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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환경교육센터와 함께 하는 환경 이야기 <17> 고래야, 반가워!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0-27 20:49:28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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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매물도 앞바다에서 발견한 상괭이.
작은 어선에 몸을 맡긴 채 흔들거리며 한 시간 남짓 지났을까. 비진도를 지나 멀리 해무에 덮인 매물도가 제 모습을 드러낼 때쯤, 수면 위로 마치 파도가 치듯 작은 물체들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상괭이다. 오륙도 앞바다와 다대포 인근 해상에서 마주친 후 세 번째다.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지만 우리나라 남해안 일대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조금 더 지나니 이번에는 냄비에서 물이 끓듯 수면이 바글바글거린다. '요즘 남해안에 멸치가 한창인데 그 무리인가' 추측을 하다가 한 놈이 폴짝 뛰어오르며 모습을 보여줄 때야 비로소 고래임을 눈치챘다. 일행은 신나서 소리를 지르고 사진을 찍고 난리다.

사람들은 바다에서 고래를 만나면 흥분한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외롭고 검은 바다에서 살아 숨쉬는 생명을 마주한 자의 기쁨일 테다. 더구나 고래는 문화적으로 인간과 가까운 바다 동물이다. 뉴질랜드 영화 '웨일 라이더'에서는 자신들의 선조가 수천 년 전 고래를 타고 뉴질랜드로 왔다고 믿는 부족의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 영화 '프리윌리'에는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돌고래와의 교감을 통해 치유하는 소년이 등장한다. 바위를 타고 동해를 건너가 일본의 왕과 왕비가 되었다는 연오랑 세오녀 이야기에도 고래가 등장한다. 그들이 타고 간 바위가 사실은 귀신고래의 등이었다는 그야말로 전설 속 전설 같은 이야기다. 귀신고래는 '한국계 회색고래'라는 정식 이름처럼 한반도 근해에서 흔히 발견됐지만 포경이 성행했던 일제 강점기엔 점점 귀해지다가 1970년대 이후 자취를 감추었다.

이런 문화적·정서적 친밀감 덕분인지 사람들은 돈과 시간을 들여 고래를 보러 간다. 울산은 지난해 7월 동해에 '고래 바다여행선'을 띄운 후 한 달 전 승선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단다. 세계적으로도 고래관광은 인기 생태관광 아이템이다. 2004년 IFAW(세계야생동물보호기금)가 발행한 '호주 고래관광 산업 성장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의 고래관광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2003년 관광객 수 160만 명을 돌파, 3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이익을 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고래관광업은 87개국에서 900만 명 이상의 종사자가 참여하는 10억 달러 규모의 산업이 됐다. 캐나다 호주 등 서구권을 비롯해 아시아에서도 필리핀 대만 등지에서 고래관광이 활발하다. 환경단체들은 '먹는 고래'인 포경 산업을 '보는 고래'인 관경 산업으로 전환함으로써 어민들의 경제적 피해 없이 고래를 보호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한다. 고래를 어자원으로 보는 사람들과 보호가 필요한 야생동물로 여기는 사람 사이에는 시각의 차이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환경오염과 남획으로 인해 어떤 생명체가 사라지고 있다면 그 책임은 인간의 몫이 아닐까. 동해에서 귀신고래의 자맥질을 보게 될 날을 기대한다.

정지숙·부산환경교육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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