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심우현의 규슈 문화리포트 <9> 후루노 박사의 오리농법과 봉하마을의 인연

친환경 농업으로 이상적인 농촌 실현

1988년 창시… 11개국 전파

2009년 盧 전 대통령에 강의

차남 비즈니스 모델 활용 포부

여섯빛깔 문화이야기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8-31 20:20:20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오리농법의 창시자 후루노 박사(오른쪽)와 부인 쿠미코 씨.
어미지향(魚米之鄕)이란 중국의 고대 벽화에 그려진 그림을 두고 하는 말로 비옥한 논에서 농부가 일하고 벼가 풍성하게 자라며 그 논에서 물고기가 헤엄치는 이상적인 농촌 풍경을 뜻한다.

후쿠오카현 가호군 케이센마치에서 어미지향의 꿈을 실현시키고 있는 농부를 만났다. 그 주인공은 후루노 타카오(古野隆雄·61) 씨. 유기농업 연구자이자 농학박사이며 실제 농부이기도 하다. 내가 찾아간 그의 집은 한국의 어느 농촌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마당이 있는 전형적인 민가였다. 며칠 전부터 인터뷰를 부탁했으나 해외초청세미나가 겹치고 겹쳐 오늘에서야 그를 만날 수 있었다. 만난 순간 그의 첫인상은 순박한 웃음과 순수한 차림새의 농부 그 자체였다.

후루노 씨는 1978년부터 유기농업 연구를 시작했고 1988년부터 오리를 이용한 유기농 벼농사법(合鴨農法·오리농법)을 고안한 창시자이기도 하다. 그는 약 20년 전 1.4ha(4000평)로 시작하여 지금은7ha(4만1000평)규모의 농지에서 오리쌀을 생산하고 있다. 이 오리는 청둥오리와 집오리의 교잡종으로 먹이는 잡식성이라서 논에서 자라는 병충이나 잡초를 주요 먹이로 하며 오리들이 분비하는 똥과 오줌은 퇴비가 된다.

그 똥과 오줌이 영양원이 되는 바람에 물벼룩이나 바퀴벌레가 늘어나지만 미꾸라지가 알아서 처리해준다. 농약과 제초제를 쓰지 않아도 되는 근원적인 생태환경농업인 것이다. 쌀, 오리, 미꾸라지, 새우, 붕어 등 논에서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불과 몇 십 년 전의 전형적인 농촌풍경으로 되돌릴 수 있는 농법이다.

그의 공로를 인정하여 세계경제포럼 총재인 클라우스 슈바브재단에서 '2000년 영향력 있는 세계적인 사회기업가'로 선정하여 100만 달러라는 거금의 상금을 받기도 했다. 그의 오리농법은 한국 중국 인도 등 세계11개국에 전파되었다. 한국의 경우는 1992년 '부산일보' 도쿄지사장이었던 최성규 씨와 그의 매형 김대년 씨가 오리농법을 전수받아서 경남 창녕에서 오리농법에 의한 벼농사를 시작했다.

이후 홍순명(전 풀무고 교장) 씨와 주형로 씨에 의해 한국의 오리농법이 활발하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한국의 유기농 오리쌀은 2008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밀집모자를 쓰고 직접 오리떼를 몰며 논일을 하는 장면이 매스컴을 타면서 온 국민의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김해 봉하마을을 환경농업의 모범마을로 가꾸어 가겠다는 신념으로 가득 차 있던 2008년에 후루노 씨로부터 오리농법을 전수한 주형로 씨를 만나고 그 뜻을 실천하면서 봉하오리쌀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후루노 씨는 부인 후루노 쿠미코(54) 씨와 함께 아들 둘, 딸 셋을 두고 있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취업해 회사생활을 하던 장남은 올해 6월부터 아버지의 농사일을 돕겠다고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에 내려왔고 차남은 아버지의 오리농법을 체계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하겠다는 포부로 농업경영학 석사학위 논문을 쓰고 있다고 한다.

2008년말부터 검찰조사 소식과 함께 칩거에 들어갔던 노 전 대통령 내외는 외부와 인적 교류를 끊었다. 하지만 2009년 3월 후루노 씨 내외의 한국 방문은 사양하지 않고 반갑게 맞이했다. 주민들 틈 속에서 앉아 후루노 씨의 오리농법에 관한 강의를 경청하던 농부 노무현의 모습을 떠올리며 후루노 쿠미코 여사는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정치와 권력의 뒤를 돌아 평범한 농민으로 살고자 한 전직 대통령과 평범한 일본인 농부의 만남은 더 이상 지켜볼 수는 없지만, 어미지향의 정신으로 친환경농법에 의한 자연생태계복원과 농촌의 경제적 성공을 꿈꾸었던 두 농부의 마음은 길이 남을 것이다. 후루노 타카오 씨의 오리가족 홈페이지 www.aigamokazoku.com

사진가·후쿠오카 아시아포토그래퍼스갤러리 기획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2. 2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3. 3가덕 공사비 2000억 증액 목표…市 ‘국비확보’ 국회 상주반 가동
  4. 4자갈치축제에 늘어선 바비큐·통닭…취지 두고 갑론을박
  5. 5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6. 6“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7. 7지광, 신문을 사업 수단화…380억 땅 있으면서 102억 체불
  8. 8갈맷길 36코스로 전면 개편
  9. 9[국제칼럼]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10. 10양산도시철 시운전에 소음 민원 빗발…방음터널 설치 요구
  1. 1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2. 2시설공단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田 인사 첫 낙마
  3. 3중수청장 “한동훈 딸 의혹 규명 필요”(종합)
  4. 4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5. 5주진우 "김혜경, 유명 프로골퍼와 황제골프" 민주 "황당무계 소설" (종합)
  6. 6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7. 7‘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8. 8전재수 "지광 스님에게 국제신문 정상화 촉구 서한문 보낼 것"
  9. 9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10. 10[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다시 하락해 35.3%…민주 36.0%·국힘 42.6%
  1. 1부산경실련 “산은 이전 없다는 금융위원장 발언 유감”
  2. 2전기료 밀린 홈플러스…한전 ‘단전 예고’(종합)
  3. 3“관광수익 주민에 환원해야 지역활력”…글로벌 20개 도시 리더들 한목소리
  4. 4음악 들으며 북항친수공원 걸어요
  5. 5[한 손 뉴스] S/W 실행 환경 ‘Node.js’, 서버 해킹 보안 취약 경고
  6. 6부산 온 세계 해사인 “안전·친환경 실천”
  7. 7BNK금융 3분기 누적순익, 작년보다 19% 감소
  8. 8국민은행 해킹 정보유출 119명→2210명 확대(종합)
  9. 9국내 위성기술로 인니 해양환경 관리역량 키운다
  10. 10부산신보 ‘민생안심 협약보증’ 한 달 만에 1000억 돌파
  1. 1가덕 공사비 2000억 증액 목표…市 ‘국비확보’ 국회 상주반 가동
  2. 2자갈치축제에 늘어선 바비큐·통닭…취지 두고 갑론을박
  3. 3“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4. 4지광, 신문을 사업 수단화…380억 땅 있으면서 102억 체불
  5. 5갈맷길 36코스로 전면 개편
  6. 6양산도시철 시운전에 소음 민원 빗발…방음터널 설치 요구
  7. 7관객 춤췄다고 영업정지 ‘오방가르드’ 두 달만에 재개장(종합)
  8. 8시민단체 ‘국제신문 지키기’ 연대 나섰다…부울경 넘어 수도권 언론도 조명
  9. 9日 주 20시간法 만들자 알바앱 급성장…편법 단기고용 판쳐
  10. 10철새도래지 길냥이 급식소 분쟁, 항소심도 “추가 설치 불허 적법”(종합)
  1. 1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2. 2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3. 3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4. 4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5. 5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6. 6롯데자이언츠 새 사령탑 ‘NC 우승 감독’ 이동욱…단장에는 이택근 선임
  7. 7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8. 8‘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9. 9은퇴 앞둔 최민정, 시작부터 금빛질주
  10. 10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