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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부산환경교육센터와 함께 하는 환경 이야기 <10> 아이들 스스로 선택·참여, 여백이 있는 캠프 필요해

자립·경험·휴식 소박한 바람이 단기간 집중적 학습으로 변질

"폼나는 캠프보다 품넓은 캠프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8-11 21:03:01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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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일대를 답사 중인 부산여중 '에코스쿨' 학생들.
지난달 말 부산여중 환경동아리 '에코스쿨' 아이들과 경주로 여름방학 캠프를 다녀왔다. 수학여행 1번지로 유명한 경주는 캠프 장소로는 매력이 덜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이번 캠프의 주제인 환경, 도시, 여행의 변화를 다양한 방법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캠프의 제목은 '탄소발자국 남기기'. 에너지와 도시환경의 문제를 여행을 통해 배우고 주민과 환경을 고려하는 책임여행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싶었다. 여행이란 많은 추억을 만들고 소중한 경험을 쌓는 좋은 수단이지만 그 방법에 따라 지구 환경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언제부터인가 승용차 보급으로 도보여행이 사라졌다. 도보여행이 사라지면서 유명 유적지만 살펴보고, 방문하는 도시 사람들의 삶을 살펴보지 못하게 되었다. 이것을 뒤엎어 보는 것이 이번 캠프의 주된 목표였다.

두 모둠으로 나뉜 아이들은 승용차와 도보라는 이동수단으로 경주를 돌아보았다. 이 두 가지 방법으로 다닌 아이들의 캠프 평가는 분명히 달랐다. 승용차를 이용한 아이들은 많은 유적지를 볼 수 있었지만 수학여행과 다른 것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도보로 다닌 아이들은 처음으로 벼도 보았고 아스팔트 도로가 아닌 논두렁 샛길을 가로질러가고, 개구리에 놀라 논에도 빠져보고 아이스크림을 들고 쉴 수 있는 골목길의 조그만 공원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방학이 되면 많은 어머니들이 자녀가 집과 학교를 떠나 경험의 폭을 넓히고 자립심과 협동심을 기를 것을 기대하며 캠프를 신청한다. 10여 년 전만 해도 몇몇 단체에서 방학을 맞아 진행하던 것과 달리 요즘은 유명 포털사이트에 캠프라는 단어로 검색하면 영어·생태·과학·마술·음악·리더십·연극·농어촌 등 정말 다양한 주제의 캠프들이 1년 내내 진행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야말로 수많은 선택의 홍수 속에 오히려 캠프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이 든다. 초기의 '자립과 경험, 휴식'이라는 소박한 바람과는 달리 캠프를 단기간 내에 집중적으로 무엇인가를 학습하는 곳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어떤 캠프는 입이 벌어질 정도로 고가임에도 매진되는가 하면 또다른 캠프는 지원 사업을 통한 무료 캠프가 아니면 참가자 부족으로 막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살아남으려고' 완성도보다는 색다르고 튀는 아이템을 찾으려 더 고민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좋은 환경 속에서 잘 먹고, 잘 쉬고, 재미있고, 행복한 시간을 통해 그동안 지쳤던 심신을 달래기 위함'에 캠프의 의미를 부여한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주제로 보기에도 '폼 나는' 캠프를 다녀오는 것도 좋다. 하지만 여유로운 삶을 느끼고 행복을 경험하는 '품이 넓은' 캠프에 참여하는 것은 어떨까. 어머니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캠프보다는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해 내용을 만들어가는 '여백이 있는 캠프'가 필요하다.

정호선·부산환경교육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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