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올 시즌 추락은 '밑빠진' 뒷문도 한 몫했다. 시즌 전 강병철 감독은 최고 구속 시속 158㎞까지 찍는 최대성과 원조 마무리 노장진에게 뒷문을 맡긴다는 전략이었다.
이 같은 전략은 노장진의 이탈로 어긋나 버렸다. 최대성마저 둘쭉날쭉한 제구력 때문에 마무리는 무리였다.
롯데는 6월 21경기에서 13승7패1무의 반짝 상승세를 탔다. 시즌 초반의 부진에도 불구, 4강 진출이 가능하다는 섣부른 전망까지 나왔다.
쌕쌕이 정수근과 노장진의 복귀, 호세-이대호-마이로우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공격력 회복과 더불어 임시방편으로 마무리를 맡은 고졸 신인 나승현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나승현은 팀이 거둔 13승 중 10승을 책임졌다. 지난 2000년 SK 이승호의 고졸신인 최다세이브 기록(9세이브)도 갈아치우며 '황금팔' 한기주(KIA), '괴물 루키' 류현진(한화) 등과 함께 올 시즌 최대 신인으로 평가받으며 주가를 올렸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시즌 후반에 단조로운 구질이 노출된 데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한계를 보였다. 결국 나승현은 16세이브, 방어율 3.48의 평범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5월말 노장진이 합류했지만 예전의 노장진이 아니었다.
3~4점차의 리드 상황에서도 노장진이 등판하면 승부는 살얼음판으로 바뀌었다. 특히 지난 8월16일 잠실 LG전에는 9-4로 앞선 9회 5점차 리더를 지키지 못하고 9-10으로 거짓말 같은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하며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는 지난 1990년 롯데가 광주 해태전에서 7-2로 앞서다 9회 역전패 당하며 세운 마지막회 최다점수차 역전패 기록을 16년 만에 되풀이한 것이다.
노장진은 6세이브, 방어율 4.66으로 초라하게 시즌을 마쳤다. 시즌 막판 노장진, 나승현, 최대성, 이왕기, 주형광 등 선발요원을 제외하고는 중간과 마무리의 구분없이 물량공세를 펼쳤지만 구멍을 메우기는 역부족이었다.
삼성 오승환(47세이브), 두산 정재훈(38세이브), 현대 박준수(38세이브), 한화 구대성(37세이브), KIA 윤석민(19세이브). 올 시즌 세이브 부문 1~5위를 차지한 선수들이다. 막판까지 KIA와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고 박빙의 승부를 펼친 두산을 제외하고 나머지 4개 팀은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결국 내년 시즌 롯데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든든한 마무리가 필수라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