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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의 Sea 스토리 <1> 어류의 의사소통

신기한 물고기 언어영역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1-20 19:35:31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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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들은 전기장, 소리, 몸의 색 변화, 특이한 몸짓 등의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가지고 자신의 상태를 상대에게 알릴 수 있다.
말을 하는 것만이 언어일까. 그렇다면 말을 하지 못하는 물고기들은 어떤 방식으로 의사를 전달할까.

언어가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특징 중 하나라고 할 때 몸짓으로 하는 비언어적 의사표현은 인간과 동물 사이의 간극을 메워준다고 할만하다. 이러한 비언어적 의사소통 방식에는 사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행동에서부터 문화적인 것까지를 포함한다. 결국 말로 표현되는 것만이 언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물고기들은 전기장, 소리, 몸의 색변화, 특이한 몸짓 등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방식을 가지고 자신의 상태를 상대에게 알리거나 포식, 번식, 상대방에 대한 위협, 위협으로 부터의 탈출 등에 긴밀하게 사용한다.


1. 아래 〈사진〉과 같은 부류들의 의사수단을 말하시오.

- 전기뱀장어·전기메기 등 250여종 전기장 만들어 먹이사냥·상대방 인식
- 상어 로렌지니 암풀리는 고성능 안테나 역할해

   
상어
대략 250여 종의 어류들이 몸에서 전기장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중에는 순간적으로 고압을 내어 먹이사냥에 나서는 전기뱀장어, 전기가오리, 전기메기 등의 전격군단도 있지만 대개의 어류들은 전기장을 자신의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 이렇게 전달되는 정보는 짝짓기를 하거나 무리를 이루는 등 스스로에게 유리하게 작용도 하지만 자신의 존재를 포식자에게 노출시키는 불리한 점도 있다.

그래서 물고기들은 사냥을 위해서나, 위기탈출을 위해서나 상대의 존재를 빠르게 인식하기 위한 감각기관을 발달시켜왔다.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 상어의 콧등 밑쪽 피부에 작은 구멍 형태로 퍼져있는 로렌지니의 암풀리(Ampullae of Lorenzini) 라는 감각기관을 들 수 있다. 젤리 물질이 채워져 있는 이곳에는 고성능 전류 감각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안테나 역할을 한다. 상어는 이 감각기관을 통해 상대의 몸에서 나오는 미약한 전기장을 감지하여 후각이나 시각 등 다른 감각기관을 사용하지 않고도 숨어 있는 먹이를 정확하게 찾아낸다.

그런데 로렌지니의 암풀리 기관이 먹이 사냥에만 이용되지 않는다. 상어는 이 감각기관을 통해 동료의 몸에서 나오는 미약한 전기신호를 감지한다. 이러한 행동은 다른 동물들이 짝짓기를 위해 시각과 후각 등을 사용하는 것처럼 동료가 방출하는 전기장을 구별하여 상대의 크기, 성별, 성숙도를 알아낼 수 있다.


2. 쏨뱅이 목 '성대'의 소리내는 방법을 아는대로 쓰시오.

- 소리 내는 어류…부레·위장 등 몸 일부로 의사소통을 하고 속귀로 진동 감지

   
성대
어류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소리를 낸다. 물론 다른 척추동물의 발성기관에 비해 원시적이지만 몸의 일부를 이용해서 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의사소통의 방법으로 인정해야 한다. 이들이 내는 소리는 공기가 들어찬 부레에 의해 증폭된다. 그리고 부레 속과 그 근처에 있는 특별한 근육이 마치 북의 가죽처럼 부레를 진동시킬 수 있다.

성대(쏨뱅이 목)는 소리를 내는 대표적인 어류로 배 속에 있는 위장을 강한 근육으로 누르면서 마치 개구리가 우는 것과 같은 소리를 낸다. 어류들은 소리를 두 가지 방식으로 감지한다. 어떤 물고기는 속귀와 부레를 연결하는 작은 뼈를 가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커다란 하나의 귀를 가진 꼴이다. 또 다른 방식으로는 특유의 옆줄을 이용해 사람의 속귀와 여러 면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물속에서 일어나는 진동을 감지한다.


3. 시각신호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는 어류에 대해 쓰시오.

- 흰동가리·리본장어·용치놀래기 덩치 큰 성으로 성전환
- 오징어·쏠배감펭은 체색 바꿔 감정표현·외부에 경고 표시

   
쏠배감펭(위 사진), 용치 놀래기
시각신호는 색상, 자세, 형태, 움직임 등을 포함하기 때문에 나타낼 수 있는 정보가 매우 다양하다. 즉 표현을 갖가지로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시각신호에도 단점은 있다. 밤이나 햇빛이 들지 않는 깊은 바다에서는 쓸모가 없으며 또 어떤 방식이든 먼 곳 까지는 미치지 못한다는 점 등이다.

물고기는 시각정보를 통해 상대방과 비교하고, 자신의 성징을 나타내고, 상대를 위협하고, 우두머리로써의 권위를 세운다. '영남씨그랜트 사업단' 책임연구원인 한국해양대학교 최철영교수는 어류의 성전환 과정이 관심 연구 분야이다. 최 교수는 말미잘과 공생관계에 있는 흰동가리 무리 중에 암컷이 죽거나 사라지게 되면 덩치가 제일 큰 수컷이 암컷으로 성전환을 하는데 이때 흰동가리들은 서로의 크기를 시각적으로 판단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즉 서로의 크기를 시각적으로 비교하고 그중 덩치가 큰 수컷이 암컷으로 성을 전환한다는 이야기이다. 덩치가 작은 수컷은 암컷이 되기 위해 싸움을 벌이는 것보다는 수컷으로 남는 것이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는데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리본장어
몸의 색을 변화시켜 자신의 성징을 나타내는 어류가 몇몇 종 관찰되는데 리본장어가 대표 격이다. 리본장어는 유어기를 거치며 수컷으로 성장기를 보낸 후 성장이 절정에 이른 후에는 암컷으로 살기위해 성을 전환하는데, 이러한 삶의 전환점 마다 스스로 몸의 색을 바꾼다. 먼저 유어기 때는 몸 전체가 검정색을 띤다. 이후 몸의 길이가 65센티미터 이상에 이르면서 주둥이 주위를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화려한 청색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때 수컷의 성징이 나타난다. 이후 성장을 거듭하여 몸이 95~120센티미터로 커지면 몸 전체를 노란색으로 물들이며 암컷으로 성을 전환한다. 이들이 성을 전환할 때 마다 색을 바꾸는 것은 색의 구별을 통해 무리 속에서 번식을 위한 상대를 찾기 위함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들의 체색변화도 상대에게 자신을 알리는 의사표현 수단으로 봐야한다.

부산 연안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용치놀래기(놀래기 목) 또한 성장하면서 성을 전환한다. 암컷 중 가장 우수한 개체가 수컷으로 성을 전환한다. 이때 적색을 띠던 암컷이 수컷으로 성을 전환하면 청색으로 바뀐다. 결국 용치놀래기도 리본장어와 한가지로 몸의 색을 변화시키면서 자신의 성징이 변했음을 외부에 알린다.

   
오징어
오징어의 경우 바다의 카멜레온이라 불릴 만큼 몸의 색을 자유롭게 변화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피부 밑에는 대개 적색과 황색, 갈색의 세 층으로 이루어진 색소세포가 근섬유에 연결되어 있다. 오징어는 이들 근섬유를 수축하고 이완시키면서 주변 환경에 맞게 몸의 색을 변화시키며 감정을 표현한다. 또한 오징어는 혼인색이라 하여 번식기가 되면 몸의 색을 아름답게 치장한다. 사회생활을 하는 두족류인 오징어나 갑오징어는 확실히 자신의 내적 상태, 이를테면 짝짓기 할 준비가 되었는지, 성별은 무엇인지 따위를 광고한다. 사람으로 치자면 얼굴을 붉히거나 말을 더듬거나 수줍은 자세를 취하는 것과 같다. 결국 오징어 등 두족류는 몸의 색을 변화시킴으로 자신의 감정이나 표현 욕구를 외부에 알린다고 볼 수 있다.

   
흰동가리
쥐치의 경우 몸의 색을 변화시키면서 우두머리의 권위를 내세운다. 바다 속에서 한 무리의 쥐치에게 다가가면 공격적으로 튀어나와 주변을 경계하는 유별난 한 마리를 볼 수 있다. 이때 몸을 살펴보면 암갈색 무늬가 선명한 색으로 변해있다. 무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우두머리로서의 권위를 체색변화로 과시하는 셈이다.

대체로 독을 가진 생물은 자신에게 독이 있음을 나타내기 위해 화려한 색채에 강한 무늬를 띠거나 독특한 겉모습을 가진다. 상대에게 만만하게 보이지 않기 위함이다. 독을 가진 바닷물고기 중 화려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물고기가 바로 쏠배감펭이다. 영어권에서는 독을 가진 가시의 모양이 사자갈기를 닮았다 하여 '라이온피시'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위기를 느끼면 지느러미를 최대한 넓게 펼쳐 18개의 독가시를 곧추세워 화려하게 몸의 색을 변화시킨다. 이러한 행동은 상대에 대한 분명한 경고의 표현이다.


4. 특이한 몸짓으로 상대에게 의사를 전달하는 어류는?

- 위험에 빠진 복어…물을 빨아들여 몸을 서너 배 부풀려 포식자 위협

   
복어
복어의 경우 몸의 변화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한다. 복어는 몸놀림이 그다지 민첩하지 못해 쫓아오는 포식자를 따돌리기가 어렵다. 위협을 느끼면 몸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가슴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를 열심히 파닥거리며 도망 쳐보지만 그런 느린 움직임으로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한계에 부닥친 복어는 물을 빨아들여 몸을 서너 배까지 부풀려 포식자를 위협한다. 대개의 경우 포식자는 복어의 돌변한 기세에 주춤거릴 수밖에 없다. 만약 이러한 경고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잡아먹을 경우 복어는 껍질과 고기, 내장 등에 포함되어 있는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맹독성분으로 포식자에게 치명상을 입힌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 공동기획 : 국제신문·국립한국해양대학교·영남씨그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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