선인 선달산이 병풍처럼 둘러 산세가 아름다운 마을이다. 이 때문인지 외씨버선길 12길, 소백산자락길, 동서트레일 등 여러 둘레길이 마을을 거쳐 ‘늦은목이’로 향했고, 이를 알리는 안내판과 표지목이 취재팀을 반겼다. 생달마을 버스정류장에서 북쪽 선달산을 보고 먼저 늦은목이 방향 남대리(7.2㎞) 이정표를 따라 마을 길로 들어선다. 외씨버선길을 알리는 둘레길 리본이 촘촘히 달려 있어 참고한다.
■왕바우골 하산 시 주의 필요.
 |
| 하산길에 만나는 왕바우골. |
개울을 따라 난 콘크리트길은 늦은목이(3.5㎞) 이정표를 지나 9, 10분 더 가면 삼거리와 만난다. 왼쪽 늦은목이(3.1㎞)·상운사로 향한다. 오른쪽 개울 건너 언덕에 생달경로당이 보이고 직진형 오른쪽 길은 취재팀의 하산길인 왕바우골 방향이다. 다시 나오는 볼록거울 삼거리에서도 왼쪽 상운사 방향이다. 찻길 옆으로 지난 폭설 때 내린 눈이소복이 쌓여있다. 계속된 강추위로 큰터골을 흐르는 개울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수다원과 산골쉼터펜션을 지나면 보호수인 굴참나무가 오른쪽에 있어 보고 간다. 두 그루인데 수령은 400년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둘레는 장정 3명이 양팔을 벌려야 할 정도로 밑둥치가 굵고 미끈하며 잘생겼다. 선달산 신선골·백두대간 봉화 선달산 표석을 지나 삼거리에서 약 35분이면 외씨버선길 안내판이 있는 이정표 갈림길과 만난다. 왼쪽 늦은목이(1.0㎞) 방향이며, 국립공원 입구를 알리는 차단기를 통과한다. 직진은 상운사 경내다. 계곡에 놓인 목교를 건너 너른 길은 오솔길로 바뀌며 키 큰 잣나무 숲을 통과한다.
골짜기를 따르던 탐방로는 왼쪽으로 산허리를 돌아 갈림길에서 25분쯤이면 백두대간 능선이 지나가는 사거리 안부에 올라선다. 이곳이 늦은목이이며 고도계 손목시계는 약 765m를 가리킨다. 왼쪽 고개 아래 내성천의 발원지인 샘은 눈에 파묻혀 안 보였다. 옛날에는 고개를 오르내리던 민초들이 목을 축였을 것이고, 지금은 대간 종주꾼과 둘레꾼, 선달산을 찾은 산꾼이 이용하는 샘이다.
선달산(1.9㎞)은 오른쪽으로 북진하는 백두대간 능선을 타고 간다. 왼쪽은 마구령·갈곶산을 거쳐 소백산으로 남진하는 대간길이다. 직진은 외씨버선길, 소백산 자락길 기·종점인 영주군 부석면 남대리로 내려간다.
북쪽 남대리에서 찬바람이 골짜기를 타고 올라와 취재팀을 매섭게 때렸다. 옷깃을 세우며 등산용 버프(buff)로 목과 얼굴을 가리는 등 부산을 떨었다. 살짝 오르막 능선이 이어진다. ‘현위치 번호 4-12, 선달산~늦은목이’ 표지목을 지나며 산길은 더욱 가팔라진다. 고개에서 약 25분이면 나오는 갈림길에서 선달산은 오른쪽이며 900m 남았다. 오른쪽 멀리 나뭇가지 사이로 주실령을 사이에 두고 듬직한 문수봉과 백두대간 길인 옥돌봉이 형제처럼 솟았다. 뒤돌아보면 멀리 흰 눈을 인 소백산도 희미하게 보인다.
고도를 높이니 처음엔 발목까지 빠지던 눈이 깊은 곳은 무릎까지 들어갔다. 이정표 갈림길에서 35분이면 왼쪽 어래산으로 갈라지는 ‘외씨버선길 13길 마루금길’ 분기점에 닿고, 이내 선달산 정상에 선다. 산림청이 세운 정상석·삼각점이 있으며 잡목에 가려 조망은 없어 능선을 타고 직진한다. 박달령 5.0㎞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산길은 다시 살짝 안부로 내려간다. 바위 능선인 1238.2봉을 넘어 약 30분이면 박달령(3.9㎞)·선달산(1.1㎞) 이정표 그리고 옹달샘 방향을 표시하던 팻말이 떨어져 나가 기둥만 남은 갈림길과 만난다.
취재팀은 옹달샘 방향 오른쪽으로 내려섰다. 이 길은 뚜렷하지 않은 데다 설명할 지형지물도 따로 없다. 눈길이면 내려가지 말아야 한다. 그 대신 직진해 박달령으로 하산한다. 약 150m 내려가면 ‘선달산 옹달샘’ 팻말이 있다. 샘을 지나 왼쪽 가지 능선으로 산길이 나 있고, 작은 돌무더기를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능선에는 길 흔적이 더는 보이지 않는다. 왼쪽 산비탈을 눈길을 헤치고 내려갔더니 너덜 깔린 계곡에 떨어진다. 왕바우골이다. 크고 작은 바위에 눈이 덮여 혹시 모를 ‘씽크 홀’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한다.
가끔 선답자가 달아 놓은 빛바랜 산행 리본이 달려 있어 길잡이가 된다. 두 계곡이 만나는 합수점에 닿으면 왼쪽이다. 계곡 좌우로 길 흔적을 살피면 개울 왼쪽에 뚜렷한 길이 나 있고 어린 산양삼까지 캐 가버린 사람을 원망하는 안내판이 나무에 붙어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 지점에서 직진형 왼쪽으로 간다. 개울을 건너면 사유지인 독립가옥 안으로 들어가니 주의한다. 콘크리트 다리가 있는 마라톤하우스 입구에 내려선 뒤 왼쪽 임도를 따라 오전에 거쳤던 삼거리에 도착한다.
눈길을 뚫으며 길을 찾는다고 능선 옹달샘 갈림길에서 생달마을정류장까지 약 2시간30분이 걸렸다.
# 교통편
- 열차로 영주 간 뒤 버스로 봉화 이동
경북 봉화군 선달산은 부산에서 거리가 멀어 대중교통을 타고는 당일 산행을 할 수 없다. 승용차로 가는 게 낫다. 승용차는 경북 봉화군 물야면 생달길 246-4 ‘생달경로당’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간 뒤 마을 입구 생달마을버스정류장 왼쪽 주차공간에 주차한다.
대중교통은 부전역에서 열차를 타고 영주로 간 뒤 봉화로 들어간다. 부전역에서 영주역으로 가는 KTX-이음, ITX-마음이 1~2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오전 5시54분, 7시3분, 8시, 10시2분, 낮 12시 7분 등 하루 10차례 운행한다.
영주역을 나와 봉화로 가는 버스는 영주여객 차고지에서 출발한다. 역에서 약 1.5㎞ 떨어졌다. 걷거나, 17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3번 시내버스를 타고 영주여객에서 내린다. 영주여객 차고지에서 봉화터미널행 33번 버스는 오전 6시 6시30분 7시 7시20분 7시40분 8시 8시30분 9시30분 등 20~30분 간격으로 있다.
봉화공용터미널에서 물야(오전약수탕)행 22번 군내버스는 오전 7시20분에 출발하며 생달마을 정류장에서 내린다. 21-1번 버스는 오전 9시35분에 출발하며 생달(입구)에서 내려 생달마을은 약 1.7㎞, 물야저수지를 돌아 걸어 들어가야 한다.
산행 뒤 생달마을정류장에서 오전약수탕을 거쳐 봉화로 가는 버스는 오후 7시5분께 있으며 경유지라 미리 기다렸다 타야 한다. 생달(입구)정류장에서는 오전약수탕(오후 4시 4시50분)에서 봉화로 나가는 버스가 바로 도착한다. 봉화터미널에서 영주로 나가는 버스는 오후 4시5분 4시35분 5시5분 5시35분 6시5분 6시35분 7시5분 등에 있다.
부전역으로 돌아오는 열차는 영주역에서 오후 4시22분, 5시10분, 6시19분, 8시41분에 출발한다.
문의=문화체육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