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창 교수의 에너지전환이야기 <67> “국내 태양광발전단가, 10년 내에 원전발전단가보다 낮아진다”



“2030년 이전에 국내에서 태양광발전단가가 원자력발전단가보다 낮아져 전기요금이 상승할 우려가 없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백재현(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국내외 발전단가 전망자료를 보면, 세계경제포럼(WEF)은 2020년에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보다 저렴해진다고 예측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태양광과 풍력 균등화발전비용(LCOE)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2020년대 후반에는 태양광 균등화발전비용이 원전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나와 있다. 균등화 발전비용은 시간당생산전력(Kwh) 당 평균 발전비용(원)이다.

2016년 11월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 보고서도 2025년 기준으로 육상풍력→태양광→LNG→원자력→석탄 순서로 경제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2018년 3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보고서 역시 2025년 기준으로 육상풍력→태양광→LNG→원자력→석탄 순서로 경제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영국 북해의 해상풍력 입찰단가는 2015년 11만7140 파운드/Kwh에서 2017년 5만7500 파운드Kwh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독일의 경우 재생에너지 경매제도 도입, 태양광 발전차액지원(FIT) 보조금 인하 등 경제성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과 LED 등 고효율 제품 사용으로 가정의 전력사용량이 감소해 전기요금이 하락 추세다. 가정용 평균 전기요금은 2013년 262유로에서 2016년 223유로까지 하락했다. 호주의 경우는 2020년까지 신규 발전설비 5.3GW(재생 4.9GW, 기타 0.4GW) 확충에 따른 도매가격 하락으로 2017년 13.23 호주달러/Kwh에서 2020년 8.81 호주달러/Kwh로 전기요금이 인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백재현 의원은 “전기요금 상승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재생에너지 이행비용이 아닌 노후 석탄발전소 폐쇄나 내수 가스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서 일 것” 이라며 “2030년 이전에 국내에서도 태양광 발전단가가 원전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원전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기조를 잘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에너지경제, 2018.10.23).

재생에너지 발전단가 하락은 중장기적으로 에너지전환정책의 성패를 가를 핵심내용이다. 지금까지 야당이나 원자력업계가 주장해왔던 ‘저렴한 원전’이 세계적으로는 물론 국내에서도 불과 10년 안에 재생에너지 발전단가에 밀리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미국의 최신 발전단가에 관해서는 LAZARD(2015)에 의한 시산이 있다. 이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전단가가 가장 싼 전원은 육상풍력이다. 그 최저비용은 3센트/Kwh이며, 천연가스화력과 충분히 경제적으로 경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규모 태양광발전은 5~7센트/Kwh로 원자력발전이나 석탄화력발전과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단가가 낮아지고 있다. 2015년 현재 미국의 전원별 발전단가(2015년 현재)는 <그림 1>과 같다.

	<그림 1> 미국의 전원별 발전단가(2015년 현재) 출처: LAZARD(2015). 木村啓二, ‘再生可能エネルギ?のコスト論’, 地域分散型エネルギ?システム, 大島堅一·高橋洋, 日本評論社, 2016, pp.99. 재인용. 전원별 발전단가의 최저와 최고치의 폭을 표시한 것이다.

독일에서는 Agora Energiewende(2015)에 의한 발전단가 평가연구가 있다. 이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육상풍력발전은 천연가스화력발전이나 석탄화력발전보다도 발전단가가 낮아지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대규모 태양광발전도 천연가스화력이나 석탄화력에 대해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주택용 태양광발전의 경제성을 평가할 때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가 중요하다. 만약 전기요금이 발전단가보다 높다면 전기를 구입하는 것보다 태양광발전을 설치해 전기를 직접 소비하는 쪽이 싸게 된다. 주택용 태양광을 보급하는 데 전환점이 되는 것은 발전단가가 전기요금보다도 싸게 되는 시점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이를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라고 부른다. 이 논의가 되기 위해서는 태양광발전으로 발전된 전기가 모두 그 주택에서 소비하고, 남은 전기를 전기요금과 같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브리아노 등(Briano, et al, 2015)은 2014년 상반기에 세계 각국의 주택에서 그리드 패리티 상황을 분석했는데 호주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멕시코는 이미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됐고, 일본 도쿄의 경우도 이미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통합에 비용이 드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 일부에서는 총발전량에서 차지하는 재생에너지의 비율이 20%, 30%를 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이나 풍력이라는 ‘변동성 재생에너지’(Variable Renewable Energy, VRE)가 늘어남으로써 타 전원의 운전에 미치는 영향이나 송배전망에 미치는 추가적인 비용에 대한 논의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의 발전에 직접 관계하지 않는 기타 추가적인 비용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송배전망의 증설을 위한 비용이 필요하다. 특히 전력의 소비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장소에 재생에너지의 발전설비를 둘 경우 발전설비로부터 소비지에 송전하기 위한 송전망 증강 비용이 필요하다.

둘째, 추가적인 백업전원(예비력)을 준비하기 위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전력수요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기에 수요변화에 대응하도록 화력발전이나 수력발전의 일부를 조정하면서 예비력으로 이용해왔다. 그러나 VRE가 증대하면 VRE의 출력변화도 가미한 조정운전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VRE가 증대함으로써 백업이 추가적으로 어느 정도 필요하게 되는 지가 검토과제가 된다.

셋째, 화력발전에 의한 조정회수가 늘어나면 화력발전의 효율이 낮아지거나 원자로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운전비용이 추가로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

총체적인 비용평가의 시도한 사례로 미국의 예를 들 수 있다.

IEA Wind Task 25(2009)는 풍력발전의 대량 도입이 계통에 미치는 여러 영향에 대해 구미 각국의 다양한 조사연구를 보고서로 정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송전망의 증가에 드는 비용은 전력의 부하나 계통인프라 상황이나 풍력발전을 어디에 설치하는가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또 나라마다 큰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구미각국의 최근 연구에서는 송배전망의 증강비용이 0~270유로/Kwh로 큰 폭이 있었다는 것이다.

GE Energy Consulting(2014)은 미국 동부의 지역송전기관의 하나인 PJM에서 태양광과 풍력이 발전량의 30%를 차지한 경우에 어느 정도 계통증강이 필요한지를 시산했다. 여기서는 전력소비량에 비례해 각 지역에 풍력발전을 배려한 경우 계통증강비용은 0.27센트/Kwh로 값이 싸지만 풍황이 좋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풍력발전설비를 설치하면 0.74센터/Kwh로 3배가 됐다.또한 풍력발전이 전력수요의 20% 이내일 경우 풍력발전의 변동성이나 불확실성에 의한 계통운용비용의 증가는 풍력발전의 발전비용을 0.1~0.4유로센트/Kwh 인상하는 정도라고 한다.

	고리원전 1호기의 영구정지 선포식이 열린 지난 6월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앞에서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주민협의회 회원들이 정부의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계획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국제신문DB

이처럼 재생에너지가 증대됨에 따라 화력발전에서 수입이 줄고 발전소의 감가상각이 끝나지 않은 경우에는 해당 사업자의 경영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문제가 생긴다. 또 송배전망의 증강에 드는 비용에 대해서는 풍력발전이나 태양광발전의 배치에 따라 크게 다르다. 전체 비용을 최소화해가기 위해서는 전원배치에 관한 배려도 중요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 세심한 제도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비용이 어떻게 변했는지 2010년부터 2015년 간의 세계의 재생에너지 비용의 현황과 변화를 보면 그 흐름을 알 수 있다.

풍력발전은 대규모수력발전에 이어 세계 재생에너지의 중심에서 가장 경제성이 높은 전원으로 평가돼 많은 나라에서 도입되고 있다. 풍력발전의 세계시장 중심은 중국 미국 유럽 인도이며 2015년 말 중국의 풍력발전 누적도입량은 145GW, 미국은 74.47GW, 독일은 44.95GW, 스페인은 23.03GW, 인도는 25.09GW이다(Global Wind Energy Council, 2016).

세계 지역별 육상풍력발전의 발전단가는 2014년 6~12센트/Kwh로 2010년과 비교하면 7~12% 하락했다. 가장 값싼 것은 중국의 풍력발전이며 가중평균치로 6센트/Kwh이며, 이어서 북미가 7센트/Kwh, 유럽과 인도가 8센트/Kwh로 평가된다.

이러한 비용저감의 요인으로서는 첫째, 풍력발전의 자본비가 완만히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에서는 자본비가 2009년에 2300달러/㎾였는데 비해 2014년에는 1779달러/㎾로 낮아졌다. 둘째로 더 많은 풍력을 활용하기 위해 풍력터빈의 거대화, 효율화가 추진돼 결과로서 얻을 수 있는 발전량이 증가했다. 풍력 선진국인 덴마크에서는 풍력발전의 설비이용률이 1990년대 말에는 23.7%였지만 2012년에는 31.6%까지 올랐다.

태양광발전은 근년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재생에너지이다. 지금까지 발전단가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일본 독일 미국 등 제한된 나라만 보급됐지만 근년 그 상황이 크게 바뀌고 있다. 2015년 태양광발전의 발전단가는 2010년에 비해 약 58% 하락해 12센트/Kwh이다. 특히 일조조건이 좋고 재무적으로 안정된 우루과이 같은 나라에서는 8.6센트/Kwh의 발전단가가 실현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발전단가 저감의 요인으로 큰 것은 태양전지모듈가격의 급격한 저하에 있다. 2010년 2/4분기부터 2015년 4/4분기 사이 모듈가격은 65~70% 하락했고, 발전효율은 향상됐다. 발전효율이란 태양의 빛에너지 가운데 전기로 바꿀 수 있는 비율이다. 결정실리콘계의 최고효율은 발전효율이 2003년 15%였던 것이 2012년에는 21%에 이르고 있다.

세계 태양광발전의 발전단가의 하락에 의해 태양광발전의 도입도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IEA-PVPS(2016)에 따르면 세계 태양광발전의 설비용량은 2010년말에는 39.43GW였던 것이 2015년말에는 227.10GW에 이르렀다. 특징적인 것은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제국에서의 증가, 일본, 미국에서의 증가에 더해 중국, 호주 등에서도 급속히 도입량이 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도 주택용 태양광발전 자본비가 2010년에는 1Kwh당 약 60만 엔이었지만 분기마다 비용이 줄어들어 2015년 4/4분기에는 37만 엔까지 내려갔다. 이를 발전단가로 환산하면 2010년에는 41엔/Kwh였던 것이 2015년 4/4분기에는 25엔/Kwh로 낮아지고 있다. 주택용 이외의 태양광발전도 급속히 비용 저하가 이뤄지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 자원에너지청의 자료를 바탕으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발전단가를 시산한 경우 10~50kW 설비의 발전단가의 추이를 보면 2015년에는 발전단가가 27엔/Kwh까지 낮아져 2010년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의 단가라는 것이다.

	동신산업이 일본 사이타마현에 설치한 수상 태양광 발전시설. 국제신문DB

우리나라도 최근 5년 사이의 태양광발전 전력 구매 단가는 크게 낮아졌고 원전과 석탄은 높아졌다. 국회 최인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전력거래소와 한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규모 태양광발전 구매단가는 2013년에 Kwh당 326원을 기록했는데 2017년에는 평균 112원으로 66%가 낮아졌다. 대규모 태양광도 2013년 158원에서 2017년 84원으로 47% 감소했다. 풍력발전의 전력 구매단가 역시 이 기간 동안 Kwh당 163원에서 91원으로 44% 감소했고 수력발전도 168원에서 94원으로 44% 줄었다. LNG발전도 161원에서 112원으로 구매 단가가 31% 낮아졌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원자력발전 구매단가는 Kwh당 39원에서 61원으로 55% 증가했고 석탄발전은 60원에서 79원으로 32%로 높아졌다. 그 결과 1MW 초과 대규모 태양광발전의 경우 석탄발전과의 단가 차이가 2013년에 Kwh당 98원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5원으로 95% 축소됐고 원자력발전의 경우에도 119원에서 23원으로 81% 감소했다. 이에 대해 최인호 의원은 “구매단가가 낮아진다는 것은 같은 양을 구매할 때 한전의 전력구입비용이 그 만큼 감소한다는 뜻으로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이 높아지고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지앤이타임즈, 2018.10.29).

에너지전환의 세계는 이렇게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전환의 흐름을 읽어내고 미래를 대비하는 국가적, 사회적 집단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요즘이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