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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현의 규슈 문화리포트 <7> 강제연행을 생각하는 모임

폐광촌의 짓밟힌 `조선인 유골` 되찾아

탄광 조선인 희생자 공동묘지, 골프장 개발로 '유골' 훼손

테츠오 씨 등 2년여 복원 싸움… 추모공원·추모비 건립 등 성과

여섯빛깔 문화이야기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8-17 19:56:21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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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연행을 생각하는 모임'의 주역 중 한명인 우라베 테츠오 씨.
1992년 2월 후쿠오카현 쿠라테군 코타케마치에서 골프장 개발을 위해 굴삭기작업을 하던 중 유골 234구가 나와 일본 사회에 큰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유골이 발굴된 지역은 1969년 폐광된 후루카와광업소 샤카노오탄광의 소유지로 탄광노동 희생자의 공동묘지가 있던 곳이었다. 이 공동묘지에 몇 구의 유골이 묻혀있었는지 정확한 집계자료가 전혀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죽어서도 장례비가 없었던 조선인 탄광 희생자의 대부분은 석탄으로 활용할 수 없는 잡석으로 큰 돌을 세우는 것으로 무덤표시를 했다는데 상당수의 잡석이 세워져 있었고 일본인의 비석도 몇 기가 있었다. 그렇게나마 조선인과 일본인의 구분은 있었다는 것이다. 이 공동묘지에 매장된 희생자는 대다수가 조선인이었다. 폐광되기 전까지만 해도 관리가 됐지만 폐광 이후 20년의 시간 속에 묘지도 황폐해져갔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잊혀져 갔다.

문제의 발단은 이 공동묘지의 존재를 알고 있던 탄광 소유주가 골프장 개발회사에 토지를 팔고, 골프장 개발업자는 행정상 골프장 개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없다는 명목으로 유골을 파헤쳐 인근 사찰에 맡겨버리고 공사를 강행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234구의 유골 중 누가 일본인이고 조선인인지 확인조차 어려운 상황까지 와 버렸다.

1992년 당시 이 지역의 단체 '강제연행을 생각하는 모임' 대표인 오오노 세츠코(大野節子·85) 여사와 사무국장 우라베 테츠오(占部哲生·64) 씨 등 회원들은 이름도 모르는 유골을 무참히 파헤치는 이런 행위는 아무리 행정절차를 밟았다 해도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재일민단과 재일조총련 관계자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오오노 세츠코 씨의 주도하에 지역의회에 청원서를 내고 기나긴 싸움에 들어갔다.

그 내용은 첫째 유골 234구 원상회복, 둘째 파헤쳐 넘어진 묘비와 묘석 복원, 셋째 묘석 수 보다 몇 배나 많은 무명의 희생자가 묻혀 있었다는 사실이 담은 추모비 건립, 넷째 공동묘지 일대 추모공원으로 지정. 2년이 넘은 1994년 8월이 돼서야 유골이 파헤쳐졌던 원래 위치에서 가까운 곳에 골프장이 토지를 무상으로 양도하고 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 유골을 안치할 납골당식 추모탑을 건립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 모든 활동을 주도하고 조직하고 책임졌던 단체가 '강제연행을 생각하는 모임'이다. 이 모임의 우라베 테츠오 씨를 만나기로 했다. 인터뷰를 부탁했는데 오후 6시가 돼서야 겨우 자택에서 그를 만날 수가 있었다. 이날은 한낮의 온도가 36도나 되는 날씨였는데, 그는 한국 광주의 대안학교와 부산의 한 시민단체 사람들이 강제연행 관련 탄광지역 탐방을 위해 찾아와 이들을 하루 종일 안내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그는 1973년부터 고교 교사로 재직하다 2007년 정년퇴임했다. 이 단체를 결성해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85년부터인데 그가 교사로 있던 중 제자들 가운데 재일한국인 3세, 4세 등 탄광노동자 자손들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그 학생들이 결국 일본인도 아닌 한국인도 아닌 채로 가치관의 혼동과 보이지 않는 차별 때문에 바르게 성장하지 못하는 사례들을 보면서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이러한 지역환경 속에 교편을 잡고 있는 스승의 입장에서 이 지역에서 일어났던 탄광의 역사, 강제연행의 역사를 바르게 알아야겠다는 실천의지로 모임의 활동을 시작했다고 전한다.

강제연행 관련 추모탑 건립, 서적과 자료 발간 사업은 감춰진 역사를 알리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중요한 활동이라고 그는 말한다. 조선인 희생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곳에서 민족의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민단과 조총련 그리고 의식 있는 일본 시민단체가 합심하는 모습은 무척 인상 깊다.

사진가·후쿠오카 아시아포토그래퍼스갤러리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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