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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박경리 선생의 소설 '토지'와 드라마로 일약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발돋움한 경남 하동군 평사리 상평마을 최참판댁 일대 전경. |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상평마을은 고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수는 연간 60여만 명에 달한다. 소설의 주무대인 최참판댁이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박경리 선생의 소설 토지와 KBS 대하드라마가 일등공신 역할을 담당했다. 박경리 선생은 토지를 통해 1887년부터 1945년 해방을 맞기까지 우리나라 격동의 근대사를 살다간 농민들의 애환과 삶을 진솔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토지 무대인 최참판댁
평사리가 소설 토지의 주 무대가 된 것은 초가지붕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돌담길, 마을 공동우물, 황소 울움소리와 새벽녘 장닭의 울움소리에 날이 밝아 오는 모습 등 온화한 전형적인 농촌 풍경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평온하던 농촌마을이 갑작스레 유명세를 타면서 이 마을 농민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많은 일들과 맞닥뜨렸다. 최참판댁을 모태로 드라마 세트장이 조성되고 슬로시티로 지정된 이후 관광객들이 사시사철 붐비고 있는 것이다. 마을에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외양간에는 실제 송아지가 울움소리를 내는 드라마 세트장이 조성된 이후 연간 60여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이 곳으로 몰려들었다.
이 마을에 사는 정재상 씨는 "소설과 드라마 때문에 평사리가 전국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면서 마을 주민들은 평사리를 소설의 주 무대로 한 박경리 선생에 대해 고마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소설과 드라마 등을 통해 평사리가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이 찾고 있지만 사실 이 마을은 주택을 초가지붕으로 개량한 것 외에는 예전 농촌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평화로운 고장이다.
■하동군의 복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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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토지'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초가집들이 최참판댁 주위로 깨끗하게 복원돼 있다. |
하동군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평사리 최참판댁 주변을 문학과 영상 등이 어우러진 체험 관광지로 개발하는 복원사업을 벌였다. 하동군은 지난 1998년 마을 부지 9529㎡를 30억4000만 원에 매입한 데 이어 안채와 사랑채 별당채 중문채 뒷채 사당 초당 행랑채 등 최참판댁 한옥 14동을 4년 간에 걸쳐 건립했다.
하동군 관계자는 "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최참판댁 복원은 관광객들이 소설의 여운을 즐기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최참판댁 사랑채에는 돌아가며 문화해설사로 나오고 있는 참판 3명이 관광객들을 상대로 최참판 집안 내역을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관광객들을 위해 최참판댁 방문기념 사진 모델(도우미) 역할도 하고 있다.
최참판댁 사랑채 대청마루에 오르면 섬진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봄이면 아지랑이가 하늘거리고 산들바람에 매화 꽃잎이 날리며 맑게 흐르는 섬진강을 볼수 있으며 가을이면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황금물결이 넘실거리고 대봉감이 붉게 익어가는 풍광이 펼쳐져 관광객을 사로잡고 있다.
최참판댁 중문채는 어린 나이에 가문을 지키면서 조준구와 투쟁하고 굶주림 속에 허덕이는 마을 사람들에게 곳간을 열어 보였던 기세당당한 서희의 모습이 담긴 공간이다. 이 곳에는 드라마 세트장으로 용이네 집, 칠성이네 집, 김훈장네 집, 김평산네 집 등 초가집 36동이 건립돼 있다. 파전과 막걸리를 마실수 있는 먹거리 장터읍내 장터 (11동)와 장터포목전은 이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골 메뉴다.
■주변까지 덩달아 관광명소로
"소설 '토지'로 출범한 자리에 문학관 하나 없어 되겠느냐"는 지역 시인 최영욱(53)씨 등 문인들의 주장에 힘입어 평사리는 문학촌으로도 변모했다.
지난 2002년 최참판댁 뒷편 6977㎡의 부지에 들어선 평사리 문학관에는 박경리의 토지, 김동리의 역마를 비롯해 하동 관련 문학작품이 전시 보존돼 있다. 매년 10월이면 전국 문인들이 참석하는 평사리 토지문학제가 여기서 열리고 있다.
지난 2007년 농업전통문화 전시관 조성으로 문학관 뒷편 부지 4090㎡에 지상 1층 규모로 들어선 목조 기와집은 하동 역사존과 옛 생활 전시존, 농기구 전시존, 체험존 등으로 나눠 농촌의 일상생활상과 농민들이 사용했던 농기구를 전시하고 있다.
또 악양 무딤이들 황금들판은 수천 개의 허수아비 콘테스트 개최 장소로 전국 사진작가들에게 유명한 곳이다. 이밖에 맑게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을 보듬고 있는 평사리 공원에서는 하얀 모래사장에 내려 앉는 패러글라이딩 등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최참판댁 입구에서 왼쪽으로 5분 정도 가다 보면 한산사가 보인다. 이 길은 화개장터로 가는 산복도로다. 연인들을 위한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여기서 끝나는 지점은 국도 19호선과 섬진강이 내려다 보이는 곳이다. 지리산 생태과학관과 군립공원 제2집단시설지구가 이곳에 있다.
산복도로 정상에서 산 능선을 오르면 사적 151호인 고소성이 눈에 들어오고 신선대와 철쭉제가 열리는 형제봉, 활공장도 주변이다. 등산로 왼쪽에는 섬진강이 흐르고 오른쪽은 평사리 무딤이들판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소나무 군락으로 등산객들의 눈길을 잡고 있다.
건너편 동쪽산 정상은 활공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말이면 전국 활공협회 회원들이 이곳에서 비행, 평사리 공원 앞 섬진강 백사장까지 창공을 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하동군은 평사리를 문화 탐방 등 새로운 녹색체험 관광지로 부각시킬 방침이다. 특색 있는 오픈 세트장으로 전환하고 체류형관광지 개발을 위해 용역을 의뢰한 것도 이 때문이다. 50억 원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에는 민속마을 재건축, 평사리 문학관 리노베이션, 한옥 체험관 증축, 전통주막 증축, 돌담길 복원, 이동식 우체국과 야외공연장 건축 등이 계획돼 있다.
# 백종웅 최참판댁 명예 참판
- "수십대 일 경쟁률 뚫은 자원봉사자랍니다"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에서는 백발에 하얀 수염을 곱게 기르고 한복을 입은 명예 참판 3명을 만날 수 있다. 하동군이 지난 2006년 최참판댁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모집한 문화해설사인 이들은 최참판댁 사랑채에서 한달에 10일간씩 순번제로 근무하고 있다.
명예 참판은 무보수로 일하는 자원봉사자이지만 당시 참판 모집에는 부산과 순천, 진주 등 전국 각지에서 수십여 명이 응모에 나설 만큼 선정 과정은 치열했다.
동학혁명에서 근대사까지 우리 민족의 대서사시인 소설 '토지'의 배경으로 널리 알려진 최참판댁에는 평사리 부지 9529㎡에 한옥 등을 비롯, 조선 후기 우리 민족 삶의 모습을 담은 각종 유물이 있다. 하동군으로부터 학식과 예절 등 교육을 받은 이들 명예 참판은 최참판댁에서 당시 참판이 입었던 복장으로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조선시대 종2품 당상관인 참판은 지금으로 치면 차관급에 해당한다.
백종웅(사진·70·하동군 하동읍 읍내리) 씨 등 3명의 명예 참판은 구수한 입담으로 최 참판댁을 무대로 한 소설 토지의 유래를 방문객들에게 설명, 인기를 모으고 있다.
백 씨는 방문객들을 위해 방문기념 사진 모델로도 활약하고 있으며 그의 서예 솜씨는 일반인에게 가훈을 써 줄 만큼 수준급이다. 그동안 써 준 가훈만도 줄잡아 500여 장을 넘어서고 있다. 여기다 내고장 농산물 판촉 때는 전국을 순회하는 홍보대사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백 씨는 그동안 쌓아 올린 공적(?) 덕분에 친구도 많이 생겼다고 환하게 웃었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우리 고유의 풍습과 예절 교양정신 등을 가르쳐 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이 예전 우리 조상들의 예와 효 등 전통적인 덕망을 느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