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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O와의 만남 <14> 문화숙 좋은문화병원장

기초의과학 육성 '연구하는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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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와 부산과학기술협의회가 주최한 '제14회 최고기술경영자(CTO)와의 만남'에서 강연자로 나온 문화숙 좋은문화병원장이 부산지역 기술경영인과 각 대학의 산학협력단장 등 참석자들에게 연구중심병원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인간의 삶은 생로병사로 요약할 수 있다. 생로병사는 병원 및 의료 수준과 직접 연관된다. 그러므로 인간의 삶은 의학기술과 지역사회의 병원 수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과학기술이 가장 먼저, 또 가장 많이 적용되는 분야는 국방과 함께 의료가 차지하고 있다. 국방과학이 창이라면 의료기술은 방패인 셈이다. 무병장수(無病長壽)라는 인류의 오랜 꿈을 실현하고, 죽어가는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의료현장에는 최첨단 의료장비와 생명과학 정보통신기술 핵의학 등 21세기의 과학 기술력이 총동원되고 있다. 따라서 병원들도 단순한 검진과 처방에서 벗어나 연구개발과 진료를 함께 겸하는 연구중심병원으로 옮겨가고 있다.

국제신문과 부산과학기술협의회가 주최한 '제14회 최고기술경영자(CTO)와의 만남'에는 민간의료기관이면서 대학병원들도 하기 어려운 연구중심병원으로 나아가고 있는 좋은문화병원의 문화숙 원장이 강연자로 나왔다. 지난달 31일 부산 동구 범일2동 좋은문화병원 1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CTO와의 만남에는 송석구 본사 사장, 김순갑 한국해양대 총장, 조성제 BN그룹 회장, 이백천 바이넥스 회장, 허인구 동륭학원 이사장과 경성대 동아대 동의대 부경대 부산대 한국해양대의 산학협력단장, 김진섭 부산대 교수, 황계수 부산북부교육장, 문정오 부산영재교육원장 등 4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진행은 리노공업(주)의 이채윤 사장이 맡았다.


# 문화숙 원장은
10년전 불임의학연구소 설립

지난 2004년 3월 부산과학기술협의회가 창립될 당시 창립발기인 92명 가운데 문화숙 원장이 눈길을 끌었다. 대학병원 소속의 교수가 아닌 의사로는 유일한 창립멤버였기 때문이다.

현대의학에서 과학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만 의사들 가운데 자신을 과학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더구나 대학병원의 교수가 아닌 일반 의사들은 과학자라는 의식 자체가 희박하고, 이공계 출신의 과학자들도 의사들과는 거리감을 갖고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문 원장이 부산 과학기술계를 대표하는 부산과학기술협의회 회원이 된 것은 다른 의사들과 달리 기초의학 연구를 중요시하고 논문 발표 등의 학술활동도 활발히 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기초의과학 육성을 위해 이미 10년 전부터 병원에 석·박사 8명으로 구성된 불임의학연구소를 설립하고 매년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해 왔다. 그동안 발표된 100여편의 각종 논문과 보고서에는 국제적 권위를 자랑하는 SCI 등재 학술지 논문도 8편이나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미국 산부인과학회지에 발표된 '내시경을 이용한 자궁각 임신의 새로운 무혈 수술 방법'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윌리엄스 산과학(産科學) 교재에 수록되었다. 또 지난해 가을 개최된 대한불임학회에서는 대학병원이 아닌 일반병원으로는 극히 드물게 우수논문상을 수상하는 등 뛰어난 연구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 전국의 주요 병원들이 단순한 질병 치료 개념에서 벗어나 기초의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하는 연구중심병원으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문 원장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좋은문화병원을 연구중심병원으로 조용히 바꾸어 왔다.

그는 "산부인과를 단순히 아이를 출산하는 곳이 아니라 난치병인 불임을 현대 과학기술로 해결하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과 새로운 기술도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임센터의 불임치료 기술 연구.
# 동남권 최대 민간병원
환자 사랑과 기술우위의 기초

문 원장이 이사로 있는 은성의료재단은 현재 좋은문화병원(범일동) 좋은삼선병원(주례동) 좋은강안병원(남천동) 좋은삼선한방병원(주례동) 좋은애인병원(낙민동) 좋은삼정병원(울산시 무거동) 등 6개 병원 1518병상을 가지고 있는 동남권 최대의 민간병원이다. 지난해 외래환자 78만 명, 입원환자 36만여 명을 치료했다. 대학병원이 700~800 병상인 점을 고려한다면 병원 및 환자 규모에 있어서 웬만한 대학병원을 능가한다고 볼 수 있다.

29년 전인 1978년 남편인 구정회 원장(현 부산시병원협회장)과 함께 현재의 위치에서 구정회 정형외과, 문화숙 산부인과로 출발한 은성의료재단이 동남권 최대의 민간병원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 문 원장은 "병원을 시작할 때 '배운 대로 열심히 하자'는 쉽고도 어려운 각오를 지켰기 때문"이라며 "환자들과 지역 주민들의 사랑 덕분에 병원이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 원장은 종종 자신을 '부산의 의녀(●女)'라고 부른다. 의녀는 아픈 사람이 필요로 할 때 언제나 달려갈 수 있어야 한다. 문 원장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부산에서 시민들이 좋아하는 의사가 되기 위해 지금도 아침 8시에 출근해 오전에는 50여명의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오후에는 3~5건씩 수술하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점심식사는 환자 진료로 인해 거의 건너뛰고 있다. 그는 "나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과 1분이라도 더 이야기를 하는 것이 환자를 위해서, 그리고 병원발전을 위해서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병원의 브랜드를 '좋은병원'으로 통일한 것도 '환자가 좋아하고 직원과 사회가 모두 좋아하는 병원'이 되자는 각오의 표시였다. 문 원장은 "의료보험수가를 비롯한 각종 제도와 법률적 제약 아래서 병원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환자사랑과 기술 우위의 남다른 각오가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좋은병원은 부산 울산에 이어 경남 밀양에도 병원을 건립할 계획을 갖고 있다.

국제적 학술지 SCI에 실린 좋은문화병원의 논문들.

# 연구개발(R&D)의 성과
산부인과 내시경 시술의 명성

좋은병원은 출산과 육아에서부터 시작해 가족 건강과 노인 치료에 이르는 6개 병원을 계열화 시켜 '온 가족을 위하는 병원'으로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이 가운데 문 원장이 진료를 맡고 있는 좋은문화병원은 출산과 어린이 질환은 물론 유방암을 비롯한 각종 여성 질환과 미세 미용·성형 수술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의 모든 건강을 다루는 종합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 병원에서 태어난 아기는 9만 명에 이른다. 문 원장은 단순한 분만이 아니라 불임부부에게 출산의 기쁨을 선물하기 위해 지난 1988년 불임클리닉을 개설, 부산 경남에서는 최초로 냉동배아를 이용한 시험관 아기 임신에 성공하는 등 그동안 1668건의 시험관 아기를 시술했다.

문 원장의 시술 장면.
또 산모와 여성 건강을 위해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고 수술 성공률도 획기적으로 높인 복강경 내시경 수술과 자궁내시경 수술을 1만건 이상 시술했다. 이 때 적용된 간단한 수술기법을 미국내시경학회에 동영상으로 발표해 톱 10 비디오로 선정되는 등 내시경 수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좋은문화병원이 자체 개발한 내시경 기구(endoloop)는 지난해 6월 국내특허를 획득하고 현재 국제특허를 출원한 상태이다.

지난 2003년 11월 문을 연 미숙아 집중치료실에서는 680g의 극소 저체중아를 비롯한 543명의 어린 생명을 돌보았다. 2004년 개설된 미용성형재건센터는 외래환자 수가 전국 5위, 한강 이남에서는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인 성형외과가 아니라 레이저 장비와 미세수술 현미경을 이용한 안면비대칭 수술, 턱변형 수술, 절단된 손가락과 발가락 등 사지 복원수술은 서울 지역에서 환자들이 내려올 정도로 전국적인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출산과 여성을 위한 종합병원'이라는 좋은문화병원의 역할은 국내는 물론 일본과 중국 환자를 부산으로 유치하는데 커다란 흡입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문 원장은 "앞으로는 무정자증 남성불임 연구와 줄기세포를 이용한 피부 및 연골 재생치료기술 개발, 난소물혹 등 여성질환의 조기진단을 위한 유전학 연구, 그리고 로봇 수술의 도입 등에 연구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깔끔하고 세련된 병원시설
"병원 환경도 병 극복에 도움"

좋은문화병원의 첫인상은 '깔끔하다'는 것이다. 로비는 물론이고 입원실의 복도와 환자 대기실 등에 설치된 소파, 눈길이 닿는 곳 마다 붙어있는 그림의 배치도 세련되어 보인다. 1층 로비의 커피숍에서는 20 종류의 각종 커피가 판매되고, 신관과 별관을 잇는 연결구는 양쪽 벽이 모두 유리로 처리돼 밝고 온화한 느낌을 준다. 부산과 울산의 다른 '좋은병원'들도 한결같이 깔끔한 느낌을 준다.

병원 환경은 그 자체가 환자들에게 병원에 대한 신뢰감과 회복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지기에 문 원장은 병원 환경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또 6개의 좋은병원에 의료진을 포함해 1700여명의 직원이 있지만 노사분규는 없다. 병원 발전의 3대 축으로 환자중심병원, 연구개발병원과 함께 인재 육성을 강조한 것이 노사 화합과 병원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좋은문화병원은 지난 2004년 부산시로부터 남녀고용평등 모범기업상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노동부 선정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뽑혔다. 또 같은해 10월에는 출산육아 친화기업으로 국무총리 포상을 받았다.

부산과학기술협의회 최고기술경영자 평의회 부의장이기도 한 문 원장은 "좋은병원 가족들이 진료와 연구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는 열정이 부산과학 발전과 의료산업 활성화에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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