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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481> 거창 망덕산

이름부터 덕유산 전망대…‘고작’ 600m대 산에서 누리는 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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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덕산은 일출과 운해를 보는 조망산으로 정상 옆 활공장에 서면 동쪽으로 전망이 활짝 열린다. 왼쪽 보해산 가야산 장군봉 우두산 비계산 박유산 오두산 미녀봉 등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발아래는 거창읍과 한국승강기대학교다.
- 빙 둘러싼 1000~1600m 고산
- 정상 활공장서 거침없는 조망
- 수도·가야·비계산 등 파노라마

- 초입 긴 날등 능선 유순한 산길
- 아름드리 소나무숲 솔향 그윽
- 날머리 위천변 건계정 망중한

근교산&그너머 취재팀은 산의 고장인 경남 거창의 읍내를 굽어보는 조망 명산으로, ‘덕유산을 바라본다’는 뜻을 가진 망덕산(望德山·682.2m)을 소개한다.

전북 무주·진안·장수를 두고 흔히 ‘전라도의 지붕’이라 일컫는다. 이는 평균 해발고도가 400~500m인 진안고원이 있어 생긴 별칭이다. 여기에 비견할 만한 지형은 경남에도 있다.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경로이며, 지리산(1915.4m)과 덕유산(1614.2m) 등 고봉이 즐비한 산청·함양·거창인데, 이 세 지역을 묶어 ‘경남의 지붕’이라고 한다. 경남의 지붕에서 거창 망덕산은 명함조차 내기 힘든 높이로, 해발 700m에도 못 미치지만 정상 부근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서 열리는 조망은 1000m가 넘는 봉우리도 부러워 할 만큼 빼어나다.

한국승강기대학교 뒤 소나무 숲이 울창한 긴 날등으로 오르는 취재팀.
■‘덕유산을 본다’는 전망대 산

망덕산을 망실봉(望實峰)이라고도 하는데, 봉수대에서 망을 본 데서 유래한다. 망덕산 산세가 서쪽을 향해 날아가는 닭 모습을 했고, 산 정상에서 동쪽 송정리로 길게 뻗은 능선은 ‘닭의 등’을 닮았다고 해서 ‘비계장등(飛鷄長嶝)’ ‘비계날등’ ‘긴 날등’으로도 불린다. 취재팀의 산행 또한 ‘긴 날등’을 타고 정상으로 향한다.

만나는 이정표에 ‘장팔골’이라는 지명이 나온다. 장팔리(長八里)와 송정리(松亭里) 사이에 바위 8개가 있는데, 그 바위의 정기를 받아 8 장사나 8 문장가가 나온다는 옛 예언에서 유래한다.

거열산성이 있는 건흥산과 망덕산 사이를 흐르는 위천 변 거북바위 위의 건계정.
날머리에서 만나는 건계정(建溪亭)은 고려 시대에 송나라에서 귀화한 거창 장씨(居昌 章氏)의 시조 충헌공 장종행의 후손이 선조를 기리며 1905년 위천 변의 거북바위에 세운 정자다. 정자 이름 건계정은 장종행이 중국 건주에서 왔다는 점에 주목해 이 지역의 높은 선비 면우 곽우 곽종석(1846~1919) 선생이 붙였다. ‘후손이 선조의 고향을 잊지 않는다’는 뜻을 담았다.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다. 거창군 거창읍 운정리 운정 정류장~한국승강기대학교 정문~금강도덕문~긴 날등(비계장등) 등산로~망지산~체육공원(장팔골·망실봉 갈림길)~절부마을 갈림길~망덕산 정상~옛 활공장(망덕산 정상석)~주차장·샛단 갈림길~건계정 주차장·소곡 마을 갈림길~주차장·‘삶의 쉼터’ 갈림길~건계정 입구 도로~건계정을 거쳐 건계정 주차장에서 마친다. 산행 거리는 약 6.5㎞이며, 3시간30분 안팎 걸린다.

거창군 거창읍 송정리 운정마을 버스정류장 옆 공터에 주차하고 출발한다. 정류장 뒤로 펼쳐지는 산이 가야 할 망덕산이다. 오른쪽 한국승강기대학교 방향 도로로 간다. 한국승강기대학교를 감싼 망덕산 능선이 ‘긴 날등’인데, 시골 아낙같이 유순한 모습을 했다. 대학교 정문에서 왼쪽 길로 올라간다. 15분 정도면 큰 기와 건물이 나오는데 출입문에 ‘금강도덕문’ 현판이 걸렸다. 1874년 이승여-서의복 부부에 의해 창도된 금강대도교와 연관이 있다. 불교 색채가 짙으며, 동학·증산교 등과 함께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에 생긴 민족 종교 중 하나라고 한다.

내부를 잠시 보고 나와 도덕문 왼쪽 길로 올라가면 이내 산길로 접어든다. ‘망실봉 1.5㎞’ 이정표가 길 안내를 한다. 풀베기를 해 놓아 산길이 괜찮을 듯했는데, 초입만 제초 작업을 해놓았다. 물 마른 개울을 잠시 끼고 올라가면 큰 참나무가 서 있고 희미한 갈림길이 나온다. ‘B.P(20)+’ 빨간 리본이 달린 오른쪽 길로 간다. 안쪽에 근교산 리본을 묶어 놓았으니 참고한다. 고사리 밭인 무덤을 지나면 산길은 한결 낫지만 잠시 가팔라진다.

■‘솔멍’ 때리기 좋은 소나무 숲

정상석 대신 무덤 1기와 이정표가 선 망덕산 정상.
금강대도문에서 15분 걸려 긴 날등에 올라서면 뚜렷한 등산로와 만난다. 망덕산은 오른쪽으로 꺾는다. 왼쪽은 운정마을에서 오는 또 다른 길. 이제부터 긴 날등을 탄다. 소나무가 무성한 길을 10여 분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에 등산지도에 표시된 망지산 가는 길이 있어 갔다 온다. 깨끗이 벌초된 무덤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능선을 타면 길은 묵어 있다. 갈림길에서 7, 8분이면 망지산 팻말이 걸린 밋밋한 봉우리가 나온다. 숲이 우거져 조망은 없다.

국립지리정보원 지형도에는 벌초된 무덤 뒤 봉우리(462.5m)가 등산지도상의 망지산 정상보다 높게 나와 있다. 필자가 보기에 망지산 정상은 잘못 표시된 듯하다. 산길로 복귀하면 운동기구가 놓인 삼거리에 닿는다. 망실봉(0.8㎞)은 직진한다. 왼쪽은 장팔골 방향인데 운정마을과 장팔마을에서 오는 길이다. 이내 오른쪽에 절부마을에서 오는 묵은 길과 만나 능선을 오른다. 조망은 없지만 아름드리 소나무가 만든 운치 있는 숲길이다. 필자는 솔향 그윽한 분위기에 취해 잠시 푹신한 솔갈비에 앉아 ‘솔멍(솔밭에서 멍 때리기)’을 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차츰 산길은 가팔라진다. ‘망실봉 0.3㎞’ 이정표를 지나면 ‘솔멍’에 혼미해진 정신이 확 깰 만큼 길이 가파르다. 한낮에는 아직 날씨가 더워 마지막 비지땀을 뽑아내고, 체육공원 갈림길에서 20분 남짓이면 망덕산 고스락에 선다. 무덤 한 기와 삼각점이 있으며 동쪽으로 거창읍과 거창의 명산들이 펼쳐진다. 왼쪽 둔동(7.0㎞) 방향으로 1, 2분 떨어져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다. 이륙장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지 잡풀이 무성했다. 한쪽에 망덕산 정상석이 반긴다. 여기가 조망이 활짝 열리는 최고의 전망대다.

멀리 경북 김천 대덕면과 거창 웅양면의 경계인 우두령에서 시계 방향으로 양각산 수도산 단지봉 보해산 금귀봉 가야산 장군봉 우두산 비계산 박유산 두무산 오두산 미녀봉 숙성산 등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발아래는 거창읍내 전경과 승강기대학교가 보인다. 또한 일출, 운해를 조망하기 좋은 장소로 알려지면서 이 산은 ‘전망대 산’으로 알려져 있다.

망덕봉 정상으로 되돌아간다. 정상에서 하산은 삼각점 뒤 북쪽 주차장(3.0㎞)으로 향한다. 왼쪽에 바래기재에서 오는 길이 있다. 주차장은 건계정 유원지 주차장을 말한다. 능선 길은 가파르게 고도를 낮추는데, 덱계단과 침목계단이 깔려 있다. 10분 남짓이면 오른쪽 ‘샛단’에서 오는 갈림길이 있지만 주차장으로 가려면 그대로 직진한다. 여기도 마사에 푹신한 솔갈비가 깔려 있다. 숲이 우거져 덕유산 전망대 산에서 유래했다는 망덕산의 명칭이 무색할 만큼 조망이 안 열려 능선 왼쪽으로 전망을 즐길 만한 곳을 찾아 들어갔다.

정면에 우뚝한 산이 기백산이며 그 뒤는 금원산이 빼꼼히 머리를 내밀고, 왼쪽으로 거망산 황석산 대봉산이, 오른쪽으로 오두봉 필봉 모리산과 덕유산(백암봉) 지봉 대봉 등이 펼쳐지는 전망 장소를 결국 찾았다. 조망을 살핀 뒤 산길로 복귀한다. 552.6봉을 거쳐 수월하게 산길이 내려가나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산길은 다시 봉우리를 살짝 오른다. 왼쪽에 소곡마을에서 오는 갈림길이 있다. 필자는 오른쪽 건계정 주차장으로 향한다. 뒤이어 나오는 472봉에서 주차장은 왼쪽이며 1.0㎞ 남았다. 오른쪽은 이정표에 ‘삶의 쉼터’로 표시돼 있다.

기백산과 덕유산 백암봉 건흥산이 보이는 바위 전망대 한 곳을 거쳐 망덕산 정상에서 약 1시간 걸려 건계정 입구 도로에 떨어진다. 도로를 건너 산수장 식당 앞을 거쳐 위천에 놓인 다리를 건너면 건계정은 왼쪽에 보인다. 주차장은 산수장 식당 앞에서 왼쪽 길로 간다.


◆교통편

- 거창읍 ‘한국승강기대학교’ 목적지 설정

먼 거리로 대중교통보다 승용차가 낫다. 승용차 이용 때는 경남 거창군 거창읍 운정1길 120 ‘한국승강기대학교’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간다. 날머리인 건계정 주차장에서 한국승강기대학교는 거창 콜택시를 이용한다. 택시비 6000원 선.

대중교통은 부산 사상구 서부터미널에서 현풍-고령을 거쳐 거창으로 가며, 한국승강기대학교는 군내버스나 택시로 이동한다. 서부터미널에서 거창행 직행버스는 오전 7시10분, 8시20분, 10시 등에 있다. 약 2시간40분 소요. 거창시외버스터미널을 나와 도로 건너편 정류장에서 한국승강기대학교로 가는 1-3번 군내버스는 오전 8시50분, 11시30분에 있다.

산행 뒤 건계정 주차장에는 버스정류장이 따로 없다. 거창 읍내 방향으로 600여m 가면 송정 정류장이 있다. 여기서 거창시외버스터미널로 가면 된다. 거창터미널에서 부산행은 오후 4시40분, 6시, 6시30분, 7시(막차)에 떠난다.

맛집 한 곳 추천한다. ‘산의 고장’ 거창으로 산행을 떠나는 날은 거창의 명물 음식인 어탕국수(사진)를 먹고 오는 날이다. 거창읍내 ‘구구추어탕’이 괜찮다. 걸쭉한 어탕 국물에 푸짐한 국수가 ‘함버지기’(한 바가지·한가득) 들어가 농번기를 끝낸 농부들이 보양식으로 즐겨 먹었다.

문의=문화체육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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