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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시대를 말하다 <35> 누엔티튀

"고생 끝 행복 찾은 내 삶, 한편의 드라마"

자상한 남편 결혼 후 시력 악화, 우울증 이기고 안마사 시험 합격

남편 배려로 대학 입학해 공부 매진, 어렵지만 알콩달콩한 모습 방송 소개

"남편 덕분에 행복하게 살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1-11 20:48:37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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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도 한국 드라마가 인기다. 한국 드라마를 볼 때마다 내 생활도 드라마와 같다는 생각을 한다. 우여곡절 끝에 행복을 찾는다는 점에서….

나는 지금 부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학년 학생이다. 학과 수업뿐만 아니라 저녁마다 한국어 특강을 마치고 집에 가면 밤 10시를 넘기곤 한다. 처음엔 많이 힘들었다. 아기를 키우고 살림과 공부를 함께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추운 날은 더 힘들었다. 베트남보다 추운 한국 날씨는 피부를 많이 상하게 했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오면 남편은 딱딱해진 내 다리를 뜨거운 물로 씻겨주고 까칠해진 다리와 손에 로션도 발라준다.

나는 4년 전 국제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왔다. 처음 남편을 봤을 때 어딘지 무섭다는 느낌을 가졌다. 그걸 안 남편은 나를 재밌게 해주려고 무진 애를 썼는데 나는 그런 모습을 보고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결혼하기로 했다.

남편은 부산에 있는 유명 관광지에 나를 데려다 모두 구경시켜주었다. 한국의 맛있는 음식도 함께 먹고 나의 고향 음식도 먹을 수 있도록 꼼꼼하게 배려해준다. 고향을 떠난 나를 대신해 고향에 있는 가족들까지 잘 챙겨준다.

항상 좋았던 것은 아니다. 결혼 3년째 갑자기 남편의 시력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앞에 흐릿하게 보이던 것이 점점 심해져서 운전을 하다 사고를 세 번이나 냈다. 남편은 눈이 안 보이게 되고 일을 하지 못하게 되자 이유 없이 화를 내는 일이 잦아졌다. 그런 모습을 보고 아기도 상처를 받을까 많이 슬펐다. 남편은 6개월 정도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나는 그에게 아직 인생이 끝이 아니라고 설득했고, 안마를 배우게 했다. 안마는 교육과정이 꽤 길어 1년 동안이나 배워야 했다. 그러나 가족을 위해 그는 열심히 배웠다. 시험을 치고 난 그는 합격할 자신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합격 통보 전화가 왔다. 우리는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남편도 일을 하고 나도 그를 챙겨주면서 우리는 점점 좋아졌다.

시각장애 1급으로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 남편과 넉넉하지 않은 살림…. 이런 상황에서 내가 대학을 간다는 것은 정말 '하늘의 별 따기'였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그러나 남편은 내가 꼭 대학에 입학하기를 원했다. 그는 혹시라도 자신이 일찍 세상을 떠나면 내가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대학에 들어가기를 간절히 바랐던 것이다. 이를 베트남 친정에서는 나보다 더 좋아했다. 남편의 이런 격려와 지지 덕분에 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국립대학이라 학비 부담도 크지 않고, 또 좋은 교수님들 덕분에 요즘 나는 마냥 즐겁기만 한 대학 새내기다.

우리는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런 우리의 사연을 자원봉사센터에서 방송국에 소개했던 것이다. 내가 대학에서 공부하는 모습, 남편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들이 방송에 나온 뒤 사람들이 우리를 많이 알아본다. 남편과 함께 하니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사람들은 우리 부부가 서로 존대말을 쓰는 것을 보고는 신기해한다. 국제결혼을 한 다른 사람들을 보면 남편이 아내에게 반말을 하거나 쉽게 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이런 그가 누구보다 소중하다. '사랑하는 남편, 당신 덕분에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에요. 사랑하고 감사해요.'

부경대 국문학과 1년·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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