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진·해남 경계 이룬 톱날능선
- 이맘때 산악사진가 필수 코스
- 바위와 조화 이룬 진달래 ‘환상’
- 전체거리 7㎞지만 5시간 소요
- 로프 잡고 오르락내리락 연속
- 힘들지만 내내 활짝 열린 조망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이맘때 톱날능선과 연분홍색 진달래가 어울려 환상의 절경이 펼쳐져 산악사진가들 사이에 진달래꽃 사진을 찍는 첫 번째 산행지로 추천하는, 전남 강진과 해남에 걸친 옹골찬 바위산인 주작산(朱雀山·429.5m) 용아장성(龍牙長城) 길을 소개한다. 주작산 용아능선·만물상으로도 불린다. 별칭이 많다는 것은 산세가 빼어나다는 방증이다. 이웃한 덕룡산(436.1m) 공룡능선과 함께 바위 타는 재미에 푹 빠지게 하는 산이다.
건각들은 소석문에서 출발해 덕룡산 공룡능선과 주작산 용아장성을 잇는 종주산행을 한다. 거리는 약 12㎞에 10시간 넘게 걸린다. 땅끝기맥 분기점에서 덕룡봉(477.7m)을 지나 작천소령(作川小嶺)까지 완충지역인 흙길 억새밭을 빼고는 바위 능선을 수없이 오르내리는 만큼 일반 산길보다 더 많은 체력과 인내심을 요구한다.
 |
| 주작산은 전남 강진군과 해남군에 걸쳐 있으며 붉은 봉황이 양 날개를 활짝 펼친 모습이라 한다. 등산객이 지나는 용아장성 바위 능선 뒤로 두륜산 고계봉 노승봉 가련봉 투구봉이 희미하게 보인다. 김성효 선임기자 kimsh@kookje.co.kr |
■이맘때 산악사진가 추천 1번지
이에 근교산 취재팀은 주작산 용아장성만을 타며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바위 타는 재미를 느끼며 진달래 꽃길과 조망도 즐기는 산행을 했다. 주작산은 붉은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펼친 산세에서 유래하며, 용아장성 능선은 주작(朱雀)의 오른쪽 날개에 해당한다. 답사 때 햇볕이 잘 안 들어오는 서쪽 능선 산비탈과 높은 봉우리에는 꽃이 안 핀 진달래가 많아 지면에 소개될 때쯤 바위틈에 꽃이 핀 막바지 진달래가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작산 용아장성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다. 오소재(약수터) 주차장~주작산 용아능선 들머리~362.6봉~404봉~암릉지대(1·2·3 탈출로 갈림길)~삼각점봉~석문~시소바위~384.9봉~양란재배장·주작산 갈림길~수양리재(작천소령)~주작산휴양림~휴양림 입구 관리사무소에서 마친다. 산행거리는 약 7㎞이며, 5시간 안팎 걸린다. 바위 능선에서 만나는 진달래의 유혹과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을 뿌리치지 못해 자꾸 사진을 찍는 데다 밧줄이 걸린 암봉을 수도 없이 오르내려야 해 예상 산행 시간은 큰 의미가 없다.
 |
| 근교산 취재팀 김동현 씨가 밧줄을 잡고 용아장성 바윗길을 오르고 있다. |
‘작은 설악’ 주작산 용아장성은 두륜산과 주작산, 덕룡산을 잇는 고갯마루인 오소재(吳蘇嶺)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안쪽에 오소재 약수터가 있고 입구에 두륜산과 주작산 등산객을 위한 대형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에서 방향을 알리는 안내판을 보고 오른쪽 완도·북일 방향으로 도로를 건너 100m쯤 가면 왼쪽 주작산 들머리에 등산 안내도가 있다. 건널목이 따로 없어 주의한다. 등산안내도에는 오소재에서 수양리재까지 4.5㎞라 표시돼 있으나, 제1 비상탈출로 이정표에는 5㎞ 거리로 안내하고 있다.
완만한 길이 이어지나 싶더니 살짝 가팔라진다. 급기야 급경사에 덱 계단이 놓였다. 여기를 올라서니 맛보기용 암봉이 나온다. 지형도에 292.3봉으로 표시된 용굴바위이다. 암봉을 올라도 되지만 왼쪽으로 돌아가는 길이 워낙 잘 나 있어 절로 발걸음이 우회 길로 향했다. 촛대바위와 저팔계가 입 맞추는 모양을 한 바위를 거쳐 한동안 진달래 능선이 완만하게 이어진다. 너덜 길도 나오고 다시 살짝 된비알을 올라 들머리에서 30분 남짓이면 362.6봉을 넘어 건너편 404봉을 향해 나아간다.
아직 용아장성 이름에 걸맞는 바윗길은 나오지 않는다. 수양리재 3.0㎞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산길에는 납딱한 판석 바위가 늘어 서 있고 그중 멧돼지를 닮은 바위가 또 보여 일행에게 “형님, 이 바위 멧돼지로 안 보입니까?” 하니 “아니다, 영판 코뿔소 닮았구먼” 한다. 20여 분 걸려 404봉에 올라서니 그간 산봉우리에 가려 보이지 않던 용의 이빨 같은 첨봉(尖峰)인 삐쭉삐쭉한 바위 능선이 끝 간 데 없이 솟아 완전 딴 세상을 보는 듯했다. 오른쪽에는 주작 머리에 해당하는 주작산 정상이 희뿌연 미세먼지 속에 실루엣으로 보였다.
늘어선 바위 능선이 기적을 울리며 달려오는 증기기관차를 빼닮은 기차바위를 지나면 제대로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바윗길도 탄다. 암릉 길 중간중간 완충지역인 안부에는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조릿대 숲이 나오고 약 25분이면 갈림길과 만난다. 왼쪽으로 제1 비상탈출로가 열려 있다. 오소재에서 2.5㎞ 온 지점이며 수양리재까지도 2.5㎞ 남았다. 500m 떨어진 제2 비상탈출로를 향해 직진한다. 처음으로 안전로프가 내려진 바위를 잡고 올라서면 등 뒤로 넘어온 암봉에 활짝 핀 진달래꽃이 한 폭 진경산수화를 보여준다.
■암릉에 핀 진달래꽃 환상 앙상블
 |
| 주작산 바위 능선을 걷는 중 지나는 석문. |
길옆에는 포근한 날씨 속에 앙증맞은 남산제비꽃 생강나무 산자고 현호색 별꽃 등 봄꽃이 앞다투어 꽃망울을 터트리며 맵시를 뽐냈다. 수양리재 2.2㎞ 이정표가 있다. 여기부터 주작산 용아장성 핵심 구간으로 바윗길은 더욱 거칠어진다. 삼각점이 설치된 428.1봉을 넘어 주작산 갈림길인 384.9봉 안부까지 숨 쉴 틈 없이 바위에 매달린 밧줄을 잡고 봉우리를 오르고 바위를 내려가는 험로의 연속이라 안전에 주의해야 하는 구간이다.
필자는 죽순처럼 돋아난 바위를 요리조리 빠져나가는데 지나가던 여성 산꾼이 취재팀원 중 흰 수염을 날리는 김동현(전 전남일보 사진부장·79) 형님을 보더니 “이제 시작이예요” 하며 힘내시라고 인사를 해 왔다. 벼랑에 나무 덱 다리가 걸려 있고 이 지점을 벗어나면 산길은 곤두박질치듯 안부로 떨어졌다가 다시 가파르게 치고 오른다. 제1 탈출로에서 약 20분이면 왼쪽 제2 탈출로가 기다린다.
여기저기에 꽃망울을 터트린 분홍색 진달래꽃이 평정심을 잃지 않았던 필자의 마음을 흩트려 놓았다. 답사를 앞두고 선답자의 사진에서 보았던 하얀 침봉(針峰)에 핀 연분홍색 진달래꽃을 어서 만나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을 바쁘게 움직여 보지만, 펼쳐지는 경치가 가던 걸음을 자꾸만 붙잡는다. 너덜을 거쳐 암봉 전망대에 서면 정면 뾰쪽한 하얀 암봉은 용의 송곳니 같고, 일렬로 늘어선 울퉁불퉁한 3개 바위 봉은 어금니를 연상시킨다.
제2 탈출로에서 30분이면 오른쪽에 3 탈출로가 나온다. 여기서 청주에서 왔다는 등산객 세 분을 만났다. 소석문에서 덕룡산 공룡능선을 타고 왔다고 했다. 처음에는 즐거운 산길이었는데 체력도 떨어지고 셀 수 없이 많은 바위봉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게, 이제 그 봉우리가 그 봉우리 같은 생각이 들어 내려가야겠다며 취재팀에게 하산 길을 물어 왔다. 관악사 방향 길을 따라 내려가면 된다고 일러주었다. 덱 계단을 거쳐 약 25분이면 삼각점봉(428.1m)에 올라간다. 정면에 가야 할 암봉이 솟구쳤지만 보이는 게 다가 아니었다. 봉우리를 올라가거나 우회하면 또 다음 봉이 기다리고 있어, 주작산 갈림길 까지 짧은 거리에 족히 10여 개 암봉을 오르거나 돌아야 했다.20분이면 석문을 빠져나가고, 비박굴, 3단으로 얹힌 장흥 천관산의 아육왕탑 같은 석탑, 하늘에 뜬 비행접시 모양의 시소바위 등을 보며 석문에서 약 50분이면 384.9봉을 거쳐 삼거리에 내려간다.
수양리재는 왼쪽 양란재배장(0.32㎞)으로 향한다. 직진형 오른쪽 길은 주작산으로 향한다. 현재 양란 재배장은 철거되고 이정표로만 남아 있다. 10분이면 임도 삼거리가 나오는데 작천소령으로 불리는 수양리재다. 휴양림(2.0㎞)은 오른쪽으로 꺾는다. 삼거리 가운데로 난 직진 능선이 덕룡산 공룡능선을 타고 소석문으로 가는 길이다. 포장길을 따라 약 30분이면 휴양림 입구 관리사무소에 도착한다.
◆교통편
- 승용차 이용하면 하산 후 택시로 출발지 복귀
먼 거리로 대중교통으로 당일 산행을 할 수 없다. 승용차가 낫다. 승용차를 탄다면 전남 해남군 북일면 흥촌리 산 117-8 ‘오소재 약수터’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간다. 약수터 입구 주차장에 주차한다. 하산 지점인 주작산휴양림관리사무소 앞에서 차가 있는 오소재(약수터)주차장은 도암·신전 콜택시(010-9440-1939·010-2626-0602)를 이용한다. 택시비 2만5000원 선.
대중교통은 열차와 고속버스가 있다. 열차는 부산역(오전 8시38분)에서 목포행 남도해양열차를 타고 가다 해남역에서 내린다. 버스는 사상 서부터미널에서 해남으로 가는 고속버스가 있다. 오전 7시5분(일반) 9시30분(우등) 등 5회 운행한다. 해남터미널에서 오소재로 가는 농어촌버스(해남교통 061-533-8826)는 오전 6시10분, 8시20분 9시45분, 11시25분 12시25분 등에 있다. 오소재 주차장에서 내린다.
산행 뒤 주작산 휴양림 입구 관리사무소에서 강진으로 가는 농어촌버스(강진교통 061-432-9618)는 수양마을에서 오후 2시10분께 한 차례 있고 이후에는 수양마을 입구 버스정류장까지 걸어나가야 한다. 수양마을 입구 정류장에 오후 3시30분 5시 6시30분 7시45분께 버스가 지나가며 중간 경유지라 미리 기다렸다 탄다. 강진역에서 출발하는 부산행 열차는 오후 4시20분에 있고, 강진터미널에서 부산 서부터미널행은 오후 3시10분 4시55분에 떠난다.
맛집 한 곳 추천한다. 강진군 신전면소재지에 있는 ‘순이쌈밥(061-432-7430)’이 괜찮다. 쌀·보리 쌈밥(사진)만 한다. 불고기와 푸짐한 밑반찬이 곁들여 나오는데 주작산 용아장성을 타며 출출해진 배를 채웠던 가성비 최고의 맛집이다. 쌀·보리 쌈밥 1인 1만1000원
문의=문화체육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