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환경교육센터와 함께 하는 환경 이야기 <6> 청설모가 다람쥐를 잡아먹어?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6-23 19:35:15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주로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청설모.
"부산 해운대 동백섬에 풀어놓았던 토끼가 어느날 사라지더니 청서만 보이더라. 청서가 토끼를 다 잡아먹은 것인가." 지난해 가을 어느 단체 강의를 갔다가 받은 질문이다. 과연 청서가 토끼를 잡아먹은 것일까.

청서는 오래전부터 우리 주변에서 함께 살아온 살붙이 같은 동물이지만, 이러저러한 오해에 휩싸여 미움을 받고 있다. 이번 기회에 청서의 한(?)을 좀 풀어줄까 한다.

일단 이름부터 살펴보자. 원래의 이름은 쥐목, 다람쥐과 청서속 동물로 '청서(靑鼠)'이다. 청설모(청서모·靑鼠毛)는 한자로 풀이하면 청서의 털이라는 뜻이 된다. 탐스러운 청서의 꼬리털이 고급 붓의 재료로 쓰여 유명세를 타다 보니 청설모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필자가 어렸을 적엔 청서보다 다람쥐를 더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요즘 숲은 청서 천국이다. 청서의 천적인 늑대 여우 구렁이 같은 동물들이 인간의 무분별한 숲 파괴로 사라지면서 전성기를 맞았고, 다람쥐와 비교해 생김새도 좋지 않게 평가되면서 청서가 다람쥐를 모두 잡아먹는다든가 우리 고유종이 아니고 일본에서 들어왔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청서는 벌레나 작은 새알을 먹기도 하지만 주로 나무열매를 먹고사는 동물로, 다람쥐를 잡아먹을 정도의 육식성은 없다. 다람쥐는 주로 땅 위, 청서는 주로 나무 위에서 생활한다. 먹이 또한 다람쥐는 땅에 떨어진 도토리를, 청설모는 나무에 달린 잣이나 호두 등을 먹기 때문에 먹이 다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인간들에 의해 이들이 마음놓고 살아갈 환경이 점점 좁아지면서 힘이 약한 다람쥐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 버려 우리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이다. 인적이 드문 한적한 숲길에서는 다람쥐를 자주 만날 수 있다.

청서의 명칭은 'Korean squirrel' 즉, 한국다람쥐로 표기된다. 비록 쥐과로 천시되어 옛 문헌이나 민화에는 별로 등장하지 않지만 청서는 오히려 세계적으로 다람쥐보다도 인정받는 분명히 우리 토종 동물이다.

청서는 소나무와 깊은 관계가 있다. 청서는 버려진 까치둥지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에 엉성하게 나뭇가지로 둥지를 만든다. 소나무 아래에서 위를 쳐다보면 가지 끝에 나뭇가지로 집을 만들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소나무가 많은 산에 가보면 솔방울이 다 뜯겨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청서가 날카로운 이빨로 솔방울을 잡아 뜯어 안쪽 깊숙이 박혀 있는 솔씨를 먹은 흔적이다. 아이들은 이를 닭다리라고 부른다.

숲을 거닐다 부스럭부스럭 소리가 나면 나무 위를 한번 올려다보라. 열심히 솔방울을 뜯는 청서와 눈을 마주치면 그 까맣고 예쁜 눈과 인사하고 앞으로 사랑해 주겠노라 약속하면 어떨까. 사람들이 편한 쪽으로 자꾸만 변해가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느라 고단한 청서에게 말이다.

정주혜·숲연구소 부산경남지부 지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4. 4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5. 5‘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6. 6‘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10. 10[시민기자] 랜드마크 ‘범선형 관광시설’ 북항에 만들자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6. 6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7. 7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8. 8[속보] 北김여정, 바이낸스 사태에 "美 정치적 도발…예의주시"
  9. 9북한 해커들, 바이낸스서 탈취한 자금 '2차 세탁' 중
  10. 10[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5. 5“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6. 6“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7. 7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8. 8[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9. 9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0. 10팬스타엔터프라이즈, 해운·조선해양 중심 사업구조 재편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4. 4‘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3일
  7. 7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8. 8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9. 9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10. 10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1. 1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2. 2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3. 3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6. 6“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7. 7“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8. 8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9. 9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