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환경교육센터와 함께 하는 환경 이야기 <9> 엄마표 도시락의 추억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8-04 20:44:05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한 중학교의 급식 장면.
학교 급식은 맛을 음미하기가 쉽지 않다. 아니, 어쩌면 요즘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에서 어머니의 손맛 같은 고유한 맛을 찾기가 어렵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4교시가 끝나자마자 혈기왕성한 아이들은 짧게는 5분, 길어도 10분만에 점심 한 끼를 해치운다. 밥과 반찬의 맛을 하나하나 음미해볼 여유도 없다. 그 순서가 뒤죽박죽이 되더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어떤 밥과 찬으로도 비빔밥이 가능하다는 듯, 그냥 밥을 떠 넣고 만다. 어떤 아이들은 1분이라도 더 운동장에서 놀기 위해서지만, 대부분은 빨리 먹는 버릇이 완전히 몸에 뱄다.

왜 그럴까. 왜 급식은 맛이 아니라 속도로 해결할까.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답은 너무나 명명백백하다. 밥은 분명히 급식소에서 스팀기나 대형 전기솥으로 했을 것이다. 그리고 김치 등은 대부분 김치공장에서 공급을 받았을 것이다. 매일 바뀌는 국은 국 본래의 진한 국물 맛보다는 적당히 구색을 갖추는데 급급해 보인다. 거기다 배달 중 식어버린 냉동 돈가스가 나오는 날은 정말 최악이다. 이쯤되면, 어머니께서 늘 하시는 말씀이 저절로 떠오른다. "밥이든 반찬이든 금방 한 것이 맛있지, 별 게 맛있나!" 뜨끈뜨끈한 김칫국에 갓 버무려 양념 향이 배어있는 오이무침이나 콩나물무침 하나면, 한 그릇 뚝딱 배불리 먹던 밥. 그 어머니의 맛과 반찬의 가지 수 많은 학교 급식의 맛을 비교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몇십 년이 지난 후에는 '엄마가 만든 건 무엇이든 맛있어!' 라거나, '엄마표 도시락'이라는 말이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학교 급식이 시행되면서 진정한 맛을 잃어가는 아이들. 바쁜 엄마들의 아침 시간을 조금 편하게 해주는 학교 급식이 엄마의 고유한 음식 맛을 빼앗아 결국은 엄마를 추억할 수 있는 중요한 한 가지를 잃어버리게 되는 시대. 2년 전, 우리 반의 한 학생이 학교 급식 대신 몇달 동안 보온 도시락을 싸다녔다. 점심마다 그 아이 주변으로 반찬 하나라도 얻어먹으려고 학생들이 우르르 몰렸던 적이 있었다. 별 반찬 없었는데도 말이다.

매일 아침, 다섯 자녀의 도시락을 준비해야만 했던 나의 어머니. 늘 김치와 쥐포였지만, 도시락을 싸 간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심리적으로나마 중산층이었다. 그러나 학교 급식으로 모두가 점심을 먹는 오늘. 왜 실질적인 저소득층은 늘어만 가는지…. 그 옛날 어머니의 사랑으로 가난의 부족함을 견뎌낼 수 있었지만, 오늘날 가정의 붕괴로 인한 어머니의 부재, 그 텅빈 허허로움을 급식으로 메우기에는 너무나 어려워 보인다.

서정호·금성중 교사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4개 철도 겹칠 하단역 일대, 서부산 중심지로 개발 추진
  2. 2[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
  3. 3SUP족 몰려오는 광안리…수영구, 전국대회 등 열어 붐업
  4. 4尹, 채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정국 급랭
  5. 5원예용 톱 ‘히든 챔피언’…가격 아닌 품질로 승부
  6. 6민간참여 공공주택 공사비 상승분 소급 지급…지역업계 숨통(종합)
  7. 7[서상균 그림창] 역투
  8. 8가수 김호중, 음주 뺑소니 혐의 12일 만에 출석
  9. 9에코델타 ‘민간 참여 공공분양’ 속도…11·24블록 교육환경평가 심의 승인
  10. 10체격·실력 겸비한 차세대 국대…세계를 찌르겠다는 검객
  1. 1尹, 채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정국 급랭
  2. 2총선 당선인 1인당 평균재산 33억여 원
  3. 3채상병 특검법 28일 재표결…與는 내부단속, 野는 틈새공략
  4. 4여야 22대 원 구성 이견 팽팽…이번에도 ‘늑장 개원’ 우려
  5. 5尹 대통령, 오동운 신임 공수처장 임명
  6. 6與 차기 부산시당위원장 후보군, 정동만·이성권으로 압축
  7. 7尹 “부산, 총선서 큰 역할…부산대병원 7000억 꼭 지원할 것”
  8. 8제주도로…울릉도·독도로…부산시의회는 ‘국내 연수중’
  9. 9국힘 황우여 비대위원장, 김진표·이재명 잇단 예방 “여야가 형제처럼 만나자”
  10. 10[속보]尹,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1. 1원예용 톱 ‘히든 챔피언’…가격 아닌 품질로 승부
  2. 2민간참여 공공주택 공사비 상승분 소급 지급…지역업계 숨통(종합)
  3. 3에코델타 ‘민간 참여 공공분양’ 속도…11·24블록 교육환경평가 심의 승인
  4. 4창원 찾은 김승연 회장 “루마니아 K9 수주에 총력”
  5. 5ETF 호재? 이더리움 20% 급등
  6. 6부산권 기계설비연합회, 기술 세미나 개최
  7. 7리얼체크, 블록체인 기반 ‘추첨 설루션’ 출시
  8. 8주가지수- 2024년 5월 21일
  9. 9가덕신공항 10조대 공사 수주 물밑작전
  10. 104성급도 몰려온다…올여름 해운대 ‘호텔대전’
  1. 14개 철도 겹칠 하단역 일대, 서부산 중심지로 개발 추진
  2. 2SUP족 몰려오는 광안리…수영구, 전국대회 등 열어 붐업
  3. 3가수 김호중, 음주 뺑소니 혐의 12일 만에 출석
  4. 4‘채상병 사건’ 김계환·박정훈 공수처 소환…朴측 “VIP 격노설, 통화 등 증거 뚜렷하다”
  5. 5육군 훈련병 수류탄 터져 사망…부사관 중상
  6. 6오늘의 날씨- 2024년 5월 22일
  7. 7“세계장애인바리스타대회 부산 개최가 목표”
  8. 8땅주인 허락 없이 덱 깔았다가…5500만 원 날린 부산 서구
  9. 9부산시 ‘고도제한 완화’ 방침에 원도심 지자체 들썩
  10. 10충장대로 여전히 교통지옥…지하차도 완공 지연 ‘부글부글’
  1. 1체격·실력 겸비한 차세대 국대…세계를 찌르겠다는 검객
  2. 2황보르기니가 잘 뛰어야 거인 성적 ‘쑥쑥’
  3. 3김하성 3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
  4. 4허미미, 한국유도 6년 만에 금 메쳤다
  5. 5장타자 방신실 생애 첫 타이틀 방어전
  6. 6손흥민 마지막 경기서 통산 3번째 ‘10골 10도움’ 금자탑
  7. 7축구대표 감독 이번에도 임시…김도훈 전 울산감독 선임
  8. 8맨시티 프리미어리그 사상 첫 4연속 우승
  9. 9내년 부산 전국체전 10월 17일 개막 7일간 열전
  10. 10코르다 LPGA 독식, 벌써 시즌 6승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