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초보아빠 김민주 기자의 육아뒷담] <5> 오거돈 시장의 답장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14 13:59:15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제 편지를 오거돈 시장이 읽긴 했을까요?” 얼마 전 회사 선배를 만난 자리에서 물었다. 올봄 육아휴직으로 ‘육아빠’가 된 나는 이 육아뒷담을 빌어 지난 6월 ‘오거돈 시장님, 다 같이 키우자면서요?’라는 제목의 편지를 썼다. 부산시가 내놓은 육아종합대책 ‘부산 아이 다(多)가치 키움’이 현장에서 외면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부산 소재 어떤 어린이집에든 아이를 오후 7시30분까지 맡길 수 있게 하겠다는 야심만만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이 정책에 기대했다가 크게 실망한 부모의 심정을 되도록 솔직하게 편지에 담았다.

“안 읽었을 리가 없다.” 내 질문에 가타부타 설명 없이 선배가 단언했다. 그런데, 정말 이 편지가 닿긴 했던 모양이다. 지난주에 답장이 왔다.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아이의 가방에서 가정통신문이 나왔다. 통신문에는 원하는 부모만 있다면 시내 어떤 어린이집(직장·협동조합 등 일부 제외)이든 오후 7시30분까지 운영되며, 비용은 시가 책임진다는 내용의 ‘부산 아이 다 가치 키움’의 정책 내용이 새삼 안내됐다.

눈 여겨 본 건 통신문 끄트머리의 단서였다. ‘종일반 이용 관련 불편사항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을 달라’며 관련 웹페이지 주소와 연락처가 함께 실렸다. 저녁 보육을 거부하는 어린이집이 있는지, 그렇다면 뭐가 문제인지 시가 보다 적극적인 감시역을 자처한 셈이다.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일단 고마웠다. “정책을 세우고 돈을 댈 테니 알아서 맡기라”던 데서 부모들 곁으로 한 발 다가선 조처인 건 분명하다. 앞으로 이 약속이 지켜지면 퇴근 늦은 부모들이 보육 시간만을 기준으로 어린이집을 고르고, 그러면서도 부모와 아이 모두 눈칫밥을 먹는 일은 면할 수 있다. 아이 맡길 곳 없는 부모들에게 이건 너무나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따지고 보니 겨우 제자리로 돌아왔을 뿐이다. 부산시가 육아종합대책을 발표한 게 작년 10월이다. 이 정책 안에 ‘오후 7시30분까지 의무 보육’이라는 약속은 기왕에 들어 있었다. 본래 내건 약속이 현장 사정에 맞지 않는다고 엎어지는 듯하다가, 다시 제대로 지켜보겠다고 다잡는 데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궁금한 건 ‘어떻게’다. 부산시의 말바꾸기 문제가 처음 제기(국제신문 지난 6월 17일 자 8면 등 보도)됐을 때 비용, 교사 수급 등이 어려움으로 꼽혔다. 시는 새삼 부모들에게 공문을 재발송하며 ‘부산 아이 다 가치 키움’의 약속이 지켜질 거라고 강조했지만, 2개월 만에 비용과 교사 수급 문제가 온전히 해결됐을지 의문은 남는다.

중요한 건 시가 파기되는 듯 하던 약속을 고쳐 잡고 시민들에게 알렸다는 점이다.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은 미심쩍으나마 이 정책에 다시 기대를 건다. 이 약속이 다시 깨지는 날, 시정에 대한 믿음과 기대도 함께 산산조각 날 거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위용 드러낸 기장촬영소…부산 대작영화 길 열렸다
  3. 3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4. 4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5. 5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6. 6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7. 7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8. 8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9. 9“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10. 10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1. 1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2. 2“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3. 3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4. 4[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5. 5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6. 6軍 “향후 발생 상황 모든 책임 전적으로 北에…책임있는 조치 강력 촉구”
  7. 7유엔사 “DMZ 지뢰 폭발, 정전협정 위반 판단”
  8. 8‘핵잠수함 특별법’ 국무회의 통과(종합)
  9. 9與 “미래기금으로 지방정부 지원 축소될 일 없어”
  10. 10“北 김주애 후계 내정자 입지 강화…키 160cm·몸무게 50kg 이상”
  1. 1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2. 2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3. 3부산지역 건축물 노후화 심각… 63.3%가 지은 지 30년 이상
  4. 4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법원 인가…정상화 첫발(종합)
  5. 5亞·유럽게임 대거 참가…지스타 판 커진다
  6. 6정부 '발전 5사 통합준비委' 발족…내년 10월 단일법인 출범
  7. 7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8. 8부전~마산 복선 전철 터널 붕괴 원인 조사 기간 7주간 연장
  9. 9공정위, 5개 항공사의 부산~괌 노선 공급 좌석 축소 요구 거부
  10. 10해양·AI 중심 ‘플라이아시아’ 내달 개최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3. 3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4. 4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5. 5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6. 6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7. 7혈세 쓴 도시재생 거점시설 2년간 텅텅
  8. 8부산·울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명뿐
  9. 9교실로 들어온 ‘북극항로’…지구본 만들며 배워가요
  10. 10윤산터널 돌발상황, AI 실시간 감지
  1. 1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2. 2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3. 3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4. 4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5. 5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6. 6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7. 7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8. 8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9. 9‘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10. 10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