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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시대를 말하다 <48> 앤드류 밀러드(영국)

"주거문화 다르니 반려동물 문화도 차이"

英 대부분 정원 딸린 주택 거주… 리트리버 등 덩치 큰 개 좋아해

아파트 많은 한국에선 못 키워 작은 반려동물 찾는게 일반화

옷·염색 등 화려한 치장에 놀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2-17 20:38:21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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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산에서 유기견 구조활동에 헌신하는 몇몇 분들과 만나는 재미에 빠져있다. 개를 아끼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과 영국의 애완견 문화에는 다소 차이점이 있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개와 함께해왔다. 영국인들은 개와 고양이를 정말 좋아한다. 내가 만난 첫 번째 개는 사냥개류의 황갈색 리트리버종 '래기'였는데, 이 개는 죽기 전까지 우리 가족과 15년을 함께했다. 래기가 떠난 뒤 우리집은 텅 비고 쓸쓸하기만 했다. 이 때문에 나는 부모님께 다른 개를 들여놓아 달라고 애원하다시피했다. 마침내 우리 가족은 털의 결이 곱고 귀가 긴 영국 스패니엘종의 '바니'를 얻게 됐다.

영국에서 반려동물, 특히 개를 기르는 것은 아주 일상화돼 있다. 집 근처 공원에 나가면 많은 가족들이 개와 함께 산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한국과 달리 영국 사람들은 사냥개 래브라도, 리트리버 등과 같은 큰 개를 키우길 좋아한다. 이처럼 큰 개를 키우는 게 훨씬 수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인 대부분은 정원이 딸려있는 주택에서 살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덩치가 큰 개라도 집 주위를 활보하는 데 아무 거리낌도 없다. 이와 달리 아파트 거주자가 많은 한국에서는 덩치가 큰 반려동물을 키우는 게 점점 힘들어지는 탓에 작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게 일반화돼 있다.

나 역시 바로 이것이 당면 과제다. 개와 늘 함께한 만큼 한국에서도 가족과 함께 개를 키우고 싶다. 그러나 나 역시 아파트에 살고 있는 까닭에 덩치가 큰 개를 키운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실감한다. 개가 나돌아다닐 공간조차 거의 없는데다 이웃과 다툴 수 있다는 점 역시 생각해봐야 한다. 결국 우리는 개를 키울 수 없게 됐다!

한국과 영국 간 애완견 문화의 차이점에 대한 얘기는 더 있다. 먼저 한국 내 애완견들의 치장은 정말 굉장하다. 사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거리 상품 진열대 속에서 이따금 애완견과 아기의 옷을 구분하기 힘든 경우도 있었다. 영국에서는 웬만해선 애완견에게 옷을 입히지 않는다. 날씨가 추울 때 일부에서 재킷을 걸치도록 하기도 하지만 애완견이 걸치는 옷이란 게 개념도 모호할 뿐이다. 그렇지만 한국의 자그마한 애완견들은 대개 날씨나 계절과 상관없이 옷을 걸치고 다니며 그 크기도 상당히 큰 편이다. 이는 정말 예쁘게 생겼다.

다음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은 많은 애완견 소유자들이 개의 털에, 특히 꼬리에 밝은색으로 염색을 한다는 점이다. 이는 약간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왜 흰둥이 개를 들여와 놓고 그 개 꼬리를 노란색으로 물들이는 것일까. 이 가운데 일부는 멋져 보였지만 나머지는 그게 아니었다.

이러한 점에서 강아지를 들일 생각을 하는 이들이 따져봐야 할 몇 가지가 있다. 개를 키울 시간과 인내력을 갖고 있는지, 개를 키울만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지, 그리고 새로운 가족 또는 패션 액서세리 중 어떤 의미로 개를 원하는지를 묻고 싶은 것이다. 사전에 차근차근 점검해보는 것은 여러분이나 개를 보다 행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대 국제전문대학원 석사과정 / 번역=오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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